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이 부실하다거나 딱히 문제가 있는 건 아니라도 우리 글쓰기의 목소리가 없어 보입니다.
성명서는 우리도 뜻을 같이해서 연대한다고 알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만,
글쓰기회가 쓴 글이니만큼 주장이 분명하고 속이 시원한 글이라면 더욱 좋겠지요.
첫 문단은 주어와 서술어 사이에 안긴 문장 길이가 너무 길어 어색하고,
첫째 문단과 둘째 문단은 전체가 한 문장이라 문장 길이가 지나치게 깁니다.
문장이 길다 보니 '푸는 꼴'이 아니고 '매기는 꼴'의 문장이 되어 글이 시원한 맛이 없습니다.
'아랑곳하지 않고' '슬픈 마음을 가누기 어렵다' '결정한 일에 대하여' 같은 표현은 상투적입니다.
신문에 낼 거라면 다시 썼으면 좋겠습니다.
어느 한 사람이 쓰는 것보다 몇 사람이 짦게라도 글을 써서 생각을 모으면 어떨까요.
저보고 쓰라면 이보다 잘 쓸 자신은 없습니다만
여러 사람이 생각을 모으면 주장이 좀더 분명한 성명서가 될 것입니다.
그래서 저도 짧게 써 보았습니다.
아이들은 하늘과 자연이 준, 그 아무도 침범할 수 없는 귀한 생명입니다. 아이들을 인격을 가진 사람으로 대접하면서 키워야 합니다. 자기가 낳은 자식이라 해서 자기 마음대로 해서는 안 됩니다.
오늘날 우리 나라 아이들은 교육지옥에 살고 있습니다. 중고등학생뿐만 아니라 초등학생들까지도 시험과 학원 과외로 숨통이 막혀 죽을 지경입니다. 아이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습니다. 벌써 몇 십 년째 이런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만, 우리 어른들과 교육정책 담당자들은 뒷짐만 지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죽겠다고 비명을 질러대도 오히려 한술 더 떠서, 공정택 서울시교육감은 초등학생 때부터 경쟁을 더 시켜야 한다고 말합니다. 갈수록 아이들을 못살게 짓누릅니다. 영어몰입교육을 한다, 국제중학교를 만든다, 떠들썩한 구호가 나돌 때마다 우리 아이들은 경쟁과 시험에 휘둘려 죽어갑니다.
한동안 사라졌던 일제고사를 부활시킨 것은 우리 아이들을 더욱 더 시험지옥 구덩이로 몰아넣는 죄악입니다. 일제고사를 반대하여 체험활동을 시킨 교사 일곱 분은 아이들을 시험지옥에서 구하려고 온몸을 던져 막았던 의인들입니다. 교육자의 양심에서 우러나온 행동이었었기에 파면과 해임은 부당합니다. 우리 모임은 그 용기 있는 행동을 지지하고 뜻을 같이합니다.
우리 한국글쓰기교육연구회는 아이들과 함께 삶을 가꾸는 글쓰기를 실천하는 사람들 모임입니다. 우리는 아이들을 점수 따기 경쟁장으로 몰아넣는 짓에 반대합니다. 아이들을 자유와 인격을 존중하면서 가르칠 때 아이들 삶이 바로 서게 될 것입니다. 한 줄로 줄 세우는 시험에 응하지 않을 권리가 아이들에게 있고, 교사는 그 권리를 지켜줄 책임이 있다고 봅니다. 아이들 편에 서서 아이들 권리를 지켜주려 했던 선생님들이 하루빨리 아이들 곁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우리 모임은 그 일에 끝까지 연대할 것을 약속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