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리 벽 이순희 그대 만나러 가는 길 멀었다 노란 국화 화분 놓인 가파른 계단에 눈물로 뿌려진 사연들 지긋이 즈려밟고 오르니 영혼들의 쉼터 달뜨는 마을에 들어서면 묵직한 정적 흐르고 슬픈 미소로 반기는 사진 속의 그대 유리 벽에 손바닥 대고 추억 나누면 살가운 온기 뼛속으로 스며들고 고독 달래주던 담배 한 갑 애지중지 아끼던 스마트 폰과 돋보기 정겹게 눈 맞추고 있다 볼 수도 만질 수도 없는 이승과 저승의 경계 유리 벽 앞에서 애태우는 그대와 나의 거리인 것을 작은 새들의 청아한 노래 풀꽃향기에 실려 오고 살포시 내려앉은 가을 햇살 열린 문틈으로 쏜살같이 들어 왔다 그대 두고 오는 길 담장 위에 핀 검은 장미 소슬바람에 흐느끼고 청명한 하늘에 뜬 조가비 달 뭉게구름 헤치고 나와 아픈 상처 꿰매 주고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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