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료사_‘풍경을 바꾸는 사회사업가’가 되고 싶은, 강석범 학생에게.
2025년 2월, 증평역. 강석범 학생을 처음 만났을 때를 기억합니다.
‘장애인복지 지망생 모임 복지순례’ 첫 순례지로 다온빌에 왔었지요. 누구보다 일찍 도착해, 홀로 낯선 곳에서 기다리던 모습이 떠오릅니다. 2박 3일 짧은 순례였지만, 강석범 학생이 얼마나 깊은 뜻을 품고 있는지 알았습니다. 그 귀한 마음을 오래도록 간직해 주길 바랐습니다.
2025년 6월, 증평역. 강석범 학생을 다시 만났을 때를 기억합니다.
단기사회사업 면접 보러 다시금 증평 땅에 발을 디뎠지요. 넉 달 전 만났던, 그 귀한 뜻을 품은 학생이 이재우 아저씨를 잘 돕고 싶다고 다시 찾아왔을 때 얼마나 반갑고 기쁘든지요.
이재우 아저씨의 질문에 깊이 궁리하며 답하는 강석범 학생은, 참으로 올바른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배운 대로 사회사업 바르게 하리라는 믿음이 생겼습니다. 제힘 닿는 데까지 강석범 학생을 돕고 싶었습니다.
이재우 아저씨와 둘레 사람을 대하던 강석범 학생의 모습이 선연합니다.
작은 일 하나에도 천천히 다가가던 손,
말보다 먼저 건넨 눈 맞춤,
단어 하나에도 숙고하던 입,
행여 누일까 떨리던 목소리,
언제나 낮은 곳을 자처하던 무릎.
그 안에 담긴 마음을 봅니다. 분명 그 조심스러움은 망설임이 아니라 존중이었을 겁니다. 사회사업가의 진심이었을 겁니다. 사람을 귀히 여기는 마음이었을 겁니다. 당사자와 둘레 사람에게 인사하는 강석범 학생을 보며 안심했습니다. 강석범 학생이라면, 이재우 아저씨가 고향 여행 잘 누리시게, 손자와 정겹게 면회하시게, 이런저런 일들로 둘레 사람과 더불어 사시게, 이 모든 일을 어른답게 이루시게 잘 거들어 드릴 거라 확신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제 믿음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했습니다.
지난 한 달 동안 이재우 아저씨의 두 가지 과업을 도왔지요. ‘고향 여행’과 ‘손자 군 면회’. 두 과업을 관통하는 열쇠 말은 ‘가족’이었습니다. 그리운 고향, 괴산을 여행하며 가족의 발자취를 찾길 바랐고, 손자 면회하며 할아버지로서 노릇 하시길, 손자와 정다운 시간 보내시길, 군대 면회를 구실로 여러 가족과 마음 주고받으시길 바랐습니다.
우여곡절도 많았습니다. 그리운 고향엔 더 이상 정겹게 옛이야기 나눌 가족이 없었고, 고향 여행의 의미가 흐려졌습니다. 손자 군 면회에 여러 가족이 함께 가시길 바랐지만, 이런저런 사정으로 그러지 못하셨습니다. 사회사업가의 바람과 달리 흐르는 상황에 속상하고, 이재우 아저씨를 잘 돕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닌지, 자책도 했을 겁니다.
그때마다 강석범 학생은 자기 실천을 되돌아보았습니다. 잘 여쭈었는지, 잘 의논했는지, 잘 부탁했는지, 때는 잘 살폈는지, 너무 나서진 않았는지, 무엇보다 어른 노릇 하시게 어른 되게 도왔는지.
되돌아본 뒤엔 앞날을 헤아렸습니다. 어찌해야 관계를 살려 관계로써 도울지, 어떡해야 귀한 관계를 잘 이어가시게 도울 수 있을지, 어찌하면 이재우 아저씨께서 어른 노릇 하실지. 그 사유와 성찰의 과정, 그 끝에 이른 결과가 강석범 학생의 기록에 담겨 있습니다. 한 명의 사회사업가가 끊임없이 고뇌하고 숙고한 이야기이자, 이재우 아저씨의 삶, 정겨운 사람살이 이야기입니다.
강석범 학생 덕분에 이재우 아저씨께서 고향의 정취를 누리실 수 있었습니다. 손자와 마주 앉아 조손간의 정을 나눴습니다. 여동생의 마음이 담긴 옷을 입고 여행하셨고, 오랜만에 매제와 정답게 인사하셨습니다. 사모님과 함께 산 정장 덕에 그 누구보다 멋진 할아버지, 멋진 성도가 되셨습니다. 옥수수 인정 나누시며 수많은 교인에게 감사 인사 받으셨고, 이웃 집사님과 관계도 싹 텄지요. 이 밖에도 차마 글로 옮기지 못한 정겨운 이야기가 많아요. 고맙고, 또 고맙습니다.
“내가 바르게 돕고 있는 걸까?”
단기사회사업 동안 강석범 학생은 늘 스스로에게 물었습니다. 그 물음 안에서 실습하는 학생이 아니라, ‘사회사업가’로 살아가고자 하는 동료를 보았습니다.
이재우 아저씨를 한 사람, 한 삶으로 귀하게 대했던 강석범 학생의 시간은 이 공간과 사람들에게 뚜렷하게 남을 겁니다.
그 따뜻한 흔적이 누군가의 하루를 달래주는 결이 되기를 바랍니다.
앞으로의 길에서도 지금의 마음을 놓지 않길 바랍니다.
서두르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강석범 학생이 그러했듯이, 천천히, 그러나 분명한 걸음으로 나아가길 바랍니다.
작은 촛불 하나가 주변을 밝히듯, 강석범 사회사업가가 바꿀 세상을 함께 꿈꿉니다.
그 아름답고도 정겨울 풍경을 응원합니다.
2025년 7월 24일
선배이자 동료, 사회사업가 이승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