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023. 하반기 500리 평택섶길 걷기여행 두 번째 날로 1코스 대추리길(약 15Km)을 걷는다.
그런데 아 뿔싸, 집에서 급하게 나오느라 보조배터리를 두고 왔다. 지난 번 1-1코스 보다 거리도 긴데 ......
트랭글 매칭률을 넘기기 위해서 할 수 없이 사진을 찍지 않고 진행한다. 아쉽게도 이번엔 전반부 사진이 거의 없는 이유다.
그래도 기록은 남겨야 하겠기에 간간이 찍은 사진과 매칭률 80%를 넘긴 후에 본격적으로 찍은 후반부 사진으로 짧게나마 슬라이드 영상을 추억으로 남겨본다.
대추리길은 아픈 역사 이야기를 간직한 길이었다.
잠시 잊고 있었는데 20년도 채 안 된 무렵 방송에서 한참 미군기지 반대시위를 하던 장면을 뉴스로 보았고 서울로 올라와서 시위했던 기억도 어렴풋 되살아 난다.
여기가 바로 그 현장이라니 게다가 일제시대부터 이미 아픔을 간직한 곳이었다니 ...... 아니 그보다도 훨씬 더 이전 청일전쟁의 격전지가 된 순간부터 현대사의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한 곳이 바로 소사벌, 그리고 망건다리 라는 위원장님의 설명을 듣고 그때 왜 그리도 시위를 벌였는지 이제야 이해가 간다.
그 당시엔 무심코 넘어갔던 대추리라는 지명을 이젠 잊지 못할 것이다. 내가 너무도 무지하고 무심했구나. 아니 사느라 바쁘다는 핑계로 관심을 두지 않으려했던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하는 계기가 된 듯 하다.
대추리 마을 주민들의 고달픈 삶이 고스란히 묻어있는 의미있는 길. 겉으론 다 똑 같아 보이는 길이지만 길에도 역사가 있고 사연이 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맞다. 나는 뱃지헌터도 아니고 단순히 운동을 위해 걷는 길이지만 스토리를 알면 길을 걷는 의미가 남다르다.
평택섶길은 단순한 둘레길 이상의 의미가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관이 주도하는 대부분의 길과 달리 민간 주도로 이렇게 좋은 길을 개발하고 만들어 유지하고자 애쓰신 분들의 노고를 느낄 수 있었다.
전국적으로 이런 길들이 곳곳에 있는 것 같다. 걷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모두 한 번쯤은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그런 길.
대추리길 후반부에선 얼마 전에 경기둘레길을 지날 때 걸었던 기억이 되살아 난다. 그땐 무심코 걸었었는데 이 일대가 모두 일제시대부터 지하 벙커였다는 설명을 듣고 보니 같은 길인데도 다른 느낌이 든다.
오늘도 안전을 위해 끝까지 애를 써주신 남대장님과 요소 요소 쉽게 설명을 해주신 위원장님께 감사드린다.
스토리텔링이 있는 평택섶길 다음 코스도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