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치의 아가미
손택수
유영에 거추장스러울까 봐 거죽의 비늘을 다 떼어버렸다
횟집에서 어쩌다 속살에 박힌 비늘을 만난다면
수면 중에도 절반은 깨어있기 위해
비수로 저를 겨누고 있다고 보면 틀림없다
늦잠 버릇 어찌하지 못해
물 한 컵 마시고 잠이 들던 무렵
방광 끝에 모인 방울방울이 알람시계 바늘이었다
범람 직전 침에 찔려 아야야
깨어나는 한 방울로 간신히 기상을 하던 그 시절
참치 눈물酒 꽤나 마셨던가
아가미를 열었다 닫을 근육이 없어
바닷물 속 산소를 마시기 위해
잠시도 쉬지를 않고 질주를 한다는 참치
몸이 허들이었던 거다
제 몸을 장애물 삼아 건너뛰기를 하였던 거다
부처님도 수행에 방해가 된다고 해서
아드님 이름을 장애라 지었다지
장애를 부처로, 누가 호흡 하나에 운명을 거나
모세혈관 속 속까지 실밥 터지듯 환하게
뜯어져 나오는 물결이 있다
소화 장애 수면장애 공황장애
한밤에 깨어 노트북 앞에서 부스럭거린다
바다의 숨구멍을 뚫는다
⸺격월간 《현대시학》 2022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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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택수 / 1970년 전남 담양 출생. 1998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시집 『호랑이 발자국』 『목련 전차』 『나무의 수사학』 『떠도는 먼지들이 빛난다』 『붉은빛이 여전합니까』, 동시집 『한눈파는 아이』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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