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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향 詩 사랑방

강변에서

작성자은혜|작성시간26.06.09|조회수0 목록 댓글 0

강변에서

이희강

 

종일 내리던 비 그치고

능선에 걸린 석양이

그려 놓은 노을빛 강물

검은 새 떼 날아 오른다

구드래 나루 선착장에

해를 따라 돌던 해바라기

주홍빛 융단에 얼굴 묻고

곱게 분칠하고 있다

강둑 길섶에 촉촉이 젖은 풀잎

강바람에 빗물 털어 내고

강변을 수놓았던 노랑 꽃

가녀린 몸 추스리고 있다

산 그림자 물 속에 누인 채

곤하게 잠든 앞산 등불 켜지면

둥지 찾아 든 새들의 재잘대는 소리

풀벌레 함성에 묻혀 창공을 찌른다

하늘의 뭇별들 지상으로 내려와

강마을에 깃든 어둠 사르고

일제히 켜진 가로등 아래

소슬바람 스치고 지나가면

풀 섶에 엎드린 가을이

머뭇거리고 있는 여름 밀어내고

강둑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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