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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시 감상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신석정

작성자박수호|작성시간26.06.08|조회수49 목록 댓글 0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신석정

 

 

 

어머니

당신은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깊은 삼림대를 끼고 돌면

고요한 호수에 흰 물새 날고

좁은 들길에 들장미 열매 붉어

멀리 노루새끼 마음 놓고 뛰어다니는

아무도 살지 않는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그 나라에 가실 때에느 부디 잊지 마셔요

나와 같이 그 나라에 가서 비둘기를 키웁시다

 

어머니

당신은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산비탈 넌지시 타고 나오려면

양지밭에 흰 연소 한가히 풀 뜯고

 

길 솟는 옥수수 밭에 해는 저물어 저물어

먼 바다 물소리 구슬피 들려오는

아무도 살지 않는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어머니 부디 잊지 마셔요

그때 우리는 어린 양을 몰고 돌아옵시다

 

어머니

당신은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오월 하늘에 비둘기 멀리 날고

오늘처럼 촐촐히 비가 나리면

뀡 소리도 유난히 한가롭게 들리리다

서리가마귀 높이 날어 산국화 더욱 곱고

노란 은행잎 한들한들 푸른 하늘에 날리는

가을이면 어머니! 그 나라에서

양지밭 과수원에 꿀벌이 잉잉거릴 때

나와 함께 고 새빨간 능금을 또옥똑 따지 않으렵니까?

 

 

 

 

<시 읽기>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신석정

 

신석정은 전북 부안 출신의 시인이다. 1927년에 기우는 해를 내놓으며 문단에 나왔다. 1974년 고향집에서 고혈압으로 사망할 때까지 47년 동안 낭만주의적 정서를 담은 서정시를 썼다. 시인은 첫 시집 촛불과 두 번째 시집 슬픈 목가를 통해 목가적 서정시의 경향을 드러냈다. 하지만 일제강점기 때는 검열과 탄압에 굴하지 않고 저항시를 썼다. 4·195.16을 거치는 동안에도 시인의 자존감을 꺾지 않고 독재에 꿋꿋하게 맞섰다.

 

우리 시 중에 동경과 목가적 꿈을 이토록 곱게 아로새긴 시가 있을까? 어머니를 호명하며 이어지는 감미로움이 가득한 구절들은 우리 안의 깊은 정서를 자극한다. 내 기억에 이만한 목가풍의 서정시는 없다. 먼 나라에 대한 동경은 역설적으로 현재의 삶에 드리워진 황폐함과 곤핍감을 환기시킨다. 시인이 동경하는 머 나라는 어떤 나라인가? “고요한 호수에 흰 물새 날고/좁은 들길에 들장미 열매 붉어/멀리 노루새끼 마음 놓고 뛰어다니는나라이고, “양지밭에 흰 염소 한가이 풀을 뜯고/길 속는 옥수수 밭에는 해는 저물어 저물어/먼 바다 물소리 구슬피 들려오는나라다. 이 나라는 아무도 살지 않는나라라는 점에서 세상엔 없는 유토피아에 더 가깝다.

장석주삶에 시가 없다면 너무 외롭지 않을까요포레스트북스,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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