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추천기사]]미국에서 확산되는 '경제 대폭락론'현실화될까?

작성자애니그마|작성시간09.07.08|조회수189 목록 댓글 2
  • 프린트하기
  • 이메일보내기
  • 기사목록
  • 스크랩하기
  • 블로그담기

입력 : 2009.07.08 07:23

방현철 머니팀장

대폭락론 "베이비붐 세대 소비 위축 다우지수 3800까지 폭락
부동산 60% 더 떨어질 것"
반대론 "세계 각국 유례없이 공조 대폭락론자들 과거 주장
많이 틀려 신뢰성 의문"

작년 가을 글로벌 금융위기 촉발 이후 미국 경제의 회복이 더뎌지면서 각종 비관론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정부는 올해 2월 7870억달러의 경기 부양책을 만들어 돈을 쏟아붓고 있다. 하지만 6월 실업률이 26년 만의 최고치인 9.5%를 기록, 미국 경제가 장기침체에 빠지는 것이 아니냐는 비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폴 크루그먼(Krugman) 프린스턴대 교수, 로버트 실러(Shiller) 예일대 교수, 누리엘 루비니(Roubini) 뉴욕대 교수 등 미국 경제학계의 일부 간판급 학자들도 비관론에 가세하고 있다. 이들은 경제위기가 현재 진행형이며 수년 내에 회복이 힘들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최근 미국과 유럽·일본 등 선진국의 실물경제가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자, 이들 제도권의 비관론 학자들보다 훨씬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는 비제도권 경제 전문가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들은 1930년대 미국 대공황보다 더 심각한 경제 불황이 온다는 '대폭락론'을 주로 책과 블로그를 통해 퍼트리고 있다.

우리나라 일부 경제관료나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들 중에서도 사석에서 경제 대폭락론을 주장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비제도권 전문가들이 주장하는 대폭락론이 언제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는 이론인지, 아니면 혼돈기에 흔히 나타나는 과장된 혹세무민의 허구인지, 지금 상황에선 누구도 장담하긴 힘들다.

다만 이번 경제위기에 대해 세계 각국이 전례 없는 강력한 공조대응을 하고 있어, 세계 경제가 앞으로 몇년간 어려움을 겪더라도 대폭락 사태까지는 가지 않을 것으로 보는 관측이 우세하다.

경제 대폭락론 어떤 게 있나=최근 가장 화제가 되는 대폭락론자는 작년 4월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랐던 '불황기 투자 대예측'의 저자 해리 덴트(Dent)다. 덴트는 경제 전문 저술가로 1980년대 후반 다우지수가 3000포인트를 밑돌 때 2000년대 초에 1만포인트까지 오를 것을 예측해서 유명해졌다. 덴트는 미국의 전후(戰後) 베이비붐 세대(1946~1964년생)의 소비를 추적해서 경제를 예측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덴트는 2010년 이후에 미국 경제가 장기적으로 대폭락한다는 전망을 했다. 미국의 왕성한 소비를 주도해온 베이비붐 세대가 이제 은퇴를 하면서 빚을 갚고 소비를 줄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소비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자산 가격의 대폭락이 오고, 다우지수는 3800선까지 떨어질 것으로 봤다. 부동산 가격은 40~60%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데일리 레커닝(daily reckoning)'이라는 뉴스레터의 편집장인 애디슨 위긴(Wiggin)은 달러 가치의 폭락으로 인해 미국 경제의 대폭락이 시작된다고 전망한다. 위긴의 메시지는 "빚 많이 내서 생활하면 망할 수밖에 없다"는 식으로 간단하다. 2005년 그가 낸 '달러의 경제학'은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랐다. 위긴은 이미 4년 전에 낸 '달러의 경제학'에서 저금리로 인해 주택담보대출(모기지)의 거품이 생기고 있으며 곧 주택 거품이 터질 것이라고 예언한 바 있다.

주식시장 분석 전문가인 로버트 프렉터(Prechter)는 주가 그래프의 움직임을 분석해서 주가를 전망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프렉터는 1987년 주가가 급락했던 '블랙 먼데이' 직전 주식을 처분하라는 메시지를 투자자에게 보내서 유명해졌다. 프렉터는 미국 증시가 과도한 낙관론과 신용 팽창에 따라 투기장화되고 있어 결국은 전례가 없을 정도로 대폭락하게 될 것이라고 2003년부터 전망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향후 15년간의 대폭락을 예측한 '차라리 재테크에서 손을 떼라'라는 책이 2만권 이상 팔렸다. 저자인 김태규 새빛인베스트먼트 고문은 '음양오행'이라는 동양의 순환론에 근거해서 앞으로 한국의 증시와 부동산 시장이 폭락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경제는 60년 주기에 따라 움직이는데 바닥(2024년)을 향해 하향기로 본격적으로 진입하는 올해부터 재테크의 '겨울'이 온다는 것이다. 그는 2~3년 내에 다우지수가 3000포인트까지 급락할 수 있고, 국내 증시도 덩달아 추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폭락론의 뿌리는 장기 변동론=비제도권의 대폭락론은 대체로 장기적인 경기 변동 이론에 바탕을 두고 있다. 경기 변동 이론이란 경제가 호황과 불황을 반복하는 일정한 규칙성을 찾으려는 이론이다.

해리 덴트는 경제가 80년 주기로 상승·하락하고 있는데, 최근엔 베이비붐 세대의 소비 감소가 경기를 하락세로 끌어내리는 데 가장 큰 영향을 준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로버트 프렉터도 60년 주기의 장기 파동을 인정하고 있다. 60년 주기의 경제 음양오행설을 주장하는 김태규씨도 "내 이론은 결국 장기 변동 이론과 큰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경제학의 장기 경기변동 이론은 1920년대 러시아의 경제학자인 니콜라이 콘드라티예프(Kondratiev)가 주장한 40~60년 주기의 '콘드라티예프 파동 이론'이 대표적이다. 콘드라티예프는 철도·전기 등 대발명이 50년 정도의 주기를 갖고 나타나기 때문에 장기적인 경기 변동이 생긴다고 설명한다.

"신뢰성이 떨어진다" vs "귀를 기울여라"=비제도권 대폭락론은 주기적으로 유행하는 특성이 있다. 예컨대 1930년대 대공황이 있고 나서 60년이 지난 1980년대 말~1990년대 초 미국에서 대폭락론이 유행했었다. 당시 미국의 베스트셀러 중에는 '1990년대의 대공황', '1995년의 파산' 등이 있었다. 이는 60년 주기의 장기 변동 이론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런데 1990년대에 미국에서 고성장·저(低)인플레이션이 나타나면서 이들의 주장은 힘을 잃었다.

또 대폭락론자들의 과거 주장이 틀린 적이 있어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비판도 있다. 가령 해리 덴트는 2004년 "다우지수가 2년 후 4만포인트까지 갈 것"이라고 전망한 적이 있다. 하지만 2006년 다우지수는 1만2463까지 오르는 데 그쳤다. 로버트 프렉터도 2006년 유가가 배럴당 70달러 선일 때 꼭지라고 주장했지만, 작년 배럴당 145달러까지 올랐다.

최근 제도권 경제학에선 장기적인 경기 변동 이론을 거의 연구하지 않고 있다. 1960~1970년대 이후 정부의 개입으로 경기 변동을 조절할 수 있다는 믿음이 확산되면서 굳이 장기 변동을 연구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연호 충북대 교수는 "최근엔 경제·사회 구조의 변화가 빠르기 때문에 단기적인 변동 요인을 주로 연구하는 게 추세"라며 "장기 변동은 시의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연구자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크루그먼, 루비니, 실러 등 제도권 비관론자들도 장기적인 예측에 동의하는 발언은 거의 하지 않고 있다. 다만 "버블은 붕괴할 수밖에 없다"는 원론적인 주장에 머문다. 그러나 우리나라 정부 부처의 한 국장은 "경제가 장기 변동 요인에 따라 최악의 상황으로 가는 시나리오에도 귀를 기울여 볼 필요가 있다"고 했고, 어느 금융공기업 사장도 "대폭락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공유하기
  • 신고하기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草上飛 | 작성시간 09.07.08 원래 어려운 시절에는 비관론자들이 득세하는 법입니다. 세계 경제가 어렵고, 당분간 이 터널이 지속되기야 하겠지만 대폭락까지야 가겠습니까? 다만, 지나치게 풀린 달러화의 기축 통화 유지를 위해 미국이 어떻게 나올 지가 관심입니다...최악의 시나리오가 (미국이 아직까지 최 경쟁 우위에 있는) 전쟁을 통해서라도 유지할려고 할까 봐 걱정입니다....
  • 답댓글 작성자애니그마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9.07.08 어려운 시기를 잘 대비하자고 경계로 삼자는 의미에서 이런 기사를 퍼 오곤 합니다.실존하지 않는 대량살상 무기를 핑계로 주권국가를 점령한 미국의 행태가 다시 반복되지 않으리란 법이 없습니다..민주당 오바마 정권이라도..실제로 전쟁이 발생하면 기축통화인 달러의 가치가 올라가죠..마구잡이로 찍어낸 달러화의 가치를 유지시키기 위해 미국이 무슨 시나리오를 쓸 수도 있다는 것에 동의합니다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