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p→q” 형태의 진술을 조건문이라고 하고, 이와 논리적으로 동치인 명제는 “역”이나 “이”를 제외한 “-q→-p”(대우) 밖에 없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맥락에서 전건부정의 오류와 후건긍정의 오류를 이야기합니다. 예를 들어 “만약 어떤 존재가 사람이면, 그 존재는 동물이다.”가 참일 경우, 전건을 부정하여 “A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해서 “A는 반드시 동물이 아니다.”라고 할 수 없습니다. 사람이 아닌 동물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이때 만약 “A는 동물이 아니다.”라고 단정하면, 그것이 바로 전건부정의 오류입니다.
반대로 “A는 동물이다. 따라서 A는 사람이다.”라고 하는 것도 오류입니다. 이것은 후건긍정의 오류이지요. 어떤 존재가 동물이라고 해서 그것이 반드시 사람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는데도 그렇게 단정하기 때문에 오류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예외가 있습니다. 다음과 같은 문장을 생각해 보세요.
“만약 어떤 존재가 금강석이면, 그 존재는 다이아몬드이다.”
“만약 어떤 도시가 대한민국의 수도이면, 그 도시는 서울이다.”
“만약 2005년 1월 1일이 화요일이면, 2005년 1월 2일은 수요일이다.”
“만약 어떤 존재가 사람이면, 그 존재는 인간이다.”
이상의 조건문의 경우 전건을 부정하거나 후건을 부정하여 결론을 도출해도 거짓이 되지 않습니다. 한 가지만 예를 들면, “만약 어떤 존재가 사람이면, 그 존재는 인간이다.”의 경우 “A는 사람이 아니다. 따라서 A는 인간이 아니다.”라고 하거나 “A는 인간이다. 따라서 A는 사람이다.”라고 하거나 둘 다 오류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를 집합으로 환원시켜 생각해보면 이렇습니다.
“모든 인간은 사람이다.”가 참이라면, 문장의 주어부와 술어부 개념을 뒤바꾸어 “모든 사람은 인간이다.”라고 해도 역시 참이 됩니다.
일반적으로 “모든 A는 B이다.” 형태의 'A'형식 진술은 환위가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러나 A와 B가 동일한 경우, 즉 동일성 진술의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환위가 됩니다. 조건문에서도 예외가 발생하는 것은 이와 같은 맥락입니다.
조건문에서 전건부정, 후건긍정의 오류라고 말할 수 있는 경우는 집합으로 표상했을 때 전건의 개념이 후건의 개념 안에 완전히 포함되는 경우입니다. 만약 그렇지 않고 두 개념이 동일성을 지닌다면, 전건부정/후건긍정의 오류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볼 수 있습니다.
논리학의 이론/규칙들을 기계적으로 외워서 적용하려 해서는 안 됩니다.
‘말의 이치’를 따지는 훈련 이것이 논리력을 기르는 첩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