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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산책

바람개비

작성자들꽃|작성시간26.06.11|조회수14 목록 댓글 0
바람개비




그날은 바람이 꽤 많이 부는 날이었습니다.
장거리 자동차 여행이 쉽지는 않지만, 비행기 여행이 줄 수 없는 또 다른 묘미가 있어 좋다고 생각하며 달리는 차에 몸을 싣고 있었습니다. 창 밖으로 펼쳐지는 흥미롭고 낯선 풍경과 풍물들은 때로 마음속에 새로운 깨달음을 던져주곤 하니까요.
시카고로 가려면 지나야 하는 인디애나 주에 접어들었을 때였습니다.
차가 높은 고개의 하이웨이를 넘어 평평한 평지로 접어들자, 갑자기 드넓고 푸른 초원 위에 수십 개의 크고 하얀 바람개비들이 손을 흔들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것들은 바람을 일으키는 풍력발전기 바람개비였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미세한 바람에도 빙빙 돌아가는 그 큰 바람개비 중에 미동도 하지 않고 가만히 서 있는 바람개비가 몇 개 있는 것이었습니다. 분명히 바람이 불고 있었는데, 날개의 흔들림이나 조용한 끄덕임조차 없이 움직이지 않고 서 있는 그 몇 개의 바람개비&!
그 돌지 않던 바람개비는 여행하는 내내 마음속에 남아 많은 생각을 던져 주었습니다.

마음의 풍차

우리 마음속에도 바람개비가 있습니다.
바람을 받으면 막 흔들리는, 큰 바람개비 날개 같은 것이 있습니다. 그리고 인생을 사노라면 이 바람개비를 사정없이 휘젓고 흔드는 온갖 바람과 태풍을 만나게 됩니다. 바람이 불면 사람들은 바람이 부는 대로 마구 흔들립니다. 마치 바람개비가 바람에 정신없이 돌아가듯&.
우리 육신의 감정, 쌓아온 육체의 습관들이 낱낱이 기록되어 있는 우리 뇌의 "해마"의 기억 장치는, 작은 바람만 불어도 그 건드림에 과민하게 반응하기를 요구합니다. 아직 죽지 않고 살아 있는 육신의 자아는 육체의 감정에 흔들리는 것을, 그리고 육신에 종노릇하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라고 아우성칩니다. 그렇게 하여 마치 바람에 사정없이 바람개비가 돌 듯, 옛 자아와 아직 굴복하지 않은 육신의 부분들에 죄의 세력이 역사 하여 한바탕 소용돌이가 지나갑니다.
휘몰아치는 바람에 따라 한참을 휘둘리고 흔들린 채, 이리저리 쓰러지고 거꾸러져 많은 상처를 만든 다음에야 사람들은 정신을 차립니다. 어떤 사람은 미세한 바람에도 견딜 수 없어 합니다. 그 너무 가볍고 예민한 바람개비 팬 같은 감정의 날개는, 조그만 바람에도 크게 흔들려 주위와 여러 사람을 마치 강한 지진의 여진처럼 여러 차례 흔듭니다.

누구나 흔들릴 수 있는 마음의 풍차를 가지고 있습니다.

누구나 육신의 감정과 충동을 일으키며 불어오는 바람에 흔들릴 수밖에 없는 바람개비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어떤 강한 바람에도 미동하지 않도록 자신을 제어하는 것이 우리의 할 일입니다. 그 어떤 감정이나 유혹에도 응하지 않는, 어떤 충동과 욕망에도 반응하지 않는 것이 우리의 의무입니다. 무한하신 하늘의 능력에 의지하며 말입니다.
어떤 바람도 힘을 발휘하지 못하도록, 어떤 육체의 생각도 발붙이지 못하도록 마음을 지켜야 함이 우리의 본분이기에 그렇습니다. 사단이 하늘에서 전혀 "있을 곳을 얻지 못"(계 12:8)하고 쫓겨난 것처럼 우리 마음속에서도 그렇게 되도록 말입니다.

영혼의 현

바람개비가 미풍에도 돌아가듯, 육체의 죄 된 감정에 마구 흔들리는 사람의 마음에는 평안함이 없습니다. 잔잔하고 평온한 시냇물이 소리 없이 흐르듯이, 물길을 막는 큰 조약돌을 만나도 부딪히지 않고 조용히 그것을 감싸며 흘러가듯이, 성령의 내재 하심을 마음에 간직한 사람들은 큰 흔들림이나 감정의 동요가 없이 늘 평온하여 주위의 영혼들에 쉼을 줍니다.
때때로 소란스러운 바람과 태풍을 피해 주님 품 안에 안길 때에 얼마나 마음이 편안하던가요! 성난 파도 속에서도 단잠을 주무시던 주님의 평안은 얼마나 우리의 마음을 가라앉히는 것이던가요! 가끔 놀이 일어나 평정을 잃으려는 우리 마음속에 속삭여 주시는 예수님의 음성은 얼마나 사랑스러우시던가요!
폭풍이 일어날 듯 요동하는 우리 마음에 오셔서 "잠잠 하라! 고요하라!"라고 명령해 주시던 예수님의 음성은&.
그런데 반드시 흔들려야 하는 그 무엇(?)이 우리의 영혼 속에 있다는 것을 아십니까? 그것은 바로 우리 영혼의 현입니다. 하나님만이 흔드시고, 하나님의 영만이 진동시키실 수 있는 영혼의 현, 영혼의 울림 줄.
마치 현악기의 줄이 흔들리고 진동하듯이, 성령의 감동과 역사에 감응하고 흔들리는 영혼의 현을 누구나 가지고 있습니다. 육신의 바람이 아닌, 성령의 바람에 나부끼고 울리는&.

주님께서 성령의 감화를 통하여 우리 영혼의 현을 건드리실 때, 우리는 재빨리 감응해야 합니다. 마치 현악기가 그것을 연주하는 명 연주가의 손가락의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하듯이. 한 번의 튕김과 한 번의 터치에도 소리를 내며 울리듯이&.

다른 사람들의 영혼을 안정시키는 아름다운 음률을 뽑아내기 위해서는, 사람들을 살리는 향기로운 곡을 연주해내기 위해서는, 우리의 영혼이 먼저 예수님과 성령님의 터치를 받아 떨려야 합니다. 작은 역사 하심에도 무한히 예민하게&.
그 감화하시는 손길에 울리고, 흔들리고, 감응해야만 평안한 음악이 흘러나오게 됩니다.
마음속에 역사 하시는 성령의 연주로 떨림을 받은 한 영혼의 현은 다른 영혼의 현을 울립니다. 그리고 그 미세한 감동의 떨림은 사슬처럼, 호수의 파문처럼 길게 그리고 넓게 이어집니다. 그리하여 영혼 속에 하늘의 음악을 간직한 사람이 퍼뜨리는 사랑과 평안의 진동은 온 세상에 퍼집니다. 그 흔들림은 결코 태풍이 몰아치는 듯한 과격한 흔들림이 아닌, 잔잔히 가슴을 적시며, 조용히 격정을 가라앉히며, 촉촉이 스며드는 생명의 파장 같은 흔들림입니다.
잔잔한 미풍처럼 우리의 영혼을 울리는 성령님의 연주는 예수님을 향하여 문을 연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늘 계속 이어집니다. 그리고 주님의 인도 하시고 역사 하시는 그 섭리의 손길에 굴복할수록 더 아름다운 곡으로 다듬어집니다.

바람이 붑니다.

많은 바람개비를 흔들 감정의 바람과 격정의 폭풍이 생의 한복판에서 쉴새 없이 불어오고 있습니다. 쉽게 흔들릴 사람들을 흔들기 위해&.
바람이 불어오는데도 이상하게 미동도 하지 않고 서 있던 그 바람개비를 생각해 봅니다. 그리고 우리 모두 어떤 유혹에도, 어떤 육신의 감정이나 충동에도, 주위를 휩싸는 격정의 소용돌이에도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성령의 바람에만 움직이는&
그래서 아름다운 진동만을 만들어내는 그런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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