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면접대기실 분위기는 생각보다 편안했습니다.
면접 자료 볼 수험생은 보고, 어떤분은 폰으로 게임을 하고 계시더라구요. 그만큼 엄숙한 분위기는 아니었습니다.
핸드폰을 제출하면 면접 번호를 뽑고 나서 평정표에 면접번호를 적습니다.
경기도는 수험번호 아니고 면접번호 적습니다. 대기실 감독관께서 수험번호 적지 말라고 여러 차례 강조해주십니다.
제 차례가 돼서 면접자대기실에서 나와서 복도에서 기다리는데 가이드라인이 적힌 종이를 주셨습니다.
면접장 들어가서 인사하고 기피사유 없다고 말씀드리고 자리에 앉으면 수험생 자리에 파일이 하나 있습니다.
이번에 경기도 교행은 질문지가 적힌 파일을 제공해서 조금 놀랐습니다. 아마 제 생각에는 마스크를 쓰고 질문하면 잘 들리지 않을 것 같아 주셨을 것 같습니다.
면접 질문 순서는 아래에 제가 쓴 것과 다를 수 있습니다.
1. 지원동기, 교육행정직 공무원이 된다면 가고 싶은 부서와 그 이유
: 저는 직업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 물론 직업의 안정성도 중요하게 생각했지만, 직업을 선택하는 기준이 오로지 돈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그 일을 하면서 자부심을 느끼고 싶었습니다. 학창시절부터 학교라는 공간을 사랑했고 숫자를 다루는 일을 잘 하기 때문에 이 직무에 잘 맞다고 생각해서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하고 싶다고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일은 아니겠지만,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저는 교육정책과에서 일하고 싶습니다. 지금 이 과에서 경기도 혁신교육 관련한 정책을 수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5년뒤에나 10년 뒤에도 새로운 학교 모델은 계속 필요할 것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 기여할 수 있다면 자부심을 가지고 일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 공무원의 3가지 덕목인 유능함, 태도, 도덕성 중 자신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덕목과 그 이유
: 저는 도덕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공무원은 나라의 정책을 수행하고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다른사람들보다 더 높은 도덕성이 요구된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공무원이 부정청탁을 하거나 해서 국민의 신뢰를 잃으면 정책을 수행하는 데에 어려움이 클 거라 생각하기 때문에 공무원의 도덕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면접관분이 끄덕끄덕해주셔서 이 때 자신감이 붙었습니다.)
3. 상사에게 직장 내 갑질을 당한다면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 우선 상사분께 누군가를 괴롭히는 행위 자체가 본인에게 불이익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을 근거로 들어 갑질을 멈춰 주실 것을 부탁드리겠습니다. 갑질이 계속되면 업무에 지장이 될 수도 있고, 또 조직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설득 말씀 드릴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해도 갑질...(자꾸 갑질이라는 용어를 쓰는게 괜찮을까 싶어서 몇번 머뭇거리다가 파일에서 갑질이라는 용어가 써 있었기 때문에 그냥 계속 갑질이라는 말을 썼습니다.)이 멈추지 않는다면 차상급자분께 말씀드리고 조언을 구하거나 중재를 요청드릴 것 같습니다. 보통 이정도에서 일이 해결될거라고는 생각하지만 혹시 그래도 직장내 갑질이 계속된다면...(용어 생각 안나서 잠시 멈칫) 각 기관마다 고충 관련 부서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부서에 보고드리고 결정을 기다릴 것 같습니다.
4. 문재인 정부가 강조한~~(처음 듣는 거라 기억이 안남, 다른 후기 보니까 질문이 이렇더라구요)
1)개방적 학교체제
2) 다양성을 존중하는 교육
3)학습자 주도성을 위한 학습환경
4)지역거버넌스 기반 교육행정
중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과 자신이 그것을 위하여 기여할 수 있는 업무가 무엇인지
: (이 질문은 정말 순발력이고 뭐고 이해가 안돼서 머리가 하얘졌습니다. 제가 이해할 수 있는게 다양성을 존중하는 교육밖에 없었기 때문에 그것을 선택했습니다.) 저는 다양성을 존중하는 교육에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대학생시절부터 자급자족을 하면서 다양한 직무경험을 해보았는데요. 카페부터 교육기관, 관공서까지 폭 넓을 경험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봤기 때문에 주변에는 얼마나 다양한 요구가 존재하는지 알고 있습니다. 이런 저의 경험을 살린다면 교육정책을 시행하는 데 있어서도 각계각층의 다양한 요구를 고려해서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5. 사업을 하는 친구가 동료 공무원의 개인정보를 요구할 때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 (앞에서는 편하게 말했는데 이 질문은 너무 뻔한 질문이라 오히려 당황해서 말을 좀 더듬었습니다.)
공무원의 개인정보 유출은 하면 안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친구이기도하지만 동시에 공무원이고, 저는 공정하게 일을 할 의무가 있기 때문에(지금 생각하면 공정의무랑 무슨 상관인가 싶네요ㅠ) 이유를 들어서 명확하게 거절의사를 밝힐 것 같습니다. 그래도 안되면...어...그 친구를 안보겠습니다.(더이상 할 말 없었어요ㅠ 마음속으로 제 친구들은 안그런데요? 이런말이 맴돌아서 순간 그 말을 할뻔했다가 당황해서 급하게 절교선언을 해버렸어요ㅠㅠ 한두분이 살짝 웃어주셔서 그나마 다행이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이번 면접에는 경기도 교육정책을 하나도 안물어봐서 조금 실망스러웠습니다. 교육정책 열심히 외워갔는데 첫번째 질문에 가고 싶은 과 말할 때 빼고는 하나도 못써먹었어요ㅠ
면접 분위기는 편안했습니다. 압박면접도 아니었고 꼬리질문 없이 깔끔한 질문과 대답만 있었는데, 저는 이런 분위기를 더 편안하게 느껴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제가 평소에 어른과 대화하는 것처럼 말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기계처럼 말하지 않으려고 엄청 노력했어요.
머릿속으로 저사람들도 퇴근하고 집 가면 목 늘어난 티에 라면 끓여드시는 옆집 아저씨들이다 하고 생각하니까 엄청 편했습니다.
제가 대답을 길게하지 못해서 거의 7-8분만에 나온 것 같은게 좀 아쉬웠는데 그래도 합격한 걸 보니 이정도는 괜찮았나보다 싶습니다.
다들 너무 긴장하지 마시고, 너무 말을 지어내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모두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