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장이라..
중대장..
우리 중대장은 나를 참으로 무서워했지.
까놓고 얘기해서 대대장 밑으로(대대장은 불포함)
작전장교부터 우리 쏘가리까지 다 나를 무서워했지.
무서워했다기보다는 함부로 못 했다는 게 옳은 듯..
나는 원래 소총중대로 배치받았다가
몸(군병원 5개월, 말년에 옆소대장 말에 의하면 내일 죽을까 모레 죽을까 하루하루 두려웠다고 할 정도로 걸레 같은 몸)
+ 빽 + 때마침 연대 지통실 인력 부족으로 뽑혀서 올라갔지.
그러다가 연대 지통실 생활 6개월 후 원래 소대로 돌아가게 되었지.
인사검열 + 작전과장이 나를 팽하고(인사검열 때 인사과장이 도장 찍어달라는데, 지 상관 없다고 찍어서 내가 엄청 배신감 느꼈음) + 그로 인해 나는 연대본부를 떠나는 날 작전장교(연대 대위들 중 최고 실세, 군생활 9년차)에게 돌아오지 않겠다는 말
을 남기고 연대본부를 나섰지. 연대 작전장교는 몹시 미안해했고, 안타까워했지..
그래서 딴에는 신경 써준다고 교육지도담당관(연대 주임원사는 보장되어 있는 부사관 중 최고 실세) + 작전장교가
나 잘 지내는지 돌아올 맘은 없는지 허구헌날 전화를 했지.
덕분에 나는 병사들 사이에서 빽이 존나 쎈 놈으로 통하게 되었고,
나에게 보장되어 있던 행복한 보직 GOP 상황병(니네가 열거하는 보직들은 비교도 안 되는 땡보)을 놓치게 되었지..시바.
작전장교께서 친히 전화하셔서 중대장에게
"인포는 행정병하면서 스트레스 많이 받았던 것 같더라, 걍 소총수 시켜"
왜 내가 시키지 않은 말을 해서, 내 군생활을 꼬아놓나..
사실 그거하려고 도망쳐 나온건데..
여담으로 GOP상황병은 하루 12시간 아무 것도 안 하고 전화기 앞에 놔두고 걍 딩가딩가 놀다가
소대장, 중대장 순찰 나가면 근무지에 연락하는 게 하는 일의 전부지.
어쨌든, 나는 덕분에 영하 20도 풍속 15m/s의 끝도 없을 것 같은 동짓날 밤에 근무를 섰지..
또 하나의 여담으로 연대장 다음 넘버2는 우스개 소리로 연대 작전장교라는 말도 있지.
열 받으면 작전계획 다 바꿔서 중대 하나 엿먹이는 건 일도 아니게 할 수 있고,
지휘통제실이란 곳이 말 그대로 지휘통제를 담당해서 모든 정보를 가지고 있는 곳이니까..
대대 작전장교(소령)도 연대 작전장교한테는 한 수 접어주지..
그래서 나는 연대 본부에서 검열 나올 때마다 접대부 노릇을 하면서 그들을 고이 돌려 보냈고,
보병 중대에서 그런 능력을 가진 사람은 나 밖에 없었기 때문에
어떤 면에서 중대장의 구원 투수는 나였기 때문에(중대장도 연대 검열관을 돌려 세운다는 건 불가능, 연대본부 중위들도 중대장(대위)들에게 지랄하는 때가 꽤나 많음.)
중대장은 나를 싸고 돌았지.
그러던 어느 전역을 보름을 앞둔 어느날
나는 근무를 나가지 않았지.
한마디로 근무지 이탈해서 창고에 짱박혀서 부사수로 쳐자다가
중대장에게 걸렸지.
영창 가나 각오하고 있는데
중대장은 결국 넘어가줬지.
그것 때문에 전역 15일 앞두고 여기 저기서 구명전화(빽의 전화)도 있긴 했지만..
한 마디로 군대는 능력.
인맥은 소중한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