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은 따스해 보이지만 날이 제법 차고 바람이 불고 있다. 장갑을 잊고 와서 기다리는 동안 근처 가게에서 촌스러운 빨간 장갑을 하나 샀다. 근데 이놈이 폰 터치가 되어서 장갑을 빼지 않아도 사진을 찍을 수 있어서 싫어하지 않기로 했다.
한 사람이 늦게 오는 바람에 수원의 로데오 거리의 분위기를 잠시 느꼈다. 수원 성곽길은 몇 번 걸으러 왔지만 로데오 거리는 있는지도 몰랐는데 추운 날씨에도 거리에 사람도 많고 활기차 보여서 오랜만에 도시의 분위기를 느꼈다.
출발~~~♥
대략 23명이 참석했다. 보통은 여성분들이 많은데 오늘은 남성분들이 꽤 많다. 70대 분들도 좀 된다. 평소에도 건강을 잘 챙기시는지 잘 걸으셔서 보기가 좋다.
내가 수원 성곽을 걸을 때는 버스를 타고 팔달문에서 시작했었는데 이번엔 걸어서 갔다. '팔달문까지 거리가 꽤 될 텐데' 하고 갸우뚱을 했었는데 내가 몰랐던 새로운 코스로 갔다. 경기 도청 쪽으로 가서 산 쪽으로 간 후에 서장대 쪽으로 갔다.
서장대ㅡ화서문ㅡ장안문ㅡ방화수류정ㅡ창룡문ㅡ봉돈 ㅡ남수문ㅡ 팔달문ㅡ서장대
이렇게 한 바퀴를 걸은 거 같다. 바람이 불고 날이 차거운데도 많은 사람들이 성곽을 구경하고 사진을 찍고 있었다.
외국인들도 상당히 많았다. 다양한 남의 나라 언어들이 들려서 어느 나라말일까 추측해 보는 거도 재미있었다. 서양인같이 잘 생긴 남자애가 친구랑 앉아서 밝은 웃음을 짓고 있길래 어디서 왔냐고 했더니 네팔이라고 했다. 사진에서 보던 네팔 사람과 달라서 아마도 혼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무릎 보호대를 착용할까 하다가 걸었던 성곽길이 평이했기에 너무 엄살 같아서 가지고만 갔었다. 주차장에서 넘어져서 다쳤던 무릎이 다 나은 줄 알았는데 아직은 무리였는지 걷던 중간부터 아파져서 좀 힘들었다. 할 수없이 무릎 보호대를 다시 착용했다. 이거 만든 사람은 상줘야 해. 훨씬 낫다.
아픈 다리를 끌고 그래도 완주를 했다. 늘 느끼지만 완주의 기쁨은 크다. 패키지여행은 정말 싫어하고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하는 여행도 좋아하지 않지만 평택 섶길 걷기팀은 싫기는커녕 다니면 다닐수록 기분이 좋다. 그래서 다리가 아픈데도 무리해서 걷고 싶어지는 거 같다.
다음 주부터 다시 섶길 걷기가 시작된다고 한다. 초반 5회는 걸었던 길이지만 여행을 가기 전까지 아마도 다시 참석을 하지 않을까 싶다. 수고해 주신 운영자들께 감사드리는 하루였다.
동영상을 만들었어요.
https://youtu.be/WoaQD0Cpriw?si=wtATzPDS_XukcsH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