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함께 시 할머님 49제 지내러 보성에 내려갔다가
인근에 있는 친정엄마 집에 들렀습니다.
엄마가 깜짝 놀라면서 두 사람이 웬일이냐고 지례 겁부터 먹었습니다.
전후사정을 얘기하니 엄마는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
“가시네가 근다고 미리 기별이라도 하고 와야제…”
저녁이라도 해먹고 가라는 엄마를 가까스로 달랬습니다.
“엄마, 지금 올라가지 않으면 내일 김 서방 출근 못해요.
그냥 서울 올라가려다 그래도 엄마 얼굴이나 한번 보려고 왔어요”
그래서 딱 15분 동안만 엄마 얼굴만 볼 수 있었습니다.
그 사이 엄마는 부랴부랴 서둘러 저에게 줄 먹거리를 챙기셨습니다.
보리쌀과 현미 쌀, 된장, 대파에 참기름, 시금치, 김치 한통, 물김치 한통을
차 트렁크 안에 실었습니다.
“엄마! 딸년은 다 도둑년이지?”
“쯧쯧쯧! 써글년이 별소리를 다 헌다니께.
니년 입에서 은제쯤이면 ‘엄마 더 퍼줘! 엄마, 저것도 퍼 줘’라는 말을
들을랑가 몰것다. 암소리 말고 주는 대로 가져가랑 께 그래싼네”
된장을 듬뿍 퍼주시는 엄마에게 그만 담으라고 했다가
욕만 한바가지 먹었습니다.
친정엄마마음은 더 퍼주지 못해서 안달이었습니다.
왜 꼭 이럴 때 시어머님과 친정엄마랑 비교되는 가 모르겠습니다.
서울로 올라가는 길에 나는 엄마생각에 코끝이 찡해졌습니다.
나는 나쁜 딸년입니다.
옆에서 운전하던 남편이 힐끗 돌아다보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입만 꼭 다물고 있습니다.
<주부M님의 글을 추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