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 형식논리학의 기본법칙
(1) 동일률
동일률(同一律)은 “A는 A이다.”라는 하는 명제로 나타낼 수 있다. 동일률이란 어떠한 사물이라도 그것이 사고(思考)될 경우에는 항상 동일한 의미로 떠올려져야 한다는 논리학상의 근본요구를 나타내는 원리이다. 동일률의 법칙을 따른다면, 첫째, 동일한 개념은 추리에 있어서 항상 동일한 개념을 나타내지 않으면 안 된다. 둘째, 어떤 명제가 참 또는 거짓으로 정해지는 이상 그것은 항상 참 또는 거짓이 아니면 안 된다. 개념을 혼동하거나 개념을 슬그머니 바꿔 놓는 오류와 논제를 교체시키거나 논제를 슬그머니 바꿔 놓는 오류 등은 동일률을 위반하는 오류이다.
(2) 모순율
모순율(矛盾律)이란 어떤 명제라도 그것이 성립되는 동시에 성립되지 않는 일은 없다는 논리학의 기본 법칙이다. 즉, 어떤 명제도 참인 동시에 거짓일 수는 없다는 법칙을 말한다. 모순율은 “A는 非A가 아니다.”로 정식화할 수 있다. ‘동그란 삼각형’처럼 개념 자체에 모순의 오류가 있는 경우나 동일한 대상에 대해 동시에 참일 수 없는 두 가지 판단을 내리는 오류 등이 모순율을 위반하는 오류이다.
(3) 배중률
배중률(排中律)이란 임의의 명제에 대해 그 명제가 성립하든가 성립하지 않든가 어느 한편이며 그 중간은 있을 수 없다는 논리학의 법칙이다. 배중률은 “x는 A 또는 非A이다.”로 정식화할 수 있는데, 이는 ‘A’라는 긍정판단과 ‘非A’라는 부정판단이 모두 거짓일 수 없으며, 그중의 하나는 반드시 참이라는 것을 말한다. 배중률은 우리에게 동일한 대상에 대하여 동일한 시간과 동일한 관계 하에서 내린 긍정판단 및 부정판단 가운데 어느 하나가 정확할 뿐 제3판단의 존재가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알려 준다.
07. 문장
문장(sentence)은 기호들의 집합인 물리적 실재이면서 동시에 문법적 규칙에 따라 배열되는 문자나 단어들의 집합이다. 명제[진술, 판단]는 이러한 문장의 형태로 표현된다.
(1) 문장의 인식적 용법과 비인식적 용법
a) 인식적 용법
어떤 문장이 참 혹은 거짓인 바의 무엇을 표현하거나 주장하기 위해 사용되는 경우, 그 문장은 인식적으로 사용된다고 말한다.
“철수는 수학 공부를 하지 않고 놀았다.”
“지구는 태양을 중심으로 회전한다.”
b) 비인식적 용법
어떤 문장이 참 혹은 거짓인 진술을 표현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다른 무엇을 위해서 사용되는 경우, 그 문장은 비인식적으로 사용된다고 말한다.
“서울행 버스가 몇 시에 출발하는지 아니?” / “어이쿠!”
그런데 문제가 되는 것은 가치판단을 내리기 위해서 사용되는 다음과 같은 문장들이다.
“모든 사람은 논리학을 배워야 한다.”
“살인은 나쁘다.”
어떤 학자들은 이러한 문장들이 참 또는 거짓을 표현하기 위해 사용된다고 주장하는 반면, 다른 학자들은 이러한 문장들이 본질적으로 명령하거나 지시하기 위해서 사용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08. 명제
명제는 사유 대상의 성격, 관계, 상태 등에 관하여 무엇이라고 긍정 혹은 부정을 표시하는 사유 형식이다. 첫째, 명제는 사유 대상에 대하여 긍정 또는 부정을 표시한다. 한편 명제는 객관적 사태에 대한 반영이므로 거기에는 객관적 사태의 실정에 일치하는가, 일치하지 않는가 하는 문제가 생겨난다. 그러므로 한 명제가 참 또는 거짓이라는 것은 명제의 두 번째 특징이다.
09. 명제와 문장의 상호 관계
서로 다른 문장이 동일한 명제를 표현할 수 있다.
“모든 사물은 다 운동한다.”
“운동하지 않는 사물이란 없다.”
또 동일한 문장이 서로 다른 명제를 표현할 수 있다.
“그는 이제야 눈을 떴다.”
위 문장은 문자 그대로 “그는 비로소 감고 있던 눈을 떴다.”는 명제가 될 수도 있고, “그는 비로소 사물을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게 되었다.”라는 명제가 될 수도 있다. 모든 명제는 문장에 의하여 표현되지만 모든 문장이 다 명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서술문은 명제가 될 수 있지만, 의문문ㆍ명령문ㆍ감탄문 등은 명제가 될 수 없다. 단, 맥락에 따라 그러한 문장들이 명제의 역할을 하는 경우도 있다.
09. 분석 명제와 종합 명제
(1) 분석 명제
‘문장 구조상 분석적인 명제(syntactically analytic proposition)’는 문장의 논리적 형식 때문에 항상 참이 되는 진술을 말한다.
“비가 오고 있거나 오고 있지 않다.”
“어떤 총각이 남성이라면, 어떤 남성은 총각이다.”
이에 대해 진술에 들어 있는 단어의 의미에 의하여 참 혹은 거짓이 결정되는 진술은 ‘의미상 분석적인 진술 혹은 명제(semantically analytic proposition)’라고 부른다.
“모든 총각은 남성이다.”
이 진술은 ‘남성’이라는 개념이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총각’이라는 단어가 지니는 의미의 일부분이기 때문에 의미상 참인 분석적 진술이 된다.
“모든 원은 사각형이다.”
한편 이 진술은 원과 사각형의 일상적 의미를 고려해 볼 때 의미상 거짓인 분석적 진술이 된다. ‘의미상 분석적인 명제’는 ‘정의상(by definition) 참 혹은 거짓이 되는 명제’이다.
(2) 종합 명제
문장구조상 분석적인 것도 아니고 의미상 분석적인 것도 아닌 명제는 종합 명제(synthetic proposition) 혹은 우연적(contingent) 명제라고 불린다. 달리 말해서 종합 명제 혹은 우연적 명제는 논리적 형식 혹은 정의에 의해서 참 혹은 거짓이 결정되지 않는 명제이다. 그러므로 그러한 명제의 참 혹은 거짓은 다른 수단 즉 경험에 의하여 확인되어야 한다.
“이 방에는 불이 켜져 있다.”
이 종합 명제의 참 혹은 거짓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그 방의 문을 열고 불이 켜져 있는지 그렇지 않은지 확인해 보아야 한다.
어떤 명제가 분석적이라면, 그 명제의 참은 결코 의심될 수 없다. 즉 그 명제는 필연적으로 참이다. 그러나 어떤 문장이 어떤 문맥 내에서 분석적 명제(특히 의미상 분석적인 명제)를 표현하기 위해서 사용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일이 항상 가능한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문어는 8개의 다리를 가진 동물이다.’라는 문장은 정의상 참인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8개의 다리를 가지는 것’이 ‘문어’에 대한 정의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면, 그 문장은 분석 명제가 될 것이다. 하지만 ‘8개의 다리를 가지는 것’이 ‘문어’의 정의를 구성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면, 그 문장은 종합 명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