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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

박경순 사진작가의 네번째 개인전에 가다

작성자황의수|작성시간23.04.16|조회수104 목록 댓글 2

4번째 사진전시회를 갖는 박경순작가의 이번 주제는 제2막이다. 왜 2막일까. 인생 2막이라는 말은 흔히 알듯 '은퇴 이후의 새로운 삶'을 이야기 하는게 아닌가. 그 주제를 어떻게 마른 꽃잎 사진에 담았을까. 궁금을 머리에 이고 도일동 상리 골짜기에 있는 아담한 갤러리 도담을 찾아갔다.

지난 '22년 말일 평택섶길 송년회에서 작가와 필자와는 한번의 짧은 만남이 있었다. 그날 섶길 송년행사를 기념하는 작가의 자작 시낭송은 아직도 가슴에 자리하고 있다. 혹시 필자를 못 알아볼까하는 짧은 생각은 순식간 지워졌다. 내 얼굴을 보더니 '우리 어디서 본적이 있지 않냐' 먼저 말을 꺼낸다. 섶길 이야기를 꺼내니 지인을 만난것처럼 살갑게 대해준다.

전시되어 있는 여러 작품들을 하나씩 둘러본다. 필자는 사실 사진에 대한 이해는 일반인처럼 많이 부족하다. 전시 작품들은 초대장 2면과 3면에 있는 3장의 사진과는 크게 다르다는 것이 확연 느껴진다. 사진 소재가 되는 드라이 플라워는 사실 꽃으로서 생명을 마친 죽은 꽃 사화(死花)아닌가. 그러나 전시된 작품들은 이제 막 꽃망울을 터트린 꽃처럼 신비감과 생동감이 빛의 그림으로 꿈틀거린다. 이거 였구나, 꽃의 생 1막을 마친 꽃들이 다시 2막의 장에서 부활하고 있었다. 작가의 상상력과 창의력이 아니었다면 저 죽은 꽃잎들은 생명을 상징하는 심장의 하트 모양으로 부활할 수 있을까.

전시실 중앙에 있는 대형 작품앞에서 와, 감탄이 새어 나갔는지, 작가가 웃으며 다가온다. 작품으로 탄생하기까지와 코로나로 수감되어 있던 기간 어려웠던 과정들을 설명한다. 그 내용들을 일일히 옮겨 담지 못하지만, 60대 중반의 나이임에도 설명하는 내내 그 눈빛은 소녀처럼 빛났다. 또 처음 사진에 피사체를 담고, 생애 첫 작품 전시회를 준비하면서 설렜던 그 마음을 잊지 못한다 한다.

그리고 작가와의 짧은 티타임, 제2막 앞에 제1막이 있었음을 알게되었다. 그러고보니 1막에 이은 연작이다. 1막은 꽃의 탄생이었다. 1막의 사진을 담은 사진집을 열어 사진을 보여준다. 역시 인생을 비유한 작품이었다.

다시 꽃은 제3막을 꿈 꾸고 있었다. 우리네 인생을 담아 어떻게 우리 앞에 나타날지는 모른다. 작가의 상상속에 있는 꽃은 또 어떤 꿈을 꿀까.

갤러리 문을 나서는 필자에게 작가는 불현 '내 숙제가 뭔지 아냐?'고 묻는다.

'안다'를 남기고 돌아가는
콘크리트 포장길 틈새에 민들레가 피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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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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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박경순 | 작성시간 23.04.17 고맙습니다, 선생님. ^♡^
  • 답댓글 작성자황의수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3.04.17 민들레의 德을 갖추어야
    선생님의 경지에 오르려나 봅니다.
    귀한 말씀 잘 새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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