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휘 제시 방법 및 연습의 종류
1) 설명하기 : 일반적으로 교사가 가장 선호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어휘가 나왔을 때 교사가 그 의미를 말로 설명해 주는 방식이다. 이때 두 가지 방식이 가능한데, 첫 번째는 학습자 모국어로 설명해 주는 방식과 목표어인 한국어로 설명해 주는 방식이 있다. 아직 목표어 이해력이 부족한 학습자에게는 학습자 모국어를 사용하는 것이 이해를 용이하게 하고 정의적 측면에서 도움이 되는 것도 사실이나 학습자가 지나치게 모국어 번역을 통한 의미 이해에 익숙해지는 것은 장기적으로 한국어 학습에 저해 요소가 된다. 따라서 어휘를 설명할 때에도 가능한 한 목표어를 통해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때 교수자가 유의해야 할 것은 설명의 대상이 되는 어휘보다 설명에 사용하는 어휘가 더 어려워 오히려 혼란을 초래하지 않도록 기 학습된 어휘와 문법을 이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또한 이 경우에도 낱말에 대한 사전적 정의보다는 다양한 예문을 통해 학습자의 이해를 도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2) 유의어, 반의어 등 의미 관계를 이용한 어휘 제시 : 비슷한 말 찾기나 반대말 찾기 활동 역시 가장 널리 활용되는 어휘 확장의 한 방법이다. 그런데 학습자들에게 무조건 많은 유의어를 제시하는 것은 어휘 확장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특히 유의어를 제시할 때 문맥이나 상황의 제시 없이 단순히 유의어 어휘만 제시되었을 경우 학습자들이 모든 유의어를 무조건 대치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외국인 학습자가 유의어를 정확하게 문맥에 맞게 활용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므로 교사는 유의어간의 의미 차이와 쓰임의 차이를 명확하게 제시해 줌은 물론 대치 가능한 문맥도 함께 제시해 주어야 한다.
3) 문맥을 통한 어휘 제시 : 학습목표가 되는 낱말이 들어 있는 문장을 제시해 문장의 의미를 통해 해당 낱말의 의미를 유추하게 하는 방법이나, 문장에 빈 칸을 두고, 그것에 들어갈 알맞은 말을 넣게 하는 방법이 이에 해당된다. 이 방법은 단순히 낱말의 의미뿐만 아니라 그 낱말이 어떤 경우에 사용될 수 있는지를 파악하게 하는 데 유용하여, 실제 언어 사용 상황에서의 어휘 사용 능력으로 쉽게 전이될 수 있다. 그러나 이 방식은 어휘의 새로운 의미를 가르치는 수단으로는 비효과적이라는 지적이 있으며, 문맥을 통한 의미 유추는 낱말의 의미를 불명확하게 파악하게 할 가능성도 높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문맥을 통한 어휘 제시는 보통 교사의 설명과 통합적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즉 교사의 설명 후에 문맥 속에서 그 낱말의 쓰임새를 확인하거나, 문맥을 통해 낱말의 의미를 유추한 후 교사의 설명을 통해 확인하는 방법으로 상호 보완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것이다.
4) 어휘장 구성하기 : 어휘를 제시할 때 고립적으로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관련 있는 주제나 상황과 함께 어휘목록으로 제시하는 방법이다. 이때 언어학적 의미의 어휘장이 아니라 한국어로 생활할 때 반드시 필요한 주제나 상황 중심의 어휘장을 구성하도록 해야 한다. 이는 학습자의 장기 기억을 도와 학습효과를 오래 유지할 수 있게 만든다. 예를 들어 시장이라는 상황, 그리고 그 중에서도 물건사기라는 상황과 관련해 어휘장을 구성한다면 교과구성에도 편리할 것이며, 학습자의 동기를 유발하는 데에도 유리하다.
5) 암기하기 : 가장 초보적인 어휘 학습 방식으로 교실 수업에서 교사에 의해 직접 활용되기보다는 학습자 개인적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는 방식이다. 단순하고 지루한 감은 있지만 숙달도가 낮은 학습 초기에는 오히려 효과를 거둘 수도 있다. 대부분의 경우 학습자 모국어와 목표어를 일대일 대응 방식으로 암기하게 되는데, 내포된 의미나 사용역이 서로 다를 경우 오히려 언어 사용에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초기 학습에서는 의미가 모호한 동사, 형용사, 부사 같은 품사보다는 명사를 택하는 것이 좋으며, 명사 중에서도 추상명사보다는 구체명사를 택하는 것이 의미에 대한 학습자의 혼란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된다. 또한 암기를 도와줄 수 있는 다양한 전략이 함께 제시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초급 이상의 학습자에게는 효과적인 암기를 돕기 위해 주제나 기능을 중심으로 어휘목록을 제시하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된다.
6) 플레시 카드 이용하기 : 어휘 제시나 연습(대체 연습이나 교체 연습) 시 플레시 카드를 이용할 수 있다. 플래시 카드는 어휘 연습을 시킬때 기본이 되는 유용한 교구로서, 수업 시간을 경제적으로 활용하면서 학습자의 이해를 돕고, 흥미를 유발하는 효과가 있다. 실제로 한국어의 경우 불규칙 활용을 비롯한 다양한 어미 활용이 있는데 그때마다 각 어휘를 필기한다는 것은 수업의 효율성을 떨어뜨린다. 그럴 때 단어 카드나 그림 카드를 이용하면 학습자가 어휘를 생산적으로 연습하는 데 효과적이다.
7) 어휘 게임 : 일반적으로 외국어 학습에서 게임을 활용하는 이유로 MaCallum은 ‘긴장감 해소, 의사소통 능력 증진, 흥미유발’ 등을 들고 있다.(조현용, 2000:140 재인용) 게임은 학습자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해 자발적이고 창조적인 언어 사용을 유도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하며, 학습자 연령, 관심도, 숙달도에 따라 다양한 유형의 게임을 활용할 수 있다. 게임의 예로는 ‘끝말잇기, 단어 보고 설명하기’ 설명 듣고 그림 그리고, 빙고 게임, 주사위 놀이, 삼행시 짓기, 주어진 어휘를 이용해 이야기 만들기 등이 있다. 그러나 수업에 게임을 도입할 때에는 학습자 흥미 유발도 중요하지만 교육적으로 그 게임이 과연 어떤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가를 고려해야 한다. 즉 학습목표를 분명히 해야 한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