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시편을 제외한 구약의 다윗은
그의 일생 대부분을 묵직하게 하나님의 뜻을 헤아려 행한
믿음의 사람이었습니다.
비록 결정적인 죄악을 범하기도 했지만,
그것을 하나님 앞에 숨기지 않았고,
자신이 감당해야 할 책임과 징계를 회피하지 않았습니다.
사람에게 완벽함이 있을 수 없다면,
다윗처럼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회개하며 돌이키고,
그 결과까지 받아들이는 것이 믿음의 모습일 것입니다.
그러나 시편을 읽으며 깨닫습니다.
그의 묵직함은 결코 처음부터 주어진 것이 아니었습니다.
순종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흔들림과 고뇌, 갈등과 눈물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하나님의 뜻을 선택하는 것,
그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믿음임을 봅니다.
오늘 본문 역시 다윗의 고초와 번뇌로 가득 차 있습니다.
악인들의 폭거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그들은 한 모금의 연기처럼,
불 속의 한 방울 촛농처럼 사라질 쾌락을 좇습니다.
잠시 달콤할지라도 결국 자신을 파괴하는 길입니다.
그들은 특별히 하나님을 찾는 사람들,
진리를 추구하는 사람들을 미워합니다.
자신들이 추구하는 길과 정반대에 서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일으키는 억울함과 분노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다윗은 69편과 70편 곳곳에서
하나님께 부르짖으며 공의로운 판단을 구합니다.
하나님은 사랑을 가르치셨지만,
죄악에는 반드시 책임이 따름을 또한 말씀하셨습니다.
존재를 사랑하면서도 죄는 분별하는 것,
존재와 죄악을 구분하여
끝까지 회복의 가능성을 바라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길을 선택하려 하는 이유는,
저 역시 한때 그 행악자들 가운데 한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68편은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아름답게 보여줍니다.
하나님은 고아의 아버지이시며,
과부의 보호자이시고,
집 없는 자에게 거할 곳을 주시며,
묶인 자에게 자유를 허락하시는 분입니다.
어찌 그 네 가지뿐이겠습니까?
하나님은 세상의 모든 결핍을 채워 주실 수 있는 유일한 분이십니다.
하나님, 사랑합니다.
제가 연약하지만 71편의 시인처럼,
넘어지고 또 넘어질지라도
끝까지 하나님께 달려가겠습니다.
저를 붙드시고,
저를 도와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