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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형중 열국지 118

작성자김상규|작성시간21.04.09|조회수184 목록 댓글 0

[列國誌] 118

■ 1부 황하의 영웅 (118)

제2권 내일을 향해 달려라

제 17장 백수(白水)의 노래 (3)

북행 모임에서 돌아오자마자 제환공(齊桓公)은 수(遂)나라 토벌 준비에 착수했다.

본래 수(遂)나라는 순(舜)임금의 후손에게 봉해진 나라로 지금의 산동성 영양현 일대이다.

군주의 성은 규.

그러나 수(遂)나라 영토는 워낙 노나라 도성 곡부와 가까웠다.

세월이 흐르면서 노나라 속국으로 전락하여 겨우 명맥만을 유지하고 있었다.

제환공(齊桓公)이 수나라를 치려는 명분은 뚜렷했다.

- 왕명을 어기고 회맹에 참가하지 않는 제후는 토벌한다.

병력은 병차 2백 승과 그에 달린 갑사 2만 명.

총대장은 관중(管仲).

"중보의 전투 지휘 능력을 천하 제후들에게 널리 알릴 필요가 있을 것이오.“

관중(管仲)은 제나라 재상에 오른 이래 아직 전쟁을 치러보지 않았다.

다른 대부들도 그러했지만, 제환공 자신도 관중의 전투능력에 대해 궁금증을 품고 있었으리라.

병차 2백 승이면 충분한 병력이라고 할 수는 없다.

수(遂)나라가 노나라의 부용(附庸)임을 감안하면 당연히 노나라에서 구원군을 파견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오히려 병차 2백 승으로는 부족할지도 몰랐다.

그러나 관중(管仲)은 아무 소리도 하지 않고 병차를 거느리고 수나라로 향했다.

일종의 시험인 것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임치에서 수나라로 향하는 가장 가까운 통로는 문수(汶水)를 따라 나있는 길이다.

관중(管仲)은 그 길을 병차를 몰고 달렸다.

'항복해올 것인가, 아니면 저항할 것인가.'

국경을 넘을 때까지 적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이것만 가지고는 아직 수(遂)나라가 항복해올 것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었다.

노나라 구원군을 기다리고 있는 것일지도 몰랐다.

관중(管仲)은 하루에 30리씩 진군하면서 연신 첩자들을 노나라와 수나라로 내보냈다.

문수(汶水)가의 영 땅을 지나면서 적병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척후병임에 틀림없다.

아직 적의 주력부대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었다.

'항복은 아니다.‘

관중(管仲)은 이렇게 단정했다.

수(遂)나라가 항복할 뜻이 있었다면 관중이 국경선을 넘기 전에 항복 사자를 보내왔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의 판단은 정확했다.

영 땅을 통과한 지 하루 만에 첩자들로부터 보고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 적의 병력이 박(博) 땅에 집결해 있습니다.

- 노나라 구원군이 박 땅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적의 연합 병력은 병차 5백 승이라고 했다.

관중(管仲)이 이끄는 군대보다 무려 2배가 넘는 병력이다.

'어려운 싸움이 될지도 모르겠다.'

좌우는 드넓은 구릉지대.

관중은 주변 풍경을 바라보면서 무엇인가 골똘히 생각에 잠겼다.

"학익진(鶴翼陣)를 펼쳐라.“

좌우로 갑사군을 배치하여 양 날개로 삼고, 가운데는 병차 2백 승을 모두 집결시켰다.

일반적으로는 그 반대로 배치하는 것이 상식이다.

장수들은 고개를 갸웃 흔들었으나 잠자코 관중의 지시에 따랐다.

마침내 박(博) 땅 넓은 초원지대에 양군은 대치했다.

적장은 노나라에서 파견된 조말(曺沫)이었다.

조말이라면 북소리 한 번에 포숙 군을 격파한 적이 있는 명장이었다.

먼저 공격을 가한 것은 관중(管仲)이었다.

병차 2백승과 2만의 군사들이 학날개 모양으로 돌진하기 시작했다.

적은 방진(方陣)를 구축한 채 견고한 수비 태세를 갖추고 있었다.

제군(齊軍)의 예기를 꺾으려는 의도가 분명했다.

"돌격대를 내보내라!“

관중(管仲)의 입에서 명령이 떨어졌다.

그러자 돌연 50승의 병차와 5천 명의 갑사가 쏜살같이 본대에서 떨어져 나가

적의 방진(方陣) 한가운데를 부딪쳐 들어갔다.

"앗!'

무모한 돌진이었다.
그것은 자살행위나 마찬가지였다.

아군도 놀랐고, 적군도 놀랐다.

맨 앞서 돌진하던 병차 한 대가 노군(魯軍)의 병차와 부딪치려는 순간이었다.

굳게 닫힌 철문처럼 버티고 있던 노군의 방진에 변화가 일었다.

아니, 변화라기보다는 흐트러짐이었다.

맨 앞에 방진(方陣)을 구축하고 있던 노군의 병차대가

달려오는 제군(齊軍)의 병차와 충돌을 피하기 위해 좌우로 갈라졌던 것이다.

그 안으로 제군의 병차가 빨려들듯 사라져 들어갔다.

두번째, 세 번째 병차들도 마찬가지였다.

"길을 내주지 마라!"

조말(曺沫)이 악을 쓰는 소리가 관중의 귀에까지 들려왔다.

그랬다.
그것은 자살 행위가 아니라 돌파였다.

방진(方陣)안으로 들어간 50승의 병차와 5천명의 군사들은 노군의 방진을 멋지게 반으로 갈라놓은 것이었다.

이어 그들은 다시 방향을 바꿔 반으로 갈라진 노군의 진형을 또 반으로 가르기 시작했다.

바로 그러할 때 관중(管仲)이 북을 힘차게 두드렸다.

둥둥둥! 두말할 나위도 없이 총공격 신호였다.

"와아 - !“

제군(齊軍)은 병차와 병사들이 한덩어리가 되어 4분의 1로 갈라져

우왕좌왕하고 있는 노군을 잡아먹을 듯 에워쌌다.

그 바깥 편에서 공격을 퍼붓는 군사들에게는 신경도 쓰지 않았다.

4분의 1로 고립된 노군(魯軍)은 눈깜짝할 사이에 섬멸되어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을 지경이 되었다.

둥둥둥!
북소리가 빨라지자 제군(齊軍)의 병차와 병사들은 방향을 틀어 또 다른 노군을 향해 덮쳐들었다.

"돌진! 적진을 관통하는 즉시 하나로 뭉쳐라!“

병차와 병사가 한덩어리가 되어 움직이고 있었다.

노나라 장수 조말(曺沫)의 눈에 그것은 병사를 잡아먹는 괴물처럼 보였다.

이 상태로 가다가는 전멸당할 것 같은 공포감에 사로잡혔다.

"퇴각하라!“

조말(曺沫)은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병차를 돌려 달아나기 시작했다.

이로써 싸움은 일방적으로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되고 말았다.

대승이었다.

관중은 병차 2백 승으로 병차 5백 승의 노군을 단번에 격파해버렸다.

조말은 패잔병을 겨우 수습해 귀음(龜陰) 방면으로 달아났다.

관중은 그에 만족하지 않고 조말의 뒤를 바싹 추격했다.

그들의 진격은 마치 성난 파도 같았다.

"노군(魯軍)이 진형을 갖추기 전에 쳐부셔야 한다.“

제 2차 전투는 귀음(龜陰)에서 벌어졌다.

조말의 군대가 한창 진채를 세우는 중에 제군(齊軍)이 들이닥쳤다.

싸움다운 싸움을 해보기도 전에 노군은 또 한번 패배를 당했다.

또다시 쫓겨 수나라 도성인 수성(遂城)을 바라보고 달아났다.

그러나 어찌 알았으리오.

조말은 촉(蜀) 땅을 지날 무렵

좌우 구릉 뒤편에 매복해 있던 제군(齊軍)에 의해 또 한 번 철저히 격파당했다.

"아, 나의 움직임이 관중의 손바닥 안을 벗어나지 못하는구나.

내 어찌 세 번 싸워 세 번 모두 패할줄을 짐작이나 했으랴.“

조말은 겨우 병사들 틈에 섞여 노나라 도성으로 돌아와 탄식했다.

수(遂)나라 군주는 노나라 구원군이 일거에 박살나 흩어지자

성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 관중(管仲)에게 무릎을 꿇고 항복했다.

🎓 다음에 계속........
출처 - 평설열국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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