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만 해도 덥다! 사막에서의 생존을 다룬 영화들
황량한 사막은 때로 영화의 훌륭한 배경이 되곤 한다. 특히 물도 사람도 없는 극한상황에 고립된 인간의 처절한 생존 스토리는 그 자체로 흥미로운 스토리가 된다. 도대체가 뭘 해도 시원해지지가 않은 요즘, 차라리 사막의 찌는 듯한 태양을 영화를 통해 느끼면서 생존본능을 길러보자.
1. 더 리치 (Beyond the Reach, 2014)
부유한 사업가 매덕(마이클 더글라스)이 베테랑 가이드 벤(제레미 어바인)과 함께 사막으로 사냥여행을 떠난다. 그러다 성급한 오인사격으로 사람을 쏜 매덕은 벤을 돈으로 회유해 은폐하려 하지만, 벤은 사실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하다가 매덕에게 목숨을 위협받게 된다. 엄청난 성능의 차와 총기, 물과 식량, 심지어 위성전화까지 가진 매덕, 반대로 달랑 팬티 한 장 차림으로 그에게 쫓겨 다니는 벤의 사투는 사막이라는 극한의 공간 때문에 지루하지 않고 긴장감이 넘친다. 온갖 악조건에 생고생을 하다가 상황을 역전시키는 벤의 머리싸움이 볼 만하다.
2. 울프 크릭 (Wolf Creek, 2005)
<울프 크릭>은 압도적인 자연이 얼마나 무서워질 수 있는지, 특히 무슨 일이 일어나도 아무도 알 수 없을 것 같은 사막 한복판은 공포영화에 최적화된 장소라는 걸 확인시켜주는 영화다. 울프 크릭은 호주 서부 사막에 있는 거대한 운석구로, 이곳을 찾아간 배낭여행객들이 연쇄살인마를 마주친다는 내용이다. 인적 없는 황량한 사막에서 차가 고장나 고립된 이들을 도와준 친절한 남자가 살인마로 돌변하는 장면은 이 영화에서 무엇보다 공포스러운 순간이다. 호주 전역을 경악에 몰아넣었던 실제 사건을 모델로 했다.
3. 파라다이스 (Paradise, 1982)
무인도에 표류한 소년과 소녀의 생존기를 그린 <블루 라군>의 성공을 의식한 영화로, 배경이 아랍의 사막으로 바뀌었을 뿐 이야기는 거의 동일하다고 봐도 무방하다. 십대 남녀가 외딴 사막에 고립되어 우여곡절을 겪으며 살다가 성에 눈뜬다는 내용이다. <블루 라군>의 명백한 아류작이며 당대 최고의 미소녀 피비 케이츠의 노출 신만 내세우는 영화로 혹평을 받았지만, 바로 그 피비 케이츠 때문에 여전히 회자되고 있는 영화. 현지에서 캐스팅한 유목민 족장이 그녀에게 반해 낙타 수백 마리를 지참금으로 내세우며 청혼했다는 에피소드가 있다.
4. 피닉스 (Flight Of The Phoenix, 2004)
석유 탐사팀을 실은 비행기가 모래폭풍을 맞아 몽골의 고비 사막에 추락한다. 간신히 목숨을 건진 10명은 곧바로 생존이 달린 서바이벌 게임에 직면한다. 무전기 한 대 없는 상황에서 생존자들이 사막의 열기와 절망과 싸우는 가운데, 한 사람이 비행기 잔해를 모아서 새 비행기를 만들자는 기상천외한 제안을 한다. 물 한 방울, 풀 한 포기 없는 사막의 고립된 이미지를 극대화한 재난영화. 또 현실주의자와 무모한 이상주의자의 마찰 등 재난영화에서 나오는 생존자들의 대립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도 흥미롭다. 1965년 영화 <사막의 기적>의 리메이크작.
5. 디시에르토 (Desierto, 2015)
<디시에르토>의 스토리는 단순하다. 미국 국경지대의 거친 사막에서 멕시코 밀입국자들이 인종차별주의자인 인간사냥꾼에게 쫓긴다는 내용이다. 즉, 미국의 불법이민자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영화이기도 하다. <그래비티>의 감독 알폰소 쿠아론의 아들이자 각본가인 조나스 쿠아론이 연출을 맡았다. 그래서인지 망망대해의 우주가 아닌 사막에서 살아남으려고 분투하는 ‘사막판 그래비티’로 불리곤 한다. 사방천지 바위와 모래로 덮여 있고 뜨거운 태양을 피할 그늘 하나 없는 사막에서 총알을 피해야 하는 생존기는 처절하기 그지없다.
페이퍼백 에디터 | 최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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