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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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약 심리적 고통이나 해결하고 싶은 문제를 가진 사람에게 심리학적 전문 지식을 활용하여, 문제를 해결하거나 삶의 질을 향상시키도록 돕는 전문적 활동
분류 | 임상 심리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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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연구자들의 정의
많은 연구자들이 심리 치료를 정의했다. 월버그(Wolberg, 1977)는 심리 치료를 “증상을 제거하거나 수정 또는 경감시키고 장애 행동을 조절하며 긍정적 성격을 발달시키기 위해 훈련된 사람이 환자와 전문적인 관계를 형성하여 정신적 문제를 심리학적 방법으로 치료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임상 심리학자 가필드(Garfield, 1995)는 “심리 치료는 치료자와 내담자 간의 언어적 상호작용을 통해 치료자가 내담자에게 어려움을 극복하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코르시니(Corsini, 2002)가 편집한 『심리학 백과사전』에 따르면 심리 치료는 “성격 이론에 근거하여 사고, 감정, 행동의 바람직한 변화를 이루기 위한 체계적 방법”이라고 정의되어 있다.
이를 종합하면 심리 치료는 심리적 고통이나 해결하고 싶은 문제를 가진 사람에게 심리학적 전문 지식을 활용하여, 문제를 해결하거나 삶의 질을 향상시키도록 돕는 전문적 활동으로 요약 정의할 수 있다.
2. 심리 치료와 상담의 관계
심리 치료와 상담은 유사한 측면이 있는 활동이며 두 용어가 혼용되는 경우가 많다. 그동안 한국에서는 임상 심리학자와 정신과 의사들이 하는 활동은 심리 치료라 하고, 상담 심리학자들이 하는 활동은 심리 상담이라고 했다. 하지만 최근 임상 심리학자들이 하는 치료적 활동을 심리 상담이라고 칭하기도 하고, 상담 심리학자도 자신의 활동을 심리 치료라 부르는 등 둘의 구분이 모호해지고 있다. 이 둘의 개념이 같은 것인지 다른 것인지, 다르다면 근거가 무엇인지, 개념을 구분하는 경계가 무엇인지는 아직까지 논의 중이다.
심리 치료와 상담의 관계에 대한 학자들의 입장은 크게 네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박성희, 2006). 첫째, 심리 치료와 상담은 같은 것이라는 견해이다. 이는 심리 치료와 상담의 이론에 차이가 없다는 견해로(Patterson, 1973), 이론 틀과 동원하는 전략과 기법에도 차이가 없다고 주장한다. 둘째, 심리 치료와 상담 사이에 약간의 차이가 있다는 견해이다. 이 견해는 심리 치료와 상담이 다루는 문제의 심각성과 접근 방법에 차이가 있다고 본다. 다시 말해 상담은 발달∙교육∙예방을 목표로 하는 반면, 심리 치료는 교정∙적응∙치료를 목표로 한다는 것이다.
셋째, 심리 치료와 상담 사이에 본질적 차이가 있다는 견해이다. 이 견해는 두 분야의 활동이 겹치는 부분도 많지만 본질적으로 하는 일이 다르다고 본다. 상담이 환경의 영향을 강조하고 일상생활 문제를 다루는 반면, 심리 치료는 개인 내면의 역동성과 심층 심리를 다룬다고 주장한다. 넷째, 심리 치료와 상담은 경계가 뚜렷이 구별되는 전문 분야라고 주장한다. 이 견해는 둘의 유사성 관계에 대한 논의 방식이 근본적으로 잘못되었다고 지적한다.
3. 심리 치료의 역사
과거 모든 문화권에는 인간의 심리적 문제와 장애의 원인을 설명하는 나름대로의 개념과 치료방법이 있었다. 고대 원시 사회에서는 이를 초자연적 현상으로 받아들여 귀신을 쫓거나 저주를 풀기 위한 주술적∙종교적 의식을 벌였다.
그리스의 히포크라테스(Hippocrates)는 기원전 4세기경 정신 장애를 종교나 미신과 분리하여 의학적 문제로 여겼다. 심리 장애의 치료를 위해 주술적 방법보다는 식이요법, 심리적 안정 등과 같은 방법을 제시했고 의료인이 다루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세에는 의학적 관점이 억압되어 다시 고대의 귀신론으로 되돌아갔다. 마귀를 쫓기 위해 고문을 하거나 화형을 하는 등의 신앙이 지배한 시기였다.
18세기부터는 비인간적 처우를 받는 정신병자에게 인도주의적 치료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 시작했다. 필리프 피넬(Philippe Pinel), 윌리엄 튜크(William Tuke), 도로시아 딕스(Dorothea Dix) 등이 대표적 인물이며, 인도주의적 치료를 해야 한다는 근대적 관점을 제시했고 정신 장애를 질병의 일종으로 바라보았다.
19세기에는 정신 장애가 심리적 원인에 의한 것일 수 있다는 심리적 원인론이 제기되었다. 현대의 심리 치료가 시작된 것은 19세기 유럽이었다. 심리 치료를 시도한 최초의 인물은 정신분석의 창시자인 지그문트 프로이트(Sigmund Freud)이다. 그는 정신분석 이론을 제시했을 뿐 아니라 정신 장애를 치료할 구체적 방법을 제시했다. 현대 심리 치료 이론은 대부분 프로이트가 제시한 이론에 근거를 두고 있거나 그의 이론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것, 또는 과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새로운 이론 및 치료 모델을 개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1920년대에는 정신분석 치료의 대안으로 학습 이론에 근거해 문제 행동을 치료하는 행동 치료가 나타났다. 이후 1950년대까지는 심리 치료 영역에서 정신분석 치료와 행동 치료가 주축을 이루었다. 1950년대에 들어서는 인본주의 심리학에 근거한 인간 중심 치료가 큰 영향을 미쳤으며, 이후 실존주의 치료, 게슈탈트 치료가 발전했다.
또한 1950년대에는 인지 심리학의 발전에 따라 인지에 초점을 맞춘 치료 방법들이 개발되었으며, 합리적 정서 치료와 인지 치료가 제시되었다.
1970년대에는 현실 치료가 대두했으며 인지 변화에 초점을 맞춘 이런 치료법들은 행동 치료와 접목하여 1970년대에 인지행동 치료라는 흐름으로 이어졌다. 현재에는 제3세대 행동 치료, 가족 치료, 체계(시스템적) 치료라는 근대적 치료 접근법이 소개되었다.
4. 심리 치료 접근의 종류
4.1 정신분석 치료
1) 목표와 원리: 정신분석 치료는 증상을 제거하는 것보다는 증상을 유발한 무의식적 갈등과 성격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궁극적 목표는 내담자의 성격 구조를 정상적이고 건강하게 변화시키는 것이다. 치료의 핵심적 원리는 무의식을 의식화하는 것으로, 의식 아래의 깊은 내면 세계를 자각하는 것이다. 무의식적 갈등을 의식화하면 자아의 통제 아래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보았다.
2) 치료 기법: 자유 연상, 꿈 분석, 전이 분석, 저항 분석, 해석, 훈습 등
3) 진행: 정신분석 치료는 장기간에 걸쳐 이루어지며 내담자에 따라 다양한 양상과 과정으로 진행된다. 치료가 시작되어 전이 관계가 형성되기까지를 초기, 전이와 저항이 나타나고 훈습이 진행되는 기간을 중기, 치료의 성과가 나타나고 마무리하는 시기를 종결기라고 한다.
4.2 행동 치료
1) 목표와 원리: 내담자의 문제 행동을 줄이거나 없애고 긍정적 행동과 기술을 습득하게 하여 내담자의 적응을 돕는 것이다. 내담자의 적응을 돕는 구체적 행동 변화를 추구한다. 잘못된 학습에 의해 생겨난 문제 행동을 없애고 적응적 행동을 학습해 대체함으로써 적응하도록 한다. 고전적 조건 형성, 조작적 조건 형성, 모델링 등의 원리가 사용된다.
2) 치료 기법
① 부적응 행동을 감소시키는 기법: 소거, 혐오적 조건 형성, 노출법, 체계적 둔감법
② 적응 행동을 증진하는 기법: 행동 조성법, 모델링, 활동 계획 세우기, 생활기술 훈련, 자기 지시 훈련, 환표 이용법 등
3) 진행: 행동 치료는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장기간 시행되는 경우가 드물며, 치료 기간은 내담자의 문제를 평가하고 표적 행동을 정한 후에 정한다. 치료 초기에는 한 주에 몇 회기를 집중적으로 하고, 이후에는 1주일 또는 2주일에 한 번씩 진행한다.
4.3 인간 중심 치료
1) 목표와 원리: 내담자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고 내담자를 심리적으로 성장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내담자가 온전히 기능하는 사람이 되도록 하는 것이 궁극적 목표이다. 자기 경험을 자각하게 하여 자기 수용과 자기 표현을 늘리고 방어를 줄이며 경험에 대한 개방성을 증가시키는 선순환을 통해 내담자의 실현 경향성이 나타나고 온전히 기능하는 사람이 된다.
2) 치료 기법: 진실해지려고 노력하기, 적극적 경청, 공감적 반영, ‘지금 여기’의 즉시성, 자기 노출하기, 치료자의 개성 살리기
3) 진행: 인간 중심 치료는 일주일에 한 번씩 진행되며 중∙장기 치료가 일반적이다. 치료적 변화가 빨리 나타나면 6-15회 정도의 단기 치료로도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 인간 중심 치료는 치료적 관계를 중시하며 내담자가 치료의 기간과 종결을 결정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4.4 인지 치료
1) 목표와 원리: 내담자가 효과적으로 기능하고 적응하도록 돕기 위해 올바르지 않은 정보 처리를 수정한다. 심리적 장애를 극복하고 적응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자기 자신, 타인은 물론 세상에 대한 왜곡된 인지를 인식하고 수정하도록 한다. 궁극적으로 사고의 부적 편향성을 바꾸고 사고의 경직성을 완화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인지 치료의 기본 원리는 정신병리를 유발하는 왜곡된 인지를 수정하여 재구성하는 것이다.
2) 치료 기법: 인지 모델에 근거한 사례 개념화, 협동적 경험주의, 소크라테스 식 대화, 인도된 발견 등
3) 진행: 인지 치료는 단기로 시행해도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1주일에 1-2회기를 실시하는 것이 보통이다. 치료 초기에는 내담자가 호소하는 문제와 고통을 이해하고 관계를 형성한다. 중기에는 내담자의 주요한 문제나 증상을 선택하여 그와 관련한 자동적 사고에 초점을 맞추고 그 후 역기능적 핵심 신념으로 초점을 옮긴다. 종결기에는 내담자의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예방한다.
이 밖에도 합리적 정서 행동 치료, 실존적 심리 치료, 게슈탈트 치료, 현실 치료, 가족 치료 등 여러 방법이 있다.
5. 심리 치료에서 변화의 단계
심리 치료의 변화를 여섯 단계로 나누어 볼 수 있다(Prochaska & Norcross, 2001). 각 단계는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과업 수행과 일정 기간의 시간을 필요로 한다. 개인에 따라 각 단계에 걸리는 시간은 다양하지만 달성해야 하는 과업은 같다.
5.1 계획 전 단계(precontemplation): 이 단계에 있는 대부분의 개인들은 그들의 문제에 관해 알지 못하거나 인식 아래에 있다. 하지만 가족, 친구, 이웃 등은 그들이 문제가 있음을 알고 있다. 문제가 있는 개인은 자신에게 바꿔야 할 문제가 없다거나 잘못된 점은 있지만 정말로 바꿔야 할 필요는 없다고 주장한다.
5.2 계획 단계(contemplation): 자신에게 어떤 문제가 있음을 알며 그것을 극복하는 것에 관해 진지하게 생각하지만 행동을 취하려는 노력은 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이 단계에 오래 머무른다.
5.3 준비 단계(preparation): 이 단계에 있는 사람은 다음 달에 행할 행동과 작년에 성공적으로 하지 못한 행동을 계획한다. 행동을 준비하는 개인은 작은 행동적 변화를 보고한다. 하지만 이 단계에 있는 사람들은 아직 효과적인 행동을 위한 기준에는 이르지 못했다.
5.4 행동 단계(action): 개인이 자신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행동, 경험, 환경을 수정하는 단계이다. 문제 행동의 수정은 가장 가시적이고 많은 외적 인정을 받을 수 있다. 행동 단계에는 명백한 행동적 변화와 상당한 시간과 에너지를 쏟는 것이 요구된다.
5.5 유지 단계(maintenance): 이 단계에 있는 사람들은 행동하는 동안 달성하여 얻은 것에 고정되거나 원래의 상태로 되돌아가는 것을 예방하려고 노력한다.
5.6 종결 단계(termination): 이 단계의 사람은 변화 과정을 완료하여, 원래 상태로 되돌아가는 것을 예방할 필요가 없다.
6. 심리 치료자의 자격
심리 치료자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를 제공하기 위해 반드시 그에 합당한 자격을 갖추어야 한다. 자격이 있는 심리 치료자는 내담자가 가진 심리적 문제와 장애를 정확하고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전문적 지식과 현장 경험을 지녀야 하며, 내담자의 심리적 문제를 긍정적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치료적 기술과 능력도 갖추어야 한다. 무엇보다 윤리적으로 이러한 치료 행위를 수행할 수 있는 훈련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이론적 지식, 전문가의 지도 감독 아래 실시한 전문적인 현장 훈련, 그리고 윤리 교육 모두가 필요하다.
심리 치료자는 심리 치료를 제공하기 위해 해당 정부 기관이나 학회, 전문가 단체에서 정한 교육과 훈련을 받고 자격증을 획득해야만 한다. 심리 치료를 실시하기 위한 교육과 훈련 내용은 전문가 자격을 발급하는 기관이나 학회에 따라 다르므로 각 기관에서 요구하는 자격 기준을 반드시 충족해야만 한다.
집필 : 최혜임, 최기홍(고려대학교 심리학과)
참고문헌
- 권석만 (2012년). 현대 심리 치료와 상담 이론. 서울: 학지사.
- 김춘경, 이수연, 이윤주, 정종진, 최웅용(2010년). 상담의 이론과 실제. 서울: 학지사.
- 박성희(2006년). 초등학교 생활지도와 상담의 기초개념. 한국초등상담교육학회 편(2006년). 초등학교 생활지도와 상담. 서울: 학지사.
- Patterson, C. H. (1973년). Theories of Counseling and Psychotherapy. New York: Harper & Row.
- Prochaska, J. O., Norcross, J. C. (2001년). Stages of change. Psychotherapy: Theory, Research, Practice, Training. 38, 443.
- Garfield, S. L. (1995년). Psychotherapy: An eclectic integrative approach. New York: John Wiley and Son.
- Wolberg, L. R. (1977년). The Technique of Psychotherapy (3rd ed.). New York: Grune & Strat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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