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문화적 규범’에서 벗어난 심리특성으로서 정신장애를 정의하는 시각으로 인해 발생하는 정신장애를 가진 사람이 높은 범죄율을 보일 것이라는 편견을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닐까?
1. 이상행동을 정의하는 방법에는 4가지가 사용된다.
1) 적응 기능의 저하 또는 손상
2) 주관적 불편(Subjective Discomfort)과 개인적 고통(Personal distress)
3) 사회문화적 규범의 일탈
4) 통계적 규준
2. 정신장애는 이상행동의 집합이다. 이상행동에는 인지, 정서, 동기, 행동, 생리적 측면에서 개인의 부적응을 초래하는 심리적 특성이 반영된다.
3. 정상 vs 이상 그리고 정상 vs 비정상 어느 것이 심리학을 할 때 쓰이는 말인가?
심리학에서 사용하는 용어는 일상생활을 하면서 사용하는 단어들을 그대로 사용하지 않는다. 조작적 정의를 통해서 한정적 의미로 사용하거나, 일상생활에서 자주 사용하는 단어와 유의어 관계를 가지는 다른 단어를 사용한다. 심리학에서는 정상과 이상을 주로 사용하고, 일상생활에서는 정상과 비정상을 주로 사용한다.
4. 정신장애는 다양하고, 범죄의 종류도 다양하다. 그런데 왜 정신장애와 범죄의 연관성을 높게 보고 있나? 정신장애의 연구에서 보면 ‘평생유병률’과 ‘1년유병률’로 나누어서 조사를 한다. 평생유병율은 어떤 사람이 평생 동안 한번 이상 특정 장애를 경험했던 사람이었을 확률을 말한다. 평생유병률은 주로 재발이 잦은 장애나 질병에서 전체적 유병 수준을 파악할 때 사용한다. 미국의 조현병 평생유병률은 0.2% 정도이다. ‘1년유병률’은 특정한 기간 동안(1년간)에 특정 장애를 가지고 있을 확률을 의미한다. 전체 인구 집단에서 특정 장애를 보이는 정도를 파악할 때 사용한다. 미국의 우울증 1년유병률은 7%이다.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2094320&cid=41991&categoryId=41991
정리하자면, 정신장애는 다양하고 각 정신장애의 유병률은 전체 인구를 기준으로 볼 때 낮은 수준이다. 그리고 범죄 통계에서도 다양한 종류가 있고 각 범죄율은 전체 인구에서 볼 때 한국은 높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조현병-살인, 조현병-강간, 사이코패스-연쇄살인, 사이코패스-강간, 산후우울장애-영아 살해 등에 대한 보도가 언론과 인터넷을 통해 유포되고 관심을 끌면서 만들어진 학습된 편견이 아닐까?
* ‘자해나 타해의 위험성이 있을 경우에 입원을 시킨다.’는 오래된 조항에서도 이러한 문제가 반영되어 있다. 어떤 근거로 정신장애의 자해와 타해 위험성을 추정할 것인가?
5. 공격성, 충동성(탈억제, 낮은 자기조절능력), 공감능력의 부족 등은 사회심리학에서 이상행동을 연구할 때 자주 사용하는 개념이다. DSM-5의 새로운 성격장애 진단 기준에서 성격특질로 포함된 것들도 있다. 하지만, 언론 보도 또는 범죄심리학에서 자주 사용되는 ‘사이코 패스, 소시오 패스’ 등은 반사회적 성격장애의 하위 유형으로 연구되었지만 정신장애 진단 기준으로 포함되지는 않았다. 그리고 사회심리학 또는 발달심리학에서 다루는 ‘사회화’의 경우도 사회문화적 규범을 내면화하지 못한 경우 자신의 욕구에 따라 행동하는 경향이 강하고, 하위문화를 형성하는 집단에서 사회화되거나 일반적인 규범에 대한 낮은 이해도를 보이는 경우에도 범죄 또는 이상행동을 보일 수 있다. 이러한 것들은 정신장애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들이지만 정신장애를 구성하는 진단기준으로 포함되는 것들도 있지만 모든 정신장애를 설명하는데 사용되지는 않는다.
6. 요약하면, 사회문화적 규범이라는 측면에서는 일상적인 것들에서 벗어난 이상행동이라는 점에서 범죄와 정신장애는 유사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정신장애는 전체 인구에서 유병률이 높지 않으며 다양한 정신장애가 있으며 전체 정신장애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이는 조현병이나 우울장애, 양극성장애에서도 범죄율은 높지 않다. 정신장애-강력범죄라는 등식이 성립된 것은 자극적인 언론보도에 의해 학습된 것이며, 이상과 비정상처럼 심리적 용어와 일상용어를 구분하지 못하여 개념 혼선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