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덜트·여피·보보스·좀비·딩크·통크·듀크·예티·신디스·아·딩펫·싱커스·아나다지·허브·두피·거품족
1) Kidult족
어린이의 감성을 추구하는 어른들을 일컫는 말이다. 키덜트(Kidult)란 키드(kid : 아이)와 어덜트(adult : 어른)의 합성어로 20∼30대의 어른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어린이의 분위기와 감성을 간직하고 추구하는 성인들을 일컫는 말이다. 한때 이들은 책임감 없고 보호받기만을 바라는 '피터팬증후군'이라는 말로 표현되기도 하였으나, 이와 달리 키덜트는 각박한 현대인의 생활 속에서 마음 한구석에 어린이의 심상을 유지하는 사람들로 긍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이들의 특징은 무엇보다 진지하고 무거운 것 대신 유치하고 재미있는 것을 추구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대학생이나 직장인들이 엽기토끼 같은 앙증맞은 인형을 가방이나 핸드폰에 매달고 다니는 것, 회사 책상 위에 인형을 올려놓는 것 등이다. 키덜트들은 이를 통해 얻은 영감이나 에너지가 일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이렇게 생활하면 정서 안정과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는 긍정적인 의견이 나오면서 키덜트 특유의 감성이 반영된 트렌드가 유행하고 있다. 기업들은 키덜트족을 타깃으로 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어내고 있으며, 엔터테인먼트 쇼핑몰과 온라인 쇼핑몰도 쇼핑과 놀이를 동시에 즐기려는 키덜트족의 욕구를 적극 반영하고 있는 추세이다.
2) 여피족
신세대 가운데 고등교육을 받고, 도시 근교에 살며, 전문직에 종사하여 연 3만 달러 이상의 소득을 올리는 일군(一群)의 젊은이들이다. 여피란 젊은(young), 도시화(urban), 전문직(professional)의 세 머리글자를 딴 ‘YUP’에서 나온 말이다.
여피족은 너나없이 베이비붐으로 태어나 가난을 모르고 자란 뒤, 고등교육을 받고 도시 근교에 살면서 어떤 전문직에 종사하여 높은 수입을 보장받고 있는 젊은이들이다. 그러므로 이들의 사고방식이나 생활태도, 가치관 등에는 기성세대의 그것과는 물론, 같은 세대에 속한 다른 젊은이들의 그것과도 크게 다른 데가 있다.
우선 이들은 개인의 취향을 무엇보다도 우선시하며, 매사에 성급하지 않고 여유가 있다. 또 모든 행동거지에 거짓이나 꾸밈이 없으며, 대인관계에서는 부족하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깨끗하고 세련된 인간관계를 추구한다.
이 밖에도 이들은 사회적 광장(廣場)에 중점을 두는 전통적인 규범보다는 오히려 개인적인 밀실(密室)에 더 큰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이와 같은 독존적(獨尊的)인 가치관은 ‘1970년대까지는 찾아볼 수 없었던 가치관으로, 풍요로운 토양 위에서만 싹틀 수 있는 귀공자풍 가치관’이라고도 볼 수 있다.
3) Bobos족
부르주아의 물질적 실리와 보헤미안의 정신적 풍요를 동시에 누리는 미국의 새로운 상류계급을 가리키는 용어이다. 부르주아(bourgeois)의 물질적 실리와 보헤미안(Bohemian)의 정신적 풍요를 동시에 누리는 미국의 새로운 상류계급을 가리키는 용어로, 부르주아와 보헤미안의 합성어이다. '보보'라고도 한다.
미국의 저널리스트 브룩스(David Brooks)가 저서 《보보스 인 파라다이스 BOBOS in Paradise》에서 처음 제시한 신조어로, 히피·여피족 등에 이어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엘리트로 부상한 계층을 말한다. 이들은 경제적으로 많은 소득을 올리면서도 과거의 여피들처럼 자신을 드러내기 위해 사치를 부리지 않고, 오히려 1960년대의 히피나 보헤미안처럼 자유로운 정신을 유지하면서 예술적 고상함을 향유하는 데 힘쓴다.
기득권 세력이 관습·제도·가문 등 외적인 요인의 영향을 받아 성공한 것과는 달리, 높은 교육 수준을 바탕으로 해서 스스로 성공 신화를 이루었음은 물론, 대립되는 두 가지 가치를 조화롭게 절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 계층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기 시작해, 2001년 현재 디지털 시대의 엘리트로서 미국의 상류층을 대표하는 용어로 쓰이고 있다.
대표적인 특징은 ① 정보에 강하고 ② 자신만의 독특한 소비 감각이 있으며 ③ 자유롭게 사고하고 ④ 유행에 개의치 않으며 ⑤ 엉뚱하고 기발하며 ⑥ 일을 즐기고 ⑦ 여유가 있으며 ⑧ 적극적이고 ⑨ 돈이 많더라도 낭비하지 않는다는 점 등이다.
*** 보헤미안 [Bohemian] : 보헤미아인(人)이다. 어원은 프랑스어 보엠(Bohême)이며, 체코의 보헤미아 지방에 유랑민족인 집시가 많이 살고 있었으므로, 15세기경 프랑스인은 집시를 보헤미안이라고 불렀다. 19세기 후반에 이르러 사회의 관습에 구애되지 않는 방랑자, 자유분방한 생활을 하는 예술가·문학가·배우·지식인들을 가리키는 말이 되었고, 실리주의와 교양 없는 속물근성의 대명사로 되고 있는 필리스틴(Philistine)에 대조되는 말이다. ‘보헤미안’이란 영어를 일반화시킨 작가는 사카레이다. 또한 이 말은 집시처럼 방랑하는 방랑자(vagabond)와 같은 의미로 사용되기도 한다.
4) 좀비족 [zombie]
대기업이나 거대한 조직 내에서 무사안일에 빠져 주체성 없는 로봇처럼 행동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다. 좀비란 원래 서아프리카의 부두(Voodoo)족이 숭배하는 뱀의 신에서 유래된 말로서, 무사안일주의로 살아가는 화이트칼라를 꼬집는 용어이다.
현대의 관료화된 사회조직에서 요령과 처세술만 터득하여 모든 일에 무사히 지내려는 소극적인 사원을 가리키며 최근에는 대기업의 관료화현상에 비유되는 경영용어로 사용하기도 한다.
5) 딩크족 [Double Income, No Kids]
정상적인 부부생활을 영위하면서 의도적으로 자녀를 두지 않는 맞벌이부부를 일컫는 용어이다. Double Income, No Kids의 약칭이다. 여피족(Yuppie)에 이어 최근 미국 베이비붐 세대의 생활양식과 가치관을 대변하는 용어로, 미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크게 유행하고 있다. 그들은 넓고 깊은 사회적 관심과 국제 감각을 지니고 상대방의 자유와 자립을 존중하며 일하는 삶에서 보람을 찾으려고 한다. 또한 돈과 출세를 인생의 목표로 삼는 현세대의 표상적인 인간 군상을 가리키기도 한다.
중국에서도 이른바 중국어로 딩커주[丁克族]라 불리는 이들은 현재 사회지도층의 자녀들이나 의사, 변호사 등의 젊은 전문직 종사자 부부들 사이에서 급속도로 형성되어 전국적으로 확산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경제도시인 상하이의 경우 이런 부부들이 높은 소비성향으로 유행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지원을 받게 된 이후 우리나라 현실에서도 딩크족을 강요하는 경제상황과 맞물려 여성의 약 82%, 남성의 약 70%가 딩크족이 되기를 원했다. 이것은 1997년 이전보다 남성은 3배 이상, 여성은 20% 정도 늘어난 수치라 한다. 그들 대부분이 “집을 마련하고 경제적으로 안정된 후에 아이를 갖겠다”고 생각해 이와 같은 변화가 경제난으로 인한 것임을 뒷받침하였다. 우리나라에서 일고 있는 딩크족은 미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는 것과는 다소 차이가 있으나 기본적인 개념은 같은 맥락이라 하겠다.
이와는 반대로 가정을 중시하고 누에가 고치를 짓듯이 가정을 재창조해 이를 소중히 여기는 현상을 가리키는 용어로 코쿠닝(cocooning)이 있다.
6) Tonk족
자녀에게 부양받기를 거부하고 부부끼리 독립적으로 생활하는 노인세대를 일컫는 말이다. 'two only no kids'의 약칭으로, 자신들만의 오붓한 삶을 즐기려는 노인 세대를 말한다. 이들은 손자·손녀를 돌보느라 시간을 빼앗기던 전통적인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역할을 거부하고 자신들만의 인생을 추구한다. 핵가족이 보편화된 현대사회에 노부부 혹은 자식들과 떨어져 사는 노인 단독세대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며느리와 자식의 눈치를 보며 사느니 경제적 능력만 된다면 따로 사는 게 마음이 편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자녀에게 의존하지 않고 취미와 여가활동을 즐기며 두 사람만의 인생을 찾는 새로운 노인상이다. 이른바 실버세대의 반란이다. 경제수준의 향상과 각종 연금제도의 발달 등이 이들의 출현을 가능하게 하였다. 이것은 오늘날의 노인들이 이미 봉건적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있다는 것을 뜻한다.
7) Dewks(듀크족)
아이가 있는 맞벌이 부부의 호칭이다. 아이가 있는 맞벌이 부부(Dual Employed With Kids)의 머리글자를 딴 ‘DEWK’에서 나온 말이다. 1999∼2000년 미국 경제의 호황으로 맞벌이 부부들이 이제 아이를 낳고도 잘 살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면서 변화된 가족생활을 나타낸다.
2000년 10월에 발표한 미국 인구보고서에 따르면 듀크족은 전체 가족의 51%를 차지하며, 이들의 증가에 따라 미국의 사회형태가 바뀌고 있다고 하였다. 육아에 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고 남녀의 역할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중산층 여성들의 정치적 목소리가 커졌다. 교육수준과 가계소득이 높을수록 출산 후 직장에 복귀하는 여성이 많아졌는데, 대졸 이상 여성의 경우 68%가 직장으로 복귀하였다.
이들은 고소득·고학력자라는 특징을 갖는다. 딩크족에 비해 소득은 약간 적지만 집을 소유하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난다. 또 돈에 대한 부담이 없어진 대신 시간 부족을 가장 크게 느낀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가족생활의 기본은 1950년대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 문제이다. 남자는 여전히 직장에 나가고, 여자의 주된 역할은 가사이다.
그러나 여기에 여자들은 가사에다 직장을 위해 시간을 내야 한다는 사실이 추가되었을 뿐이다. 또한 보고서는 듀크족의 아이들이 엄마와 보내는 시간이 양적으로는 줄어들었지만, 질적으로는 전업주부의 아이들만큼 충분하다는 사실을 예로 들며, 여성들이 두 가지의 전일제 직업으로 더욱 피곤해졌다고 분석하고 있다.
8) Yetties(예티족)
신경제(新經濟)가 만들어낸 신세대 인간형을 일컫는다. 예티란 ‘젊고(Young)’, ‘기업가적(En-Trepreneurial)’이며, ‘기술에 바탕을 둔(Tech based)’, ‘인터넷 엘리트(Internet Elite)’의 머리글자를 딴 ‘YETTIE’에서 나온 말이다.
여유롭고 멋진 삶을 즐기는 여피(Yuppie)족과는 달리 20대, 30대인 이들은 민첩하고 유연하며 일에 있어서는 주말과 야간근무도 열심히 하는 열정이 있다. 또한 옷이나 넥타이 등 외모에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자신을 하나의 상품으로 팔기 위한 끊임없는 자기 개발에만 신경을 쓴다. 정보기술산업의 발전은 많은 사람들을 기업인으로 변모시켰으며, 그들은 정보기술산업 분야에 대한 종사 여부로 자신의 존재를 규정한다.
연봉은 약 10만 마르크(약 5000만원)가 넘고, 스톡옵션으로 막대한 돈을 벌기도 하며 유연한 근무환경에서 일한다. 그러나 힘들고 많은 일로 인한 인간관계, 가족간의 유대단절은 이들이 겪어야 하는 최대의 고민이다.
9) Sindies(신디스)
경제적으로 능력이 있는 이혼한 여성들을 가리키는 사회학 용어이다.
'Singleincomed Newly Divorced Woman'의 이니셜에서 따온 사회학 용어로, 이혼은 했지만 경제적으로 능력이 있는 독신 여성 또는 이들 집단을 가리킨다. 여성들의 사회 참여가 늘어나고, 경제적·정서적으로 독립이 가능해지면서 생겨난 사회 현상 가운데 하나로, 이들은 전통적인 가족제도의 그늘에서 살기보다는 비록 혼자 살지언정 가족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살기를 원한다.
대부분이 30대로서 민첩하고 유연하며, 일에서는 주말과 야간근무도 마다하지 않는 열정적인 예티족(Yetties)과 생활양식이 거의 비슷하다. 또 이들은 깔끔하면서도 지적이며, 주로 전문직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다. 항상 휴대용개인정보단말기(PDA)를 가지고 다니며, 무엇이든 차별화된 것을 선호하면서도 지나치게 비싼 것은 피하는 실속파이기도 하다.
나아가 이들은 이혼이라는 말을 싫어해 대신 해혼(解婚)이라는 말을 즐겨 사용한다. 이혼이라는 말은 사회 통념상 결혼에 실패했다는 뜻이 강하기 때문에 결혼을 해결했다는 뜻의 해혼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이런 이혼 아닌 해혼 여성들이 갈수록 늘어나 '싱글 여성모임'과 같은 독신 여성들의 사교·친목 단체도 생겨나고 있다. 이들 모임의 취지는 같은 상황에 있는 여성들끼리 정보를 교환하면서 독립적인 삶을 모색해 보자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10) 아[ah]
미국의 독신 여성들 사이에서 유행하기 시작한 용어로, 결혼 상대가 없어도 행복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결혼 상대가 없어도 행복하다는 뜻으로, 'available and happy'의 머리글자를 딴 것이다. 2001말부터 유행하기 시작한 이 용어는, 미국의 한 귀금속 회사에서 다이아몬드 11개가 박힌 백금반지를 출시하면서 반지에 'ah'라고 새겨 넣은 데에서 비롯되었다.
이 회사는 남자가 다이아몬드 반지를 끼워줄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여성 스스로 반지를 구입해 품격을 높이자는 광고를 내세워 판촉에 들어갔는데, 이 광고가 미국 내 독신 여성들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끌기 시작한 것이다.
일명 '독신자 반지'로 일컬어지는데, 새끼손가락에 이 반지를 낌으로써 은연중에 자신이 독신임을 암시하는 것이다. 반지를 제작한 회사는 미혼 남성들이 여성을 처음 만났을 때 왼손 약손가락(약지)에 반지를 끼고 있는지의 여부에 따라 미혼·기혼을 판단한다는 전략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는데, 이것이 예상외의 효과를 거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여성들의 반응을 단순한 광고 효과에서 찾기보다는, 경제적·정서적 독립이 가능한 독신 여성들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생겨난 사회 현상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따라서 이러한 경향은 앞으로도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11) Dinkpet(딩펫족)
아이 없이 애완동물을 기르며 사는 맞벌이 부부이다. 정상적인 부부생활을 하면서도 의도적으로 자녀를 두지 않는 맞벌이 부부를 일컫는 딩크족(DINK : Double Income, No Kids)과 애완동물을 뜻하는 펫(pet)의 합성어이다. 곧 아이 대신 애완동물을 기르며 사는 맞벌이 부부를 뜻한다. 1990년대 중반 이후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맞벌이 부부의 생활 형태 가운데 하나로, 사랑하는 사람과 신혼처럼 재미있게 살고 싶어 한다는 점에서는 딩크족과 다르지 않다.
그러나 딩크족이 아이를 낳지 않는 반면, 아이가 없어 허전한 점은 애완동물로 대신하는 점이 다르다. 아이가 있어도 좋겠지만, 맞벌이를 하느라 애를 낳아서 기를 시간도 없고, 낳더라도 안심하고 맡길 만한 탁아시설도 없다. 따라서 이들은 아이를 낳아 스트레스를 받느니 차라리 말 잘 듣는 귀여운 애완동물을 기르며 부부끼리 살갑고 즐겁게 사는 것이 낫다고 여긴다.
청소년들이 작고 귀여운 토끼나 햄스터·다람쥐와 같은 동물을 선호하는 데 비해 이들은 감정 교류가 쉬운 개나 고양이를 좋아한다. 전문가들은 사람을 불신하고 싫어하는 사회 풍조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12) Thinkers(싱커스족)
맞벌이를 하면서 아이를 낳지 않고, 일찍 정년퇴직해 여유로운 노후를 즐기는 계층을 일컫는 말이다. 싱커스는 맞벌이(two healthy incomes)를 하면서 아이를 낳지 않고(no kids), 일찍 정년퇴직(early retirements)해서 여유로운 노후생활을 즐기는 사람들 또는 그러한 계층을 일컫는다. 고등교육을 받고 도시 근교에 살면서 전문직에 종사하는 젊은 고소득층인 여피족(Yuppie), 정상적인 부부 생활을 하면서도 의도적으로 자녀를 두지 않는 딩크족(DINKs)에 이어 등장한 새로운 계층 개념이다.
여성의 고학력화와 사회참여 확대, 맞벌이 부부의 증가, 자녀에게 얽매이기 싫어하는 젊은 세대들의 라이프스타일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나타나기 시작한 뒤, 2000년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하였다.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는 이미 폭넓게 확산되어 출산율 저하로 인한 인구 감소, 고령화 사회 등과 관련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데,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을 세계적인 추세로 보고 있다.
13) Anadigi(아나디지족)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적절하게 결합해 디지털적인 삶을 제어하며 사는 사람들이다. 아날로그의 '아나(ana)'와 디지털의 '디지(digi)'를 합성해 만든 신조어이다. 아날로그 시대가 가고 빠르게 디지털화가 이루어지면서, 빠르고 쉬우며 간편한 것만 추구하는 디지털에도 많은 문제점이 있다는 것이 드러났는데, 아나디지족은 디지털 문화에 대한 이러한 반성에서 탄생하였다.
휴대폰·PDA(휴대용개인정보단말기)·무선인터넷·PC 등 디지털 문명이 고도로 발달하면서 각종 정보에 대한 접근이 쉬워지고, 생활에도 많은 편의를 제공하는 등 디지털은 인간의 생활방식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그러나 디지털의 이러한 장점은 동시에 부작용을 낳기도 하는데, 예를 들어 휴대폰을 오래 사용하다 보면 기억하고 있던 전화번호가 갑자기 떠오르지 않거나, 방금 들은 전화번호를 통화가 끝나자마자 잊어버리는 경우가 있다. 또 인터넷을 사용하다 보면 하루에도 수백 통에 달하는 메일이 오고, 웹 사이트를 검색하면서 눈에 띄는 정보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복사하여 폴더에 저장하는 정보 중독증에 걸리는 경우도 있다.
아나디지는 이러한 디지털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비록 디지털보다 느리고 복잡하더라도 아날로그만이 가지고 있는 여유와 느림을 통해서 디지털의 약점을 극복하려는 차원에서 등장하였다. 디지털을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적절히 결합하여 디지털을 제어하며 사는 사람들을 말한다.
14) 허브족 [hub-]
글로벌 시대의 중심축을 이루는 허브 도시를 기반으로 문화의 주류를 이끌면서 유행을 창조하는 탈국가적 인간형이다. 미국 포춘 그룹의 홍콩·런던 사업부 마케팅 이사인 스톨네이커(Stan Stalnaker)가 2002년 출간한 저서 《비즈니스 정글, 허브 Hub Culture》에서 처음 사용하였다. 이 책에서 허브는 '중심이 되는 도시와, 거기에 살면서 문화의 주류를 만들고 유행을 창조하는 사람들, 그 곳에서 탄생하는 중심적인 비즈니스 성향'을 통틀어 일컫는다.
수레바퀴를 뜻하는 허브는 이 책 이전에도 '-의 중심지', '-의 중심축' 등을 비유하는 용어로 널리 쓰였는데, 예를 들어 '동북아시아의 허브공항' 하면 동북아시아 공항의 중심 역할을 하는 공항이라는 뜻이다. 허브족 역시 이와 같은 허브의 개념을 그대로 빌려 온 것으로, 글로벌 시대의 중심축을 이루는 허브 도시를 기반으로 문화의 주류를 만들어 내고, 새로운 유행을 창조하는 일련의 사람들을 가리킨다.
이들은 국경을 초월하는 탈국가적 마인드를 바탕으로 세계 곳곳의 허브 도시에 거주하면서 네트워크를 이용해 취미·가치관 등을 공유하는 한편, 여러 곳의 허브 도시를 오가면서 새로운 유행을 만들어 낸다.
주요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다문화적 배경을 들 수 있다. 이들은 국가간 또는 지역간 거리를 초월하여 강한 공동체 의식을 가지고 있는데, 서로 다른 문화권에서 자란 두 사람이 결혼해 장거리를 오가며 만나는 커플의 경우가 대표적인 유형이다. 둘째, 이메일과 문자 메시지를 이용한 의사소통에 익숙하다. 셋째, 취미·가치관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허브 도시를 오가며 하나의 혼합된 문화를 형성하기 때문에 일과 생활 사이의 경계가 뚜렷하지 않다.
15) Duppies(두피족)
계속되는 경기 불황으로 인해 자신의 전문 분야를 고집하지 않고 직장을 찾는 데 주력하는 전문직 종사자들을 일컫는다. 영어 'depressed urban professionals'의 약칭으로, 한국어로는 '풀 죽은 도시 전문직 종사자'로 번역된다. 계속되는 경기 불황으로 인해 미국에서는 기존의 전문직 종사자들이 일자리를 얻지 못하게 되면서, 자신의 전문 분야와는 상관없이 연봉이 적더라도 일단 직장을 찾는 데 주력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두피족은 자신의 전문 분야를 고집하지 않고, 비록 불완전 취업일지라도 우선적으로 일자리를 찾는 데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을 가리켜 2003년 CNN이 붙인 용어이다.
이들은 과거 10만 달러 이상의 높은 연봉을 받았으나, 이제는 시간당 10달러 안팎의 임시직 근무도 마다하지 않는다. 또 어떤 일자리도 꺼리지 않고, 이전의 직급보다 낮은 직급으로 재취업을 시도하며, 최첨단 연구소에서 일하던 전문가들도 백화점이나 식당 등 서비스업에 종사하면서 돈을 모으는 데 주력한다.
무작정 돈 벌기에만 급급한 것은 아니고, 이전에 모아 둔 재산을 잘 활용하면서 불황이 끝날 때를 기다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두터운 인간관계를 활용해 창업을 시도하는 사람도 있다. 그밖에 윤택했던 과거보다는 못하더라도 애완동물 기르기, 영화감상, 학원수강 등과 같은 취미활동을 하면서 현재의 불완전한 상황을 극복하기도 한다. 조사 결과 2003년 5월 현재 미국의 전체 실직자 가운데 50%가 넘는 사람들이 두피족인 것으로 나타났다.
16) 거품족
기업 조직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직장인을 의미한다. 버블족이라고도 한다. 한국 경제가 거품경제 현상을 보이던 1986년부터 1990년 사이에 대학생활을 했거나 직장인 가운데 기업 조직이나 환경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을 일컫는다.
이들의 특징은 무관심·무능력·무책임의 3무(無)로 대변된다. 1990년대 중반부터 거품경기가 사라지면서 변화하는 기업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불평불만만 늘어놓는 젊은 직장인들이 늘어나면서 생겨났다.
이들은 조직의 입장보다는 개인의 입장을 먼저 생각하고, 모든 책임을 조직에게 돌리며, 주어진 업무나 지시 외에는 좀처럼 찾아서 일을 하지 않는다. 자신의 업무 외에 회사의 거시적인 경영에 대해서는 무관심하다. 자신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평가에도 관심이 없고, 승진욕이나 경쟁의식도 없다. 일에 대한 애착도 없어 공과 사를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면서도 자신의 능력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낙관하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 주인의식 없는 갤러리족(族)과 비슷한 유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