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에 영석님이 자주 이용하는 1004마트에 저녁 식재료를 사러 갔습니다. 일전에 메뉴를 결정하지 않고 영석님 의견에 따라 마트에서 재료 찾기로 했습니다. 여기 저기 돌아다녔습니다. 그러다가 영석님이 세빈이를 칼국수 있는 코스 앞에, 저를 햄과 어묵 있는 코스 앞에 세웠습니다.
"여기서 골라주시고, 여기서 골라주세요." -영석
"메밀소바랑 냉면 중에 뭐 드실거에요?" -세빈
"냉면이요." -세빈
처음에는 그랬지만, 메뉴를 계속 바꾸다가 결국 계란요리, 국, 슬라이스 햄을 먹기로 했습니다. 우리는 즉석 국 코너로 갔습니다.
"미역국도 있고 매운 국(된장찌개)도있고 이것도 있고... 매운 거 좋아해요?" -영석
"매운 거 잘 못 먹어요." -은지, 세빈
"안 매운 거는 어떤 거 먹고 싶어요? 골라 주세요." -영석
"이거 어때요?" -세빈
"좋아요." -영석, 은지
돼지김치짜글이, 달걀, 슬라이스 햄까지 장바구니에 담았습니다. 영석님이 휴대폰의 계산기를 켰습니다.
"내가 계산, 내가 할게요." -영석
"영석님, 이거는 여기 보고 적으면 돼요." -은지, 세빈
저와 세빈님이 하나씩 품목에 맞는 가격표를 짚어 주었습니다. 이제 카운터에 계산을 하러 갔습니다.
"봉투필요해요?" -마트 직원
"없어도 돼요." -영석
마트에서 나와 버스정류장까지 가는 길에 안경가게가 보였습니다.
"안경. 안경. 돈벌어서 사면 여기 또, 계속 다닐거잖아요. 안경 여기서 사면 되겠다." -영석
"우리 여기 길 모르는데 영석님만 따라가고 있어요." -은지, 세빈
영석님이 돌아다니는 길 따라서 증평장 입구도 잠깐 보고, 골목 가게들도 보고, 버스정류장에 도착했습니다.
"우리 버스 몇 번 타면 돼요?"
"저거 타면 안돼요. 다른데 가요. 다른데, 멀리." -영석
다온빌로 가는 버스가 왔습니다.
"가요! 갈까, 여러분? 내가 잘 아니까. 자고 있으면 안돼요. 소리를 조금 듣고 있어야해요." -영석
버스가 다온빌에 거의 도착했습니다.
"눌렀어요. 눌렀어요." -영석
다온빌에서 내리자 마자, 우리는 마을회관으로 향했습니다. 저녁식사를 함께 만들었습니다.
"내가 밥 지을게요." -영석
저와 세빈이는 계란볶음, 두부전, 햄굽기를 했습니다.
"내가 계란후라이 할게요." -영석
다 같이 만든 요리를 맛있게 먹었습니다. 전이 안 잘라져 있었습니다.
"가위 갖고 올게요. 내가 갖고 올게요." -영석
저녁을 다 먹은 후, 영석님이 먼저 설거지를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영석님과 세빈님은 설거지를, 저는 음식물 쓰레기 버릴 곳을 찾았습니다. 이렇게 오늘의 일과가 마무리 되었습니다.
영석님은 모든지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것 같고, 이런 면이 나중에 구직에서도 큰 강점이 될 것 같습니다. 영석님 덕분에 식재료 선택에 시간이 덜 걸렸고, 모르는 길도 둘러봤고, 버스도 잘 찾아서 갔기에 감사합니다. 제가 선택을 잘 못하고, 지리를 잘 모르니, 영석님이 주인 노릇 뚜렷이 하고, 잘 알려줄 여지가 생기니 이 또한 감사합니다.
사회사업가는 재주나 자원이 없어도 괜찮습니다.
오히려 재주나 자원이 없는 편이 좋은 경우가 많고, 있어도 쓰지 않아야 잘되는 일이 많습니다.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면 당사자와 지역사회가 그 재주와 자원을 살려 쓰기 때문입니다.
-복지요결 98p 중
2023.07.10. 월요일 신은지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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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남궁인호 작성시간 23.08.14 딘기사회사업 첫날 같이 밥해먹으면 좋겠다 싶었어요
그러면 어색함도 덜하고 빨리 알아 갈수 있을테니까요
영석씨의 이런 적극적인 모습 참 보기 좋습니다
두 학생들 덕분입니다 -
작성자김태연 작성시간 23.08.16 글을 읽으며 영석 씨의 말투가 떠올라 웃었습니다.
평소에 계란 후라이를 잘 해먹는 영석 씨의 실력이 발휘되었네요.
사회사업가의 재주나 자원으로 하다보면 당사자는 주체의식과 역량이 약해져 자기 삶을 잃어가고,지역사회는 정겨운 사람살이를 잃어가고 ,사회사업가는 부담이 늘고 재미와 감동을 잃어간다고 했습니다.
사회사업을 하면서우리가 항상 조심해아 할 부분이라 생각됩니다. -
작성자최승호 작성시간 23.08.16 영석 씨의 적극성과 센스가 돋보이는 저녁 준비였던 거 같습니다. 당사자의 강점이 뚜렷하게 보인다는 것은 참 귀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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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익중 작성시간 23.08.16 자신의 생각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말하는 영석씨!
주도적인 영석씨의 변화된 모습이 좋아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