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은 조각되어
글라스 컵 모양과 닮은 추상화
나비 같기도 하고 꽃 같기도 하다
무슨 말을 해야 할까
물어볼 수 없었다
지구가 돌아가며 하루에 한 번은 물구나무를 서지만
자전을 물어보지 않았다
사계절 열대과일을 볼 수 있는 세상에
얼음을 뚫을 수 있는지 없는지 의심하지 않았다
거뭇한 색과 노랑이 서로 다투어 태양이 이겨도
태양은 서쪽으로 기울고 어둠이 그 뒤를 따르는데
귀 기울이지 않았다
이제 모든 눈동자는 얼음 조각으로 달려들어
가벼운 울렁증처럼 움직이지 않고 눈에 담고 있다
언제 녹아내릴지 몰라 결을 읽고 읽어낸 비밀을 알아내
한숨 쉬고 있다
얼어 버린 호수에 봄은 오겠지
달걀 속 노른자위처럼 살 수 없는 일이겠지
얼음 조각은 추상화로 되었다 영혼 없이 녹아내리는데
그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하겠지
우리는 지금 여기서 물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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