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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난의 시대

'재난시대 생존법' 책 출간 준비중입니다

작성자코난.카페장(경기)|작성시간14.07.06|조회수8,942 목록 댓글 185

 올봄이었던가 제글 하나가 아고라 자동차방에 올라간적이 있었습니다 카페에도 그 내용을 소개해서 기억하시는분들도 있을겁니다ㅎ

내용은 자동차용 생존배낭이었었죠 비상시를 대비해 작은 배낭에 과자랑 먹을것들 물을 채워 트렁크에 준비해두면 비상시에 차를 타고 가다 고립(강원도 폭설등)이되거나 사고가 났을때 도움을 받을수 있다는.......뭐 제글은 출처만 밝혀주시면 언제든 펌질을 환영합니다만 그글은 출처도 없이 내용도 좀 자의적으로 편집해서 올려진거더군요 사람들 반응이 궁금해서 지켜보았는데 댓글 대부분이 쓸데없이 사서 걱정하는 사람이라거나 조롱하는글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펌질한 사람에게 뭐라고 한마디할까 하다가 그런거야 여러번 겪은거라 뭐 그러거니말거니 그냥 넘겼습니다

그런데 그뒤 일이주후에 세월호 참사가 났던걸로 기억납니다

 

그 사건으로 모든 한국사람들이 평생 잊을수 없는 큰 충격을 받았었죠 특히 선장과 선원들이 승객과 아이들을 버리고 도망가고 이후 해경과 정부의 구조과정에서 보여준 무능함과 무책임한 형태는 상상이상이었기에 심지어 멘탈붕괴까지 겪을정도였습니다

 

그동안 우리들은  2만불 시대라고하니 우리사회가 완벽히 관리되고 있으며 일본이나 미국등 외국 선진국처럼 안전하다고 막연히 믿고 잇었는데 그게 아니었던거죠 해운사와 감독기관은 돈때문에 규정과 안전을 버렸고 선장과 선원은 승객과 아이들을 버렸으며 해경과 정부는 자신의 의무와 국민의 믿음을 버렸던거죠

심지어 수많은 승객들의 안전을 책임진 배나 주요 기간 시설들이 낮은보수에 열악한 처우의 협력업체 임시직들이 수시로 바뀌면서 관리되고 있다는것을 사람들은 그때서야 알게 되었던거죠

즉 우리사회가 사실은 아슬아슬하고 불안정했었지만 지금까지는 단지 그것이 가려져있거나 운이 좋았을 뿐이었던거죠 그러다 제일 약한 고리가 끊어지면서 세월호나 고양터미널 화재같은 참사가 일어났던것입니다

 

'내가 사는 동안은 별일없고 안전할거야 ' '무슨일이 벌어지긴 뭐가 벌어지냐 ' ' 재난이라고? 그런 불길한 말은 하지마라' 등 대부분의 한국사람들 맘속에는 막연하면서 거의 종교적인 안전에 관한 믿음이 자리잡고 있었던겁니다  그래서 우리에게도 큰 재난이나 사고가 찾아올지도 모른다 준비하자라는 말에는 본능적으로 거부감과 조롱같은 반응을 보였던겁니다

뭐  6.25이후 60년간 삶을 뒤흔드는 재난이 없었던 탓이었고 안전대신 돈과 속도 효율을 우선시하는 사회분위기 탓이었던거죠

 

바다건너 다른 하늘아래에선 지진과 쓰나미, 홍수, 화산폭발같은  자연재해와 전쟁,내전등으로 수만 수십만명이 처참하게 죽는걸 tv로 보면서도 그건 그져 남의 일이거니 평생 나랑 전혀 상관없는 일로 생각해왔습니다

하지만 통계적으로도 우리민족은 단군이래 수천번의 대재난(외침,내란,화마,전염병,자연재해)을 겪었었습니다 한세대(60년)간 평균 한두번의 큰 난리를 겪었던거죠 지난 60년간 별일이 없었지만 다시 그런 큰 재난이 터져도 전혀 이상할게 없는 때가 된것입니다

 

전부터 그런 생각을 해오면서 혼자서 조금씩 준비를 해왔습니다 만약 그런 큰 재난이 내가 사는동안에 터지면 어떻게 해야할까 나같은 일반인이 미리 어떤 준비를 해야 살아남을수 있을까가 주된 고민거리였죠 그때는 그런걸 알려주는데도 없었고 책이나 인터넷을 찾아봤자 종교나 종말론 혹은 음모론으로 막연한 겁을 주거나 자의적이고 알송달송한  예언해석으로 사람들을 혹하게 하고 추종하게하는것만 있었습니다

정신의 구원? 재난에서의 생존은 그게 해답이 아닌데 나같은 일반인들도 스스로 할수 있는걸 알려주는데는 왜 없을까 답답해하다 결국 2010년에 카페를 직접 만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카페에 그동안 알게된 자료들이나 실험하면서 확인한 것들을 하나하나 올리고 또 이에 호응하는 많은 회원님들이 찾아오셔서 지금 우리 생존21c 카페가 된것입니다

그렇게 5년동안 자료를 모으고 회원님들과 교류하며 얻은 생존에 관한 실전적인 지식이 우리의 큰 재산이 되었다고봅니다 또 재난대비란것에 전혀 관심도 인식도 없었던 우리나라에서 지금 생각해보면 그동안 꽤 힘들었지만 잘 버텨온듯합니다 ㅎ

 

그런데 문득 스스로 궁금해질때가 있었습니다

하루에 10시간이상씩 카페에 매달리며 혼자 관리하고 생존에 관한 자료를 찾고 테스트를 해서 장문의 글을 써올리는것들. 종종 너무 힘들다 지친다 하면서도 꾸준히 이일을 하게 만드는것은 무엇일까하는것이었죠  사실 제 성격은 상당히 내향적이고 조용합니다 카페에 사진이 공개되었지만 그냥 평범한 범생처럼 생겼고 심지어 어느분은 선생님같이 보인다고도 했죠^^

 

누구와 어울리기보단 혼자있는걸 좋아하고 복잡하고 나서거나 떠드는것도 싫어합니다 그런데 왜 이런 많은 사람들이모인 카페의 카페장이된걸까 그것도 보통카페가 아닌데...

우리카페 회원이 9200명입니다 하지만 보통카페가 아니죠 아시는분들은 아시겠지만 상당수가 기가 쎈분들입니다  사회운동가는 물론 정신수련을 오래하신 영성적인 분들도 많고 종교인들도 많습니다  무기전문가와 무술수련인, 야외 생존전문가도 많이 계십니다 개인적으로 만나보면 입이 떡벌어지고 기에 눌려 말 한마디하기 힘든분들도 많이 뵈었습니다 제 전생을 보고 말해주신 분도 있었죠

 

이런 분들이 가득 모여있는데서 제가 카페장으로 있다는게 종종 신기하기도 합니다 저는 그냥 너무도 평범하고 평범하며 별다른 재주도 없는 일반인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사실 객관적으로보면 더 안좋습니다 노총각에 집도 없이 부모님께 얹혀살고  심지어 직장도 없는 사회에서 말하는 루저라고도 할수 있죠

사실 제작년(2012년) 11월까지 한직장에서 13년을 일했었습니다 그분야에선 꽤 알아주는 자동차 협력업체였는데 그때 회사가 새공장을 크게 지으면서 이전을 하게됬습니다 그때 여름 회사 기공식을 한 사진도 카페에 올렸었는데 회사 전산시스템 담당자로 선택의 갈림길에 빠졌었죠

새로 공장건물을 지으면서 이제 내가 맞은일을 하게되면 몇달동안 매달려야하고 카페는 손을 뗄수밖에 없는데 회사나 카페냐의 갈림길이었던거죠 안정된 직장과 직책, 수입이냐 아니면 생존카페냐...ㅎ

 

그런데 그때 별 고민없이 직장대신 카페를 선택했습니다 탈진증후군을 겪고 있었지만 왠지 회사를 떠나 안가본 길을 가야하는 모험을 할때라는게 강하게 느껴지더군요 처자식이 없어서 그랬나 싶기도하지만 아무튼 직장과 집에서는 난리가 났었죠  그나이에 나가서 어디 취직도 못한다... 장가도 못간다...3달만에 크게 후회한다...라는 ㅎ

 

결국 그해 겨울 퇴사를 했고 뭐 지금까진 후회 없습니다 물론 그이후 1년반동안 별다른 수입은 없었지만 이상하게 그리 걱정되지는 않더군요 그저 지금까지 오랫동안 열심히 일했으니 쉴때가 됬다 이제 다른 일을 찾아 하면된다라는... 이게 막연한 낙관론인가요 ㅎ

 

그때가 겨울이기도했지만 아무튼 4달을 집에서 쉬니 그제서야 탈진증후군이 치유되는것같더군요 오랜만에 보는 사람마다 표정이 밝아졌다하고... 당연한건가ㅎ 그리고 작년봄부터 그동안 생각해왔던 '재난 생존법'에 관한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여자와 아이들 아무런 힘이 없는 서민들이 큰 재난에선 제일 큰 피해를 입고 고통을 겪는데 나같은 일반인들에게 도움되는 재난대비법을 써보자하고 시작했던거죠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그리 멀지 않은 때에 분명히 우리의 삶을 뒤흔드는 625에 버금가는 큰 재난이 우리가 사는곳에 닥칠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던것같습니다

그렇게 봄부터 하루 열시간을 썼다 지웠다, 아무리 집에서 논다고하지만 카페를 관리하면서 글쓰는거 너무 힘들더군요 ㅎ 제가 글 한페이지를 써도 앞뒤로 계속 읽어보며 다시 수정하고 힘들게 글을 쓰는 스타일이라 그랬던것같습니다 결국 12월초에 원고를 완성할수 있었네요

하지만 겨우 끝냈다하는 안도도 잠시 출판사 잡는게 더큰 어려움일줄이야 이것에 관한건 얼마전에 올렸었죠 ㅎ 재난대비에 관한 우리나라사람들의 인식이(먼저 아고라 게시판처럼) 출판사도 똑같더군요 원고를 가지고 한 50군데 연락했는데 매일 아침 도착한 거절 메일을 보면서 실망해야했고 연락이 되서 찾아가 만나봐도 '우리나라에선 이런거 안팔린다'  '너무 매니아적이다' '다 들어내고 1/3만 써서 초보용으로 내자'등 회유성 권유도 많이 들었네요 심지어 어느곳은 좋다고 해서 계약하기로 했는데 계약전날에 일방적인 해지 통보를 받기도 했었습니다 그거 만들어서 팔 자신이 없다네요 ㅎ

 

요즘 출판시장이 워낙 불경기라서 만부팔리는게 전체의 1-2%도 안된다고하고 많은 출판사들이 종이책대신 전자책으로만 내기도 한다더군요 그렇게 작년 12월내내 애쓰다가 결국 잠시 접기로했었습니다 사실 그때 좀 충격을 받고 힘든시기였었습니다

큰재난이 우리나라에 닥쳐 사람들이 위기에 빠질때 꼭 필요한 책인데 아직 세상은 받아들일 시기가 아닌가 인연이 아닌가 싶기도하고 큰 실망에 내 소임이 여기까지인가 어디 취직이나 할까하고 잠시 알아보기도했었죠 ㅎ 

그렇게 넘 힘들어서 도피성으로 간게 제주였습니다 알다시피 3월내내 제주 올레길을 강한 바람과 추위에 떨며 하루 두코스 35킬로씩 우왁스럽게 걸으며 몸을 괴롭히면서 마음을 좀 치유하고자 했었던거죠 순례자 코스프레였었던것같습니다^^

 

다행히 거기서 하루종일 걸으며 마음을 달랠수있었습니다 특히나 생각지도 못했던 몇분의 회원님들을 만나고 큰 도움을 받으면서 예정했던 기일을 버틸수 있었고 내적인 에너지가 조금씩 차오르는것을 느낄수있었습니다 그렇게 3주간의 여행을 마치고 집에 도착했을땐 흥분이나 해냈다하는 자신감같은것이 있을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군요 대신 그져 고요하고 평안함이... 전엔 차를 타고 cd를 틀면서 마음에 안드는 노래부분은 스킵을 하고 건너뛰었는데 여행 이후는 그런것없이 내 취향이 아닌 노래도 그냥 들을수 있는게 신기했습니다 ㅎ

 

글쓰다보니 주절주절 말이 늘어졌네요 ㅎ

 

이번에 그 원고로 책을 내게 되었습니다 겨울이후 6개월간 꺼내보지도 않았는데 제주여행과 세월호 참사이후 다시 보니 많은 부분이 부족하고 미숙해보이더군요 그때 책을 내지 않은게 다행이다 싶어 안도감도 들고 하늘이? 그때문에 제 뒤통수 한대치며 시기를 늦춘건가 싶기도하더군요 그래서 다시 느끼고 생각한점들을 반영해 글을 쓰고 아닌것들을 빼고 원고를 완성했습니다

출판사도 뜻하지 않던곳에서 연락이 왔고 사장님이 아주 적극적이더군요

 

어디고 원고의 70%만 반영해줘도 출판에 응할 생각이었는데 이곳에선 제 원고 100%를 다 하자고하시더군요 또 책으로 편집을하다보니 페이지가 너무 늘어나 오히려 제가 한 10%라도 빼고 하면 안될까요라고 했더니 아니라고 다 중요한 내용이라 넣어야한다고하더군요 특히나 서둘러 만들자고 회사의 다른 책 제작 업무들은 내려놓고 이 책의 제작에 총력을 기울였는데 사장님이 무슨 예지몽을 꾸었나 아니면 계시를 받았나 싶기도 햇다는^^

 

덕분에 저도 한달동안 꽤 고생했지만 빨리 완성이 되었습니다 책도 일반판형보다 좀더 크고 무려 630페이지나 됩니다

일반책 두권 분량에 칼라라 제작단가가 높아 가격도 3만원은 될줄 알았는데 다행히 많이 낮춰주셔서 25,000원에 결정되었습니다

출판사로서도 큰 모험을 한거죠  그리고 어제밤까지 협의하며 제목과 표지작업까지해서 대부분 끝이 났네요

 

제목은 '재난시대 생존법 - 도심형 재난에서 내가족 지켜내기' 입니다

 

630페이지 분량에 중상급 규모의 재난을 가정한 우리나라에서 처음 시도된 프레퍼(prepper)책입니다

10대 비상식량, 비상장비, 도심에서 물을 찾고 정수하는 10가지 방법, 비상시 통신법, 위기시 자신의 아파트를 방어하고 지키는법, 은신처를 준비하고 혹은 탈출하는법, 호신무기를 만들고 싸우는법, 각종재난에서의 도시생존법 등을 다루었습니다

 

서민들 즉 우리같은 일반인들도 재난대비 필요성을 이해하고 책을 보고 따라하면 어떤 형태의 재난이와도 공통적으로 대비가 가능하고 스스로 가족들을 지키고 살아남을수 있는걸 목표로 했습니다

책 내용은 90%이상 카페에 있는 내용입니다 5년간 올라온 각종 자료와 수많은 지식들, 그것들중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것을 뽑아 통합해서 유기적으로 연결해 제 나름대로 하나로 정리했습니다

 

'지진이 나면 식탁밑으로 들어가라'같은 그동안 시중에 나왔던 재난책들과  다릅니다 우리가 사는 도시가 큰 재난에 처해 공권력과 치안이 붕괴되고 도시가 정글이 될때 스스로 자기 안전과 생존을 지켜야하는 최악의 상황을 다룬거라 처음보는 사람들에겐 꽤 충격적일듯합니다  이때문에 세상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기도하고 꽤 두렵습니다

앞서 아고라의 댓글러들처럼 쓸데없는걸 걱정하는 피해망상자의 얘기로만 치부하고 혹은 비난이나 조롱을할지...

종말론자나 그걸 기대하는 사람으로만 비춰지는건 아닐지. 사회 부적응자나 루저의 오타쿠적 이야기로만 인식되는건 아닐지

 

하지만 언젠가 우리가 사는 도시에 진짜 큰 재난이 터져 인생이 뒤집어 질정도의 위기가 됬을때 분명 큰 도움이 되는 책이 될거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누군가 이런 얘기를 해주는 사람도 한명쯤 있어야될거라 생각하고 비난이나 조롱도 어느정도 각오합니다 

 

이제 인쇄에 들어가면 열흘쯤후에는 시중에 나올듯합니다 저는 물론 출판사도 큰 모험을 했는데 얼마나 호응을 받을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재난대비에 관심이 있는분들에겐 정말 중요한 책이 될거라 생각합니다  평범한 제가 이 카페를 맞아 이끌고 이 책까지 내게 된것도 어쩌면 운명이나 서둘러 사람들에게 말하라는 하늘의 뜻이 아니었을까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드네요

 

그리고 이렇게 우리 생존21 카페 회원분들에게 이런 책이 나온다는것을 알려드릴수 있는게 기쁘고 참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책 출간될때까지 조그만 더 기다려주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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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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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형림 | 작성시간 15.09.21 어 떻게 구입 하는지요?
  • 답댓글 작성자코난.카페장(경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5.09.21 일반 서점에도 있고 예스24같은 온라인에서 주문하시면 10% 할인된 가격으로 구입하실수 있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필살기 | 작성시간 15.10.12 코난.카페장(경기) 코난님~~~~^^^
    저는 이책을 세권구입해서 미국에한권선물했습니다
    미국 언니는 앞으로 다가올 경제공황에 대비해 집마당을 모두 텃밭으로 해놓고사는데 이책이 유용하다기에 사서 선물보냈습니다.좋은책 고맙습니다.
  • 작성자선유도 | 작성시간 15.10.07 우리 아들 사다주면 엄청 좋아할 듯 합니다.
    동네 서점에 있어야하는데
  • 작성자PVthe | 작성시간 15.10.08 흥미롭네요. 한번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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