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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영화/책

도서, 임계장 이야기(1) - 군소 버스회사

작성자시즈(경산)|작성시간22.12.21|조회수225 목록 댓글 1

 

 

책 중에 '임계장 이야기'라고 있습니다 

임계장이란 '임시 계약직 노인장'으로 고령층 나이의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사람인데요

임계장은 고다자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고르기 쉽고, 다루기 쉽고, 자르기 쉽다는 뜻입니다 

고용주에게서는 시급만 계산해주면 되기에 매력적인 노동력입니다 

 

나이우대? 그런거 없습니다 

나이먹고 일자리는 궁하고 돈은 급하기에 아쉬운 소리못하는 처지로 부려먹기 쉬운 늙은이 일뿐입니다 

 

이 책은 공기업에서 38년간 근무하고 퇴직 후 2016년부터 3년간 시급알바를 하면서 틈틈이 작성한 노동일지입니다 

아래 굵은글씨와 밑줄은 책에 있는 내용을 그대로 적은것입니다 

 

처음에 일한곳은 버스터미널입니다(군소회사)

 

배차원을 모집한다기에 면접후 출근했고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에서 전임자는 그날 퇴사하고 맙니다 

그래서 인수인계를 제대로 받지 못했고 맨땅에 헤딩하듯이 일을 하게 되는데요 

이웃 버스회사 선배 배차원에게 이것저것 물어보게 됩니다 

선배 배차원은 이렇게 말을 하죠 

 

"버스를 운행하려면 운행 노선 1개당 배차원과 탁송원 이렇게 최소 두 명이 필요해. 우리 회사는 운행 노선이 한개뿐이지만 경력이 30년 넘는 나도 혼자서 감당하기가 어려워. 근데 당신네 회사는 운행 노선이 세 개 아니오? 아무리 적게 잡아도 세 명이 필요한 건데 당신같은 초짜가 배차랑 탁송까지 다 한다고? 어림없지.

이 터미널에서 당신네 회사는 독하다고 소문이 나서 세상 물정 좀 아는 사람은 아무도 가지 않으려는 회사야. 의욕이 펄펄 넘치는 당신한테 이런 말해도 들리지 않겠지만 여기 일은 그저 몸뚱이 하나로 하는 거야. 하루 이틀은 몰라도 오래 하면 골병이 들 수 밖에. 얼른 다른 일터나 알아보시오"

 

 

글쓴이가 특별한 기술도 없고 갈곳도 없기에 일을 합니다 

주 임무는 배차지만 탁송업무가 전체의 70%이상이 됩니다 

탁송품은 하루에 400건이 넘었고 세 개의 노선에서 20분 간격으로 출발하는 버스 1대 당 10건 이상의 탁송 소화물을 실어야 하는데 운전기사는 가만히 있고 글쓴이만 움직이는데서 이웃버스회사의 선배배차원에게 이유를 물어봅니다 

 

"이제 알았어? 탁송료 때문이야. 탁송료를 기사가 가져가면 운전기사는 죽을 둥 살 둥 열심히 하겠지. 그러면 탁송은 아무 문제없이 잘 굴러가. 탁송물 사고도 제로에 가깝고 얼마 안되는 돈의 위력이 그래. 근데 당신네 회사는 탁송료 수입을 100% 회사가 가져가잖아. 그러니 운전기사들이 탁송품을 거들떠나 보겠나?"

 

 

이렇게 독한기로 소문난 회사는 글쓴이에게만 과중한 임무를 부여하는게 아닙니다 

상태가 좋지 않은 버스, 운전기사의 과로로 서비스질이 낮아 민원이 빗발치지만 회사는 이익의 극대화를 위해서만 움직일뿐입니다 

시급외에는 아무것도 주지 않는건 정규직 직원도 같습니다 

과장의 월급이 세전 175만원(2016년)인데 공무에 쓰이는 유류비는 15만원이 넘습니다만 회사에서는 공무상 비용이라는 개념자체가 없습니다. 

그러기에 볼펜같은 소모품은 항상 품안에 지니고 있어야 합니다. 아니면 곧바로 없어지니까요

 

글쓴이는 신입사원의 패기로 일을 하는데 혼자서 1개의 노선을 하기도 힘든데 3개의 노선을 하려니 너무 벅차 상무에게 하소연 합니다.

 

"그동안 노력을 다해 봤습니다. 하지만 한 사람이 감당할 업무량이 아닙니다. 집에 싸들고 가서 날밤을 새워 할 수 있는 일도 아닙니다. 배차와 탁송, 출발 시각 시계조작, 승객 안내, 행선지를 외치는 일은 늘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납니다. 혼자 모든 일을 한꺼번에 수행할 방법이 없습니다."

상무는 짜증을 왈칵 내며 큰소리를 냈다

"의지만 있으면 못할 게 뭐가 있어? 나도 이 바닥에서 밥벌이하면서 위에서 시키는 일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다 해냈다고! 밥벌이가 그렇게 쉬워? 몸이 부서져라 일하면 돼. 늙은 영감탱이를 써준 것만도 감사해야지. 지금 어디서 불평이야?"

 

어쩔 수 없이 일을 계속하는데 결국 사고가 납니다 

머리와 허리를 다쳤는데 허리는 1달간 통원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그리고 회사 부장에게 질병휴가를 신청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싸늘했습니다 

 

"이 바닥에서는 웬만큼 아파도 다들 그냥 견디면서 하는거야. 정 아파서 못 하게 되면 그만둬야지. 회사 일로 다쳐도 마찬가지야. 이유가 뭐가 됐건 당신이 못 하게 되면 당신 일을 대신할 사람이 없잖아

당신이 아직 세상물정 모르니까 해주는 말인데, 버스 회사에서 업무상 재해라는 건 교통사고 하나뿐이야. 당신이 회사버스에 치였어? 아니지? 당신이 한눈팔고 일하다 다친거지? 그래 놓고 회사에 책임을 떠밀어? 내일부터 출근하지 마."

 

그렇게 해고당했고 이웃회사 선배배차원은 글쓴이의 손을 붙잡고 말했습니다. 

 

"자네 억울한 건 내가 잘 아네. 자네처럼 열심히 하는 사람은 처음봤어. 그렇게 몸 바쳐 일할 필요 없었는데 의욕이 하도 강해서 말리지 못했어. 그게 후회스럽네. 다시는 이런 곳에서 일할 생각하지 말게."

 

 

이렇게 3개월 가까이 일한 버스회사를 떠나게 되었고 노동일지의 첫 회사입니다

다음인 두번째는 아파트 경비원으로 취업하게 되는데요 

아파트 경비원일도 그 고충이 언론에 공개된 것보다 훨씬 더 많습니다 

다음에 시간나면 작성해보겠습니다

 

비정규직의 실상은 생각보다 많이 힘겨운거 같습니다 

노인이라면 더......

돈은 목숨보다 중하다라는 말이 틀린말은 아닙니다... 

늙어 돈 없으면 아니 비정규직을 한다는 자체부터 수명단축은 바로미터인거 같습니다 

젊을때 건강챙기고 돈을 모아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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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코난.카페장(경기) | 작성시간 22.12.22 예전과 달리 요즘은 70대 분들도 정정하죠 저의 엄니도 공공근로 다니시는데 돈도 얼마 안되는데도 바람쒤겸 용돈도 번다고 나가시더군요 그것조차도 경쟁율이 심해서 떨어지는 사람들이 많다 합니다
    요즘 식당이나 중소기업, 마트등에선 사람 못구해서 난리인데요 60세 이상 고령층을 일자리로 유입시킬수 있도록 최저임금은 고령층 10% 낮게하면 큰 효과가 있지않을까 합니다
    국가적으로도 공공일자리같은 별로 쓸데업는 일자리 유지하느라 수조원 예산 쓰기보다 고령층 노동자의 세금을 깍지 않는 방법으로 고용을 유도하면 좋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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