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 중간의 짧은 길들은 번개식으로 시간이 날 때마다 가볍게 걸어볼 생각입니다.
시청광장에서 오전 9시에 출발합니다. 시내길이라서 정말 가벼운 차림으로 걸어보려고 합니다. ^^
시내 한복판에 걸을 수 있는 길이 있을줄은 생각못했습니다. 매봉산에서 덕동산을 지나 가는 길은 주말인데도 사람이 많지 않았습니다. 기대를 하지 않아서였는지 몰라도 저는 정말 좋았습니다.
섶길기점(시청앞) - 매봉산 - 덕동산 - 통복동사무소 - 통복지하차도 - 군문고가다리 - 공설운동장 - 시청앞기점
이렇게 지도에는 표시가 되어 있고 가능한한 그길을 따라 걸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쉽지는 않았지만요. ^^
매봉산으로 올라가는 자락까지 가는데 살짝 헤멨지만 금방 찾았습니다. 지난번에도 느낀 거지만 평택은 식물들이 살기 좋은 동네인가봐요. 주변 곳곳에 해놓은 섶길 표식들이 풀에 가려져 있어 찾지 못한 경우가 많았거든요. 게다가 컨셉이 자연 친화적인것은 좋은데 너무 자연친화적이어서인지 섶길 표식과 자연의 혼연일체로 범인의 눈으로는 보지 못하고 지나치는 경우가... ^^;;
매봉산 올라가는 길에 만난 길냥이인데 가만히 지켜보고 있으니 귀를 움찔움찔하네요.
통복동사무소로 가는 다리까지는 어떻게 잘 찾았는데 그 다음에서 길을 잃었습니다. 평택중학교 안쪽부터 시작해서 여기 저기 해멨습니다. 통복동 사무소에 와서 다시 섶길 표지를 찾았죠.
이번엔 까지냥이입니다. 사람을 보고도 바로 도망가지 않는 저 여유로움, 평택이 그렇게까지 동물들에게 각박한 곳은 아닌 것 같아 다행입니다. 동물들이 인간에게 반응하는 것을 보면 그 동네 사람들이 어떤 심성을 가졌는지 짐작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통복시장 길모퉁이까지는 찾아 왔는데 여기서 통복시장을 가로질러 나가서 군문고가다리까지는 또 다시 길을 잃었습니다. 평택역을 가로질러 군문지하다리까지 와서 공설 운동장까지는 쉽게 찾았습니다. 길이 외길이고 주변에 걸을 만한 길이 그곳 한 곳 뿐이었으니까요. 햇볕이 쨍쨍한데도 선선하게 걸을 수 있는 길이 있어서 좋았습니다. 다만, 바로 옆에 큰 도로가 있어서 차가 지나다니는 소리가 커서 아쉬웠죠. 하지만 그 차소리보다 매미 소리가 더 크게 들려서 그래도 나름 괜찮았습니다.
마지막으로 공설운동장을 지나 청소년문화센터 앞에 표지석과 함께 있는 평화의 소녀상을을 만났습니다. 예전에 수요집회가 열리는 일본 대사관 앞의 평화의 소녀상을 지키려던 대학생들을 잠깐 도운 일이 있었는데 그때 생각이 나더군요. 그 학생들은 한일위안부합의에 따라 기습철거될까봐 그 옆에서 한 겨울을 그리고 뜨거운 여름을 두번씩나 24시간 돌아가면서 지켰었죠. 이곳 평택 평화의 소녀상은 그에 비하면 참 좋은 모습이어서 다행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