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름의 소리
오래전에 <침묵의 소리sound of Silence>라는 노래가 유행했었다. 침묵인데 소리가 난다. 들리지 않으나 지르는 소리다. 지르지 않아도 들리는 소리일 수도 있다. 내가 지르는 소리가 아니다. 내가 지른다면 지르지 않을 수도 있었다. 지르고 말고 하는 소리가 아니었다. 신음이라고도 했다. 그런 ‘침묵의 소리’에 먼저 귀 기울여야 한다. 무엇을 내지르기 전에 먼저 들어야 한다. 모름이 나에게 밀고 들어오는 소리다. 삶이 내게 던지는 소리이다. 내가 소리를 지르는 것이 아니라 소리가 나를 지른다.
―정재현, 『통찰』, 동연,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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