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노에(2009), 뇌 과학의 함정, 갤리온
"뇌 안에 다 있다" 흔히 뉴로사이언티스트 들이 하는 얘기이다. 뇌 혹은 유전자 안에 다 있다.
너는 너의 뇌이거나 너의 유전자이다. 이것은 혹여 과학기술결정론적 사고가 아닐까?
알바 노에의 책은 이러한 주류 뉴로사이언스의 주장에 정면으로 각을 세우고 있다.
"너는 너의 뇌가 아니다. 뇌는 마음과 같지 않다. 마음은 뇌와 몸, 그리고 환경의 상호작용활동에 의존한다.
의식의 문제는 다름 아닌 생명의 문제이다. 마음은 삶이다. 마음은 뇌의 소프트웨어가 아니다.
유기체적 삶은 (뇌의) 내부에 있지 않다. 삶은 습관이며, 습관에는 세상이 필요하다.......
의미는 (환경과의 행위적 활동) 관계에서 비로소 생겨난다........... 우리의 경험을 경험으로 만드는 것은
뇌 자체에서 일어나는 신경활동이 아니라 우리와 사물 (환경, 혹은 타인?) 사이에 진행되는 역동적 (행위,활동) 관계이다."
이 주장이 나에게 이토록 신선하게 느껴지는 것은
모든 책임은 개인에게 있다고 주장하는 신자유주의적 발상을 뒤엎을 수 있는
실마리를 찾은 것 같기도 했고,
다른 한편 자연과 인간, 인간과 비인간 간의 이분법의 극복,
즉 '근대'를 극복하기 위한 인식과 사유의 근거를 찾은 것 같기도 했기 때문일거다.
이러한 인식에 따르자면 인류의 진화는 순수한 신체적, 정신적 진화가 아니라
인간의 마음과 몸, 인간이 만들어낸 인공물과 공진화한 역사이다.
우리는, 즉 우리의 몸과 마음은 주위 세계와 함께 하는 활동의 흐름에 의해 구성되며,
이러한 의미에서 개인은 '역동적 특이점(Dynamic Singularity)'이다.
우리의 인지는 결국 개인의 뇌 안에 갇혀있는 체계가 아니라
우리를 둘러싼 타자들과 환경들과의 상호작용 하에 진화해 나가는 것이라는 발상은
학습과 교육에 대한 관점 정립에 매우 중요한 의미를 제공할 것 같다.
'학습과 인지'의 사회적 구성이라는 사고는 교과서나 기존 지식에 갇혀 있는 교육으로 부터
삶과 경험, 체득을 통해 새롭게 구성해 나가는 교육으로의 전환을 강력히 요청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몸과 마음이 환경과의 상호작용 하에 재구성되어 나간다는 생각은
나를 달뜨게 한다.... 몸과 마음의 재구성... 우리는 우리의 과거에 경로의존적이기도 하지만
환경과의 상호작용하에 끊임없이 진화해 나가며 경로를 파괴하기도 하는 존재인 것....
이것은 또한 앞으로의 (가상) 증강현실에 대한 상상의 나래를 펴게도 해준다.
인간과 인간이 만들어낸 인공물 간의 경계가 흐려질 수 있다는 것은 새로운 생각은 아니지만
사회구성주의적 뇌과학에 의해 그 인식의 근거를 제공받았다는 생각이다.
이런 저런 면에서 지적 자극이 되었던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