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만나러 가는 길
이순희
귀성 차량으로
주차장을 방불케 한 고속도로
민족 대이동의 행렬에
참여하지 못한 우리 가족
아침 일찍 남편의 안식처인
분당 추모 공원에 갔다
건장한 두 아들을 차에 싣고
밀릴것을 걱정했으나
예상 외로 도로는 뻥 뚫려 있었다
가끔 끌고 다니는 차여서
잔뜩 긴장하며 조심 조심 운전 했다
빨리 갈 수 있는 길을 잠깐 고민했지만
평소 다니던 길을 택했다
한강을 끼고 아차산 길 따라
천호대교 건너 올림픽 공원쪽으로 달렸다
평일에도 혼잡했던 복정역 한산했다
분당을 향해 가면서 두 아들에게 말 걸었다
들어주는 척 하면서 웃기도 했지만
이제 그만 하라며 이어폰을 낀 준현이
인내심 가지고 응대해 주는 승현이
스쳐가는 바람에게서 가을 냄새가 났다
에어컨을 켜야 할 만큼 뜨거운 날씨에
선크림 듬뿍 바르고 올걸 하는 후회가 들었다
다른 길로 가지 않고 무사히 추모공원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리기 전 두 아들에게 외쳤다
<우린 잘 먹고 잘 살고 있으니 걱정 마시라고
아빠한테 말해 줄꺼야>
<그러네요> 승현이가 싱겁게 웃는다
님 만나러 가는 천국 계단엔
갈 꽃이 무더기로 피어 하얗게 웃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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