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목표
내 생애 목표는, 일을 끝내고 창밖으로 눈길을 주다가 어느새 창 가득한 가을을 보며 나마저 잊어버리는 일입니다 퇴근길에 무심했던 들풀을 한참 동안 쪼그려 앉아 바라보는 일입니다 해질녘 길을 달리다가도 차 세우고 노을을 바라보면서 어둠에 잠겨보는 일이며, 집으로 돌아오는 길 어둠에 잠겨버린 내가 서있던 자리를 뒤돌아보는 일입니다 식구들이 식탁에 모여 저녁을 먹는 일입니다 아내가 좋아하는 조기를 뼈 발라서 밥 위에 얹어 주는 일입니다 아이들에게는 그들이 만나는 세상에 대한 느낌을 물어보는 일이며 별 쓸모없는 일이지만 그들이 살아갈 세상을 걱정해 보는 일입니다 그리고 아이들의 방바닥에 떨어져 있는 책을 주워 책상 한가운데 반듯하게 놓아보는 일입니다 내 생애 목표는 이런 일들을 해보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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