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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연수자료

학부모 정책의 법제화 : 학부모의 학교교육 참여권 보장 법제의 실태와 평가를 중심으로/허종렬

작성자백한진|작성시간10.12.15|조회수168 목록 댓글 0

학부모 정책의 법제화 : 학부모의 학교교육 참여권 보장 법제의 실태와 평가를 중심으로
허종렬(서울교육대학교 교수, 한국 법과인권교육학회장)
E-mail: jrhur@snue.ac.kr
한국교육개발원 교육정책포럼 : 2010.11.25

 

헌법상 학부모의 교육권

 

   헌법 제31조 제2항은 “모든 국민은 그 보호하는 자녀에게 적어도 초등교육과 법률이 정하는 교육을 받게 할 의무를 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은 학부모에게 교육의 의무를 지우고 있는데, 이것은 학부모가 자녀에 대한 자연법상의 일차적인 교육권을 가지고 있음을 전제로 한 것이다. 독일기본법 제6조 제2항 제2문은 이 점을 확실히 하여 “그 자녀의 부양과 교육은 부모의 자연적 권리이자 그들에게 부과된 일차적 의무이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요컨대, 학부모의 권리는 본래 자연법상의 권리로 인정된 것이며, 이것이 헌법상 권리로 확인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참고로 현행 교육기본법 제13조는 부모의 교육권을 아래와 같이 구체화하고 있다.

 

제13조 (보호자) ① 부모등 보호자는 그 보호하는 자녀 또는 아동이 바른 인성을 가지고 건강하게 성장하도록 교육할 권리와 책임을 가진다.

② 부모등 보호자는 그 보호하는 자녀 또는 아동의 교육에 관하여 학교에 의견을 제시할 수 있으며, 학교는 이를 존중하여야 한다.

 

   독일 법리에 의하면 학부모의 헌법상 권리에는 크게 자녀의 교육진로결정권을 포함한 협의의 교육권과 교육정보권 등을 포함하는 학교교육 참여권, 자녀 및 가정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기 위한 방어권 등이 포함된다.1) 위의 교육기본법 제13조 제1항은 협의의 교육권을 규정한 것이라 할 수 있으며, 제2항은 학부모의 학교 교육 참여권을 보장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하에서 학부모의 권리 중 특히 지금 정부에서 관심을 가지고 있는 학교 교육 참여권의 법제화 과제를 중심으로 검토해보고자 한다. 보통 학부모의 학교교육 참여권은 개인의 권리로써 보다는 학부모 집단의 권리로써 논의되고 있다.

 

 

   현행 법령상의 학부모의 학교교육 참여권 보장 실태

 

   법제처 홈페이지에서 ‘부모’, ‘학부모’, ‘보호자’ 등의 용어를 입력하여 학부모의 권리와 의무 보장 실태를 분석해 보았다. 그 결과 ‘법령 제목’에 ‘부모’가 들어간 경우가 1건(한부모가족지원법과 동법시행령, 시행규칙)이 있으며, ‘본문’에 ‘부모’ 또는 ‘학부모’가 포함된 경우가 각각 172건, 47건이다.

 

   학부모의 학교교육 참여권이 위에서 분석한 법령들에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구현되어 있는가 하는 점을 보면, 대체로는 단순한 의견 제시부터, 학교교육 혹은 학교 예산, 학생 건강검진 결과 등에 대한 정보권, 각종 교육 관련 위원회 참여권, 자발적 혹은 간접적 교육 참여권 등의 형태로 구체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관련 내용들을 구체적으로 보고자 한다.

 

   가. 학부모의 의견 제시권 및 학교 등의 수렴, 존중 의무

      (1)학교에 대한 의견 제시권(교육기본법 제13조 제 2항)

      (2)유아 및 초중등교육기관 평가 참여권(유아교육법 시행령 제22조 등)

      (3)학생징계시 의견진술권(초·중등교육법 제18조)

      (4)교원노조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 체결시 의견 제시권(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 제6조)

 

   나. 학부모의 교육정보권

      (1)학교 발전기금 집행계획 및 내역과 결산에 대한 정보권(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64조)

      (2)사립학교 이사회 회의록 공개청구 및 열람권(사립학교법 시행령 제8조의3)

      (3)건강검사 결과 정보권(학교보건법 제7조등)

      (4)학교예산 및 결산 정보권(공립 초·중등학교 회계규칙 제46조)

 

   다. 각종 학교 위원회 참여권

      (1)학교운영 참여권의 일반적 보장(교육기본법 5조)

      (2)학교운영위원회 참여권(초·중등교육법 31조)

      (3)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참여권(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시행령 9조)

 

   라. 학부모의 교육의무 및 학교지원

      (1)의무교육경비 등의 부담 의무(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37조)

      (2)학교운영지원비 등의 부담(초·중등교육법 30조의2)

      (3)학교발전기금의 납부(초·중등교육법 시행령 64조)

 

 

   학부모의 학교 교육 참여권 보장 실태의 평가와 문제점

 

   위의 법령들에서 학부모의 학교교육 참여권을 보장하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는 역시 위의 각종 위원회 특히 학교운영위원회에 학부모위원이 참여하도록 하는 제도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이 제도 하에서 많은 학부모들이 학교 운영에 관한 각종 자문 및 심의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위의 위원회에 참여하는 학부모들의 대표성이 약한 결과 이들이 학교 전체 학부모들의 의사를 반영하는데 미흡하다는 점이다. 물론 현재에도 학부모 위원 선출을 위해 입후보의 자유를 주고 학년별로 학부모들이 모여 위원을 선출하는 방법을 취하고 있지만 학부모의 참여도가 높지 않아 이런 정도만으로 대표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하기가 어렵다.

 

   아울러 학부모 단체가 법제화되어 있지 않은 관계로 학부모 위원의 선출 과정이 끝난 이후에는 이들이 학부모 전체의 의사를 묻거나 혹은 운영위원회의 결과를 사후 보고하는 등의 법적 장치가 확보되어 있지 않아, 학부모들의 의사를 대변한다고 하는 말이 별로 큰 공감을 주지 않고 있는 것이다.

 

 

   학부모단체의 법제화 방향

 

   앞으로 학부모의 학교교육 참여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해서는 학부모단체의 법제화가 필요하다고 본다.

   학부모단체의 법제화와 관련해서는 교육부가 1991년에 이미 정책과제로 “학부모의 학교교육 참여 활성화 방안”을 검토한 바 있는데, 그 내용 중에 지금 참고해도 유용한 다양한 방안들이 제시되어 있다.

 

   예컨대, 학부모단체의 유형으로는 이를 법제화한 유럽형과 임의단체인 일본형, 미국형이 있지만2), 우리나라는 차제에 이를 법제화하자는 내용부터, 회원자격, 목적, 활동, 성격, 조직, 운영, 재정에 이르기까지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고 있는데, 그 기본 방향을 보면 다음과 같다.3)

 

   첫째, 조직적으로는 학부모로만 구성된 단일 조직, 학부모-교사회 조직(이른바 사친회), 학부모-교사 일부 조직 등 3가지 안을 지역과 실정에 맞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둘째, 참여 단위로는 단기적으로 학급, 학년, 학교별로 조직하고, 장기적으로 지역협의체, 학교급별 협의체, 전국연합체를 조직하도록 한다. 셋째, 기능 면에서는 학교 운영 참여, 회원 자체 연수, 다른 사회단체와의 협력 등의 기능을 가지되, 학교의 전문적 사항이나 학교 관리에는 간섭하지 않는다. 넷째, 노선에서는 정치적 및 종교적 중립성을 표방하고, 영리 목적의 활동을 하지 않는다. 다섯째, 재정 면에서는 학부모회는 회원의 회비로 운영한다.

 

   교육부의 학부모의 학교교육 참여 제도화 노력은 그 후 1995년부터 학교운영위원회 제도의 도입과 함께 학부모위원의 위원회 참여를 법제화하면서 한 단계 구체적인 진전을 이루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학부모들의 학교 참여는 미흡한 상태이며, 위의 학교운영위원회 참여도 학부모회의 법제화가 이루어지지 않아 위에서 본 것처럼 대표성을 갖추지 못하는 등의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이에 현 정부 들어서 교육과학기술부는 2009년 5월 그 부처 내에 학부모정책팀을 설치하여 학부모 정책의 변화를 적극 이끌어내려고 하고 있으며, 그 비전을 “학부모와 함께 만들어가는 교육 선진화”로 규정하고 있다. 이를 위한 학부모의 교육 참여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학부모 교육 및 학부모를 위한 서비스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 정부는 이를 위하여 학부모 지원을 위한 법령 제·개정에 노력하고 있으며, 구체적으로는 ‘학부모의 자녀 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을 추진하고, 학부모 활동 및 재정 지원 근거 마련을 위한 초·중등교육법 개정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4)

 

   필자는 학부모 정책의 법제화와 관련하여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학교운영위원회에 참여하는 학부모들(학부모 위원)이 선출되는 과정에서부터 대표성을 갖추도록 합리적인 절차와 방법을 법적으로 보장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5)

   다행히 현재 초중등교육법시행령은 그 제59조 2항에서 다음과 같은 관련 내용을 규정하고 있다.

 

   학부모위원은 학부모 중에서 민주적 대의절차에 따라 학부모 전체회의에서 직접 선출한 다. 다만, 학교의 규모·시설 등을 고려하여 위원회규정이 정하는 전체회의에서 선출하기 곤란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당해 위원회규정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학급별 대표로 구성된 학부모대표회의에서 선출할 수 있다.

 

   따라서 위 조항을 잘 활용하면 선출과정에서의 대표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도 평상시 학급 및 학년과 학교학부모단체의 활동이 활성화되어 있을 때 대표성이 더욱 강화된다고 할 것이다. 또한 학부모들이 학부모위원으로 선출된 이후에도 계속하여 그 전체 구성원의 의견을 제대로 수렴하고 그 결과를 학교운영위원회에 그대로 반영하며, 그 반영된 결과를 학부모단체에 사후 의무적으로 보고하도록 하는 장치를 확보하는 것이 학부모들의 학교 교육 참여를 실질화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1) 이하의 내용은 졸고, 교육에 관한 국가의 권한과 그 한계-독일기본법상 교육고권에 관한 학설과 판례를 중심으로,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법학박사학위논문, 1993에서 부분 수정, 발췌, 편집한 것임.

 

2) 미국도 2000년대 초반 이른바 No Child Left behind Act에서 학부모들의 학교 참여를 법제화하고 있다. 즉, 각 지역 교육청에 학부모의 학교교육 참여를 의무화하고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각 학급 혹은 학년이나 학교 단위의 학부모단체 법제화를 의무화한 것은 아니다. 그런 점에서 여전히 일본과 같이 임의단체형이라 분류하는 것이 맞을 것으로 본다. 이 점과 관련해서는 강소연 외, 학부모정책 운영 방향 및 정책 과제 연구, 교육과학기술부, 2009. 7, pp. 84-90 참조.

 

3) 이원설·강영삼·강인수, 학부모의 학교교육 참여 활성화 방안, 교육부, 1991.12, pp. 74-94 참조.

 

4) 교육과학기술부, 학부모정책의 추진 방향(시안)-학부모와 함께 만들어가는 교육선진화-, 학부모의 교육 참여 활성화를 위한 공청회 자료집, 2009.8.12 참조.

 

5) 학부모위원 선출 과정 관련 문제 제기에 관해서는 강소연 외, 위의 보고서, pp. 76-77도 참조할 필요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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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약력
허종렬 교수는 서울교육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며, 동대학교 법교육연구소 소장을 겸하고 있다. 법무부 법교육위원회 위원, 국가인권위원회 인권교육포럼 운영위원, 한국 대학교육협의회 대학자율화추진위원회 자문교수 및 정책자문회원회 위원, 한국 법과인권교육학회 회장직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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