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와 거미의 일하는 방식
짐승들은 떼를 지어 살긴 하지만 가끔 자기 행동을 합니다.
그러나 벌이나 개미는 분업체제로 조직되어 있어서 전원이
생산을 향해서 집단적으로 움직입니다. 개체란 없지요.
그러니까 무리에서 벗어난다는 것은 곧
죽음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벌과 개미를 본받으라고 가르쳐 왔지요.
이솝우화 때부터 동요와 동화가 늘 어린이들에게 그렇게
속삭여 왔지요. 개미는 베짱이를 이기고, 꿀벌은
' 비지비지(busy busy)'라고 날개짓을 한다고 말입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인간의 사회와 국가가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 생각해보세요. 고대사회, 고대국가에서는 개인이라는
것이 없는 벌과 개미처럼 살아왔지요. 지금은 아니지요.
근대국가는 개미와 꿀벌같은 세계에서 벗어나, 한 사람
한 사람이 자유롭게 어울려 살아가는 데서 시작됩니다.
꿀벌의 조직, 개미의 집단 노동을 부러워 마세요.
로빈슨 크루소처럼 무리에서 떨어져 혼자서도 무인도를
개척할 줄 아는 사람들만이 미래의 사회를 만들어 갑니다.
지금, 저 놀이터에서 그네를 타고 노는 아이들은
일렬로 늘어선 벌과 개미가 아니지요.
인터넷의 www.는 world wide web --
세계에 널리 깔린 거미줄이란 뜻이지요.
지구에 쳐진 거대한 은빛 거미줄 위에서 살아가는
시대입니다. 꿀벌과 개미의 시대에서
거미의 시대로 세계가 변한 것입니다.
[이어령의 "천년을 만드는 엄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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