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야, 너는 나를 보고서야 믿느냐?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요한 20,29)
오래전에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공중 전화를 걸 일이 있었다. 당시에는 전화카드를 사용할 때였다. 공중전화기에 전화카드를 넣어야 하는데 부주의로 신용카드를 넣었다. 전화도 걸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신용카드가 나오지 않아 애를 먹은 적이 있었다. 신용카드에는 전화카드의 저장된 돈 보다 훨씬 많았지만 전화를 걸 수가 없었다. 전화를 걸기 위해서는 전화카드가 있어야 한다.
우리는 부활 시기를 지내고 있다. 지금 우리가 해야할 가장 중요한 일은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는 것이다. 부할하신 예수님을 어떻게 만날 수가 있는지 묵상해야 한다.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바로 '믿음'이다. 신용카드가 아닌 전화카드로 전화를 걸 수가 있는 것처럼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날 수 있는 방법도 다름이 아닌 바로 믿음이라는 것이다.
언젠가 베드로와 바오로 얘기를 한 적이 있다. 베드로와 바오로의 차이는 생전의 예수님을 본 베드로와 생전의 예수님을 본 적이 없는 바오로와의 차이다. 그럴리가 없었겠지만 필자의 공상으로 베드로가 바오로에게 많은 아쉬움을 가지면서 바오로가 조금만 더 회개를 빨리 했더라면 생전의 예수님을 만나고 그분과 함께 식사도 하고 잠도 같이 자고 여행도 함께 하면서 예수님의 말씀을 직접 듣고 많은 기적을 눈으로 볼 수 있는 행복을 누렸을 것이라는 말을 바오로에게 했지만 그 얘기를 들은 바오로가 이런 말을 했을 것이다. "본 니나 안 본 내가 뭐가 다르나?" 그렇다. 우리가 예수님을 만나는 것은 직접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져보고서 믿는 것은 아니다. 우리에게 믿음만 있으면 생전의 예수님을 본 베드로와 조금도 다를 것이 없다. 우리는 모두 지금 안 본 바오로와 같은 입장이다. 바오로는 생전의 예수님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으면서도 예수님을 베드로 보다 더 많이 알고 그분을 더 많이 사랑하고 더 열열히 복음을 전파하였다.
바오로 사도가 말하였다. "사실 우리는 희망으로 구원을 받았습니다. 보이는 것을 희망하는 것은 희망이 아닙니다. 보이는 것을 누가 희망합니까? 우리는 보이지 않는 것을 희망하기에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립니다."(로마 8,24) 이 말씀은 보이는 것을 믿는다면 그것은 믿음이 아니라는 말이다.
우리의 행복은 믿음을 가지고 있는데 있다. 예수님의 말씀대로 보지 않고 믿는 참으로 행복한 사람이다. 우리에게 믿음을 주시고 그 믿음을 통해서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는 큰 행복을 누리는 참으로 행복한 사람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