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西山先生 이야기[Ⅲ]

작성자류현우|작성시간26.06.15|조회수22 목록 댓글 0

西山先生 이야기 [Ⅲ]

  의성김씨 검제가문 후손들의 숭조사상은 특별했다. 학봉의 불천위제사가 있는 날이면 많은 제관들이 제사에 참석하기 위해 종가로 찾아왔다. 향념이 많이 퇴색된 현세(現世)에도 학봉 불천위에는 수백여 명의 제관이 모인다고 한다. 타 문중에서는 보기 힘든 이들만의 단결력은 실로 놀랍다.

  지손(支孫)들이 제사에 참석할 때는 작지만 제수대(祭需代)를 마련하는 게 도리이다. 그러나 당시에는 가난한 지손이 많았다. 제사가 다가오면 지손들은 제수를 마련하는 게 여간 신경 쓰이는 일이 아니었다.들판의 열매를 따오는가 하면, 산나물을 캐오는 이도 있었다. 서산은 참여하는 지손을 맞이하면서 그들의 면면을 살폈다.

  제사를 마치면 마음에 찍어둔 지손을 불렀다. 부름을 받은 사람은 가난한 지손이 대부분이었다.

  서산은 병아리 한 마리를 잡아다가 그에게 전해주며 당부했다.

  "잘 키우게. 비록 병아리지만 나중엔 염소도 되고 소도 될 수 있다네. 이 병아리는 내가 주는 게 아니고 학봉(鶴峯)할배가 주는 걸세. 공짜로 주는 건 더욱 아닐세. 지금은 병아리를 가져가지만 내년엔 이자를 쳐서 닭으로 꼭 갚아야 하네!"

  병아리를 받아간 지손은 하늘같은 학봉할배가 주신 선물이라 생각하고 각별한 정성으로 키웠다. 병아리에게 좋은 먹이를 주니토실토실하게 살이 쪘다. 건강하게 자란 닭은 크고 굵은 계란을 낳았다. 닭이 알을 품어 새로운 생명이 태어나기를 거듭하는 사이 지손의 마당엔 닭으로 가득찼다. 이듬해 제사 때, 빌린 닭을 갚고도 엄청나게 남았다. 그들은 닭을 팔아 염소를 사고, 염소를 팔아 소를 샀다. 소를 팔아 논을 사고 밭을 샀다. 그렇게 그 지손은 부자가 되어갔다.¹⁾

 

【註¹⁾】이 野史시리즈는 작고하신 韶園 李壽洛先生께서 살아 계실 때 沙村의 金杭會兄에게 口述로 傳했다. 최근 金杭會兄이 筆者에게 전하는 얘기를 글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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