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월 27일 목요일 : 마태 11:14-23
예수께서 벙어리마귀 하나를 쫓아내셨는데 마귀가 나가자 벙어리는 곧 말을 하게 되었다. 군중은 이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러나 더러는 “그는 마귀의 두목 베엘제불의 힘을 빌어 마귀들을 쫓아낸다.”고 말하였으며 또 예수의 속을 떠 보려고 하늘에서 오는 기적을 보여달라고 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그들의 생각을 알아채시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어느 나라든지 갈라져서 싸우면 쓰러지게 마련이고 한 집안도 갈라져서 서로 싸우면 망하는 법이다. 너희는 내가 베엘제불의 힘을 빌어 마귀를 쫓아낸다고 하는데 만일 사탄이 갈라져서 서로 싸우면 그 나라가 어떻게 유지되겠느냐? 내가 베엘제불의 힘을 빌어 마귀를 쫓아낸다면 너희 사람들은 누구의 힘으로 마귀를 쫓아내는 것이냐? 바로 그 사람들이 너희의 말이 그르다는 것을 지적할 것이다.
그러나 나는 하느님의 능력으로 마귀를 쫓아내고 있다. 그렇다면 하느님의 나라는 이미 너희에게 와 있는 것이다. 힘센 사람이 빈틈없이 무장하고 자기 집을 지키는 한 그의 재산은 안전하다. 그러나 그보다 더 힘센 사람이 달려들어 그를 무찌르면 그가 의지했던 무기는 모조리 빼앗기고 재산은 약탈당하여 남의 것이 될 것이다. 내 편에 서지 않는 사람은 나를 반대하는 사람이며 나와 함께 모아들이지 않는 사람은 헤치는 사람이다.”
● 말씀의 샘
하느님의 나라는 이미 너희에게 와 있는 것이다.
● 배제와 불인정
영화 ‘변호인’을 보았습니다. 불의한 공권력에 의해서 고문당하고 간첩으로 조작된 대학생을 변호하면서 인권에 눈을 뜨게 된 한 변호사에 대한 내용입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가장 마음을 찌르는 대사는 변호사 부인이 한 말입니다. “여보, 그 재판 그만하면 안 될까?” 옳은 일인 줄 알지만, 너무 거대한 권력이 내리누르니 그 화가 미칠까하는 두려움이 서려있습니다.
영화를 보고 골프장으로부터 마을을 지키려고 수년째 고군분투하시는 강원도 홍천의 한 목사님이 떠올랐습니다. 그 목사님의 사모님도 비슷한 말을 하였다고 합니다. “여보, 골프장 투쟁 그만하면 안 될까? 당신은 싸우느라 모르겠지만 가족들은 너무 힘들다.”
선의를 가지고 불의한 사회를 변화시키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때로는 경제적인 어려움에 빠지기도 하고, 오히려 나쁜 사람으로 몰리기도 합니다. 어려움을 당하는 사람의 편에 서게 되면, 그들이 당하는 고통을 똑같이 감내해야 하기도 합니다. 가장 견디기 힘든 것은 아마도 사회적 낙인찍기와 여론몰이가 아닐까 합니다. 요즘 흔하게 사용되는 ‘종북’이라는 말도 그런 것이겠지요.
예수님도 그런 공격을 당했습니다. 예수님은 마귀를 쫓아내고 언어장애인을 치유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마귀의 두목 베엘제불의 힘을 빌려서 기적을 행했다는 공격을 받았습니다. 관용과 용납이 없이 인정하기 싫은 것들은 그냥 배제해 버리려는 사회현상이 치유되기를 기도합니다.
● 오늘의 기도
승리의 주님, 제가 불의한 세력들에 타협하거나 굴복하지 않고 주님의 정의를 지키기 위한 거룩한 싸움에서 승리하게 하소서. 어둠이 빛을 이겨본 적이 없다고 말씀하신 주님, 빛의 자녀인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이 세상의 어두움을 밝히게 하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