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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생존법/ 메뉴얼

퍼온글..생존주의안내서(생존주의 개념서에 가까운,,,논문수준의 글이네요)..꽤깁니다.

작성자뱃살난감(대구)|작성시간13.07.07|조회수2,471 목록 댓글 17
인터넷검색중 퍼온글입니다. 지은이가 누군지 모르겠습니다만(구글검색했는데,,이상하게 출처가 안뜨네요..내가 몰라서 그런가..) 거의 생존주의자들에 대한 논문수준입니다
혹시 회원님들 중에 이글의 원저자가 있다면 정체를 밝혀주십시오ㅎㅎ..
(맘대로 퍼와서 죄송합니다)
生存主義 / Survivalism

목차

1 개요
2 생존주의의 분류와 특성
3 생존주의에서 상정하는 재해상황
4 TEOTWAWKI: The End of the World as We Know It
5 Bug-out Bag 꾸리기
5.1 Get-home bag 꾸리기
6 장기 생존 대비
6.1
6.2 식량
6.3
6.4 조명수단
6.5 위생
6.6 보안
6.7 의료
6.8 기타
7 생존주의 관련

1 개요

위기상황에 대비하자는 이념.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상정 가능한 여러 재해에 대비하여 식수, 식량, 연료, 자금, 무장, 안전

가옥과 각종 방호장비 등을 장만하고 그 사용법을 숙달하자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생소한 개념이다. 지진이나 허리케인 같은 대형재해가 일상적인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한국 역시 결코 자연재해나 전쟁에 안전한 나라가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어떻게 보면 한국인이 단체로 안전불감증에 걸렸다고 볼 수도 있다. 북한핵전쟁 위협을 날려도 변변한 방공호도 몇 없고, 그나마도 창고가 됐으며 현대에는 그 지하실도 잘 안 만드는 추세이다
연평도에 포탄이 떨어져도 한국 사람들은 남의 일이겠거니 하면서 만약의 상황을 대비하는 생존주의자를 과대망상이 심하다고

비웃을 정도다.

 
미국에서는 그 위세가 굉장히 높다. 미국 특유의(...) 음모론적 기질과 공권력 불신이 의식 아래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총기자유화 지지론자의 근거 중 하나도 "내가 나와 내 가족을 안 지키면 누가 지켜?"라는 생각에서 기반한다.

 

아예 민병대를 조직해놓은 정신 나간 레드넥도 있을 정도. 유튜브에 보면 자기 총자랑, 자기 장비 자랑하는 자들이 많다. 당연하게도 생존주의에 관심 없는 보통 사람이 보기엔 위험한 총덕후 또라이들(...)
 
미국의 대학에서 한 연구에 따르면 좀비 아포칼립스나 이런 안전가옥과 생존주의가 유행하는 것은 사람들이 경제적으로 불안하기 때문이라는 연구결과를 내놓은 적이 있다. 이 세상을 살면서 돈을 벌기 위하여 각박하게 사느니, 차라리 말그대로 본인의 생존을 위하여 세상과 투쟁하길 원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극단적인 경우를 떼어놓으면, 대부분의 생존주의자들은 상당히 상식적인 보통 사람이고 생존술 입문 계기도 평범하게 가정적이다. 미국은 여건상 어느 정도 실용적이기도 하다. "저번 달에 폭설로 인한 정전 또는 홍수로 인한 고립 등등의 재난을 겪었는데, 그거 복구 되는 며칠 동안 지옥이었음. 나도 준비좀 해야겠네."라면서 시작한다.
워낙 땅이 넓은 미국이다보니, '다른 인간을 만나려면 몇시간 차를 타고 가야 하는 곳'에 사는 사람도 적지 않다. 이렇게 '조금 외딴' 지역에서는 기간망 인프라가 끊기면 복구되는데 며칠에서 몇 주 걸리는 경우가 자주 있다. 이런 외딴 지역 주민들은 전화선 끊기면 도움을 요청하지 못해서 무전기를 구비하는 경우가 많다. 토네이도, 허리케인, 산불, 폭설 등의 자연재해는 분명 대비할만한 것이며, 지역에 따라서는 그리즐리(...), 북극곰(...) 같은 맹수도 만날 수 있다.
총기가 허용되는 나라이므로 무장 강도가 외딴 집을 점령하려 나타나는 서부개척시대 같은 상황도 때로는 고려해야 한다.
 
그래서 가족을 위한 식량과 식수부터 비축하고, 경찰 오는데 오래 걸리는 미국땅답게 권총이나 산탄총 같은 호신용 무기 비축하고, 비상 동력원과 연료도 좀 비축하고, 캠핑 장비도 좀 사고, 여차하면 도심 탈출할 수 있게 도로망도 미리 알아두고, 가족 취미삼아 텃밭을 가꾸어 자급자족을 시도하고, 병조림도 좀 만들어보고... 그렇게 살다보니 10년쯤 지나면 1년 가량은 고립돼서 살아도 될 정도로 엄청난 양을 비축한 생존주의자가 되는 것이다
 
이러한 준비는 말하자면 보험을 드는 것과 유사한 것이다. 또한 민방위 훈련, 적십자나 미국 FEMA의 비상 대비 지침, 스발바르 국제 종자 저장고같이 국가적, 세계적 스케일에서 극단적 위기에 대비한 투자를 하는 것도 근본적으로 생존주의와 다를바 없다. 단지 보통 사람이 잘 하지 않아서 생존주의자가 이상해보일 뿐...
 
국가적 단위로 생각해보자면 스위스방공호가 대단히 생존주의 다운 정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대부분의 우리나라 사람들처럼 집에 지하 창고가 있는 것도 아니고 자위용 무기를 구비해 놓을 수도 있는 것도 아닌 입장에서 보면 큰 나라 사람들의 스케일, 배부른 케이스임은 맞다(...)

2 생존주의의 분류와 특성

생존주의를 따르는 사람은 생존주의자(survivalist)라고 하지만, 혼란에 처한 도심 등지를 떠나 시골에 마련해둔 안전한 장소로 달아나는 것을 주 전략으로 삼는 사람은 후퇴주의자(retreater), 식량 장비를 비축하는 것을 주 전략으로 삼는 사람을 대비주의자(Prepper)라고 부르며, 대개의 생존주의자는 후퇴주의자이거나 대비주의자이기 때문에 서로 바꿔쓸 수 있는 용어다.
생존주의자들의 행동원칙은 크게 둘로 나뉜다. 실제로는 이 두가지 방식을 다 고려해서 상황에 맞춰 적용하는 편이겠지만.

밖으로 탈출(Bug-out): 전쟁, 폭동, 홍수, 허리케인 등 지역적인 재해를 피해서 안전지대로 달아나는 것. 위험으로부터 멀어질 수록 위험은 기하급수적으로 옅어진다. 거리가 1km 떨어지면 수색해야 하는 범위는 제곱으로 늘어난다. 세기말 약탈자들이 나타난다 쳐도 놈들은 되도록 가깝고 눈에 보이는 목표를 찾아갈 것이다. 거리가 곧 장벽인 셈이다.


그런 원리로, 남들이 찾아오기 힘든 멀고 외딴 탈출 장소를 미리 선정해놓고, 되도록이면 거기에 땅이나 집도 따로 사두고, 각종 비상용 물자를 숨겨놓는다. 미국 땅덩어리가 워낙 크다보니, 삼림이 광활하고 자연이 잘 보존된 편이라 사냥해서 잡아먹을 야생동물도 충분하고, 물도 충분, 숨을 공간도 충분. 전쟁이든 폭동이든 록키산맥 북쪽 숲 속에 숨어버리면 찾으로 올 수도 없다. 

 

안으로 숨어들기(Bug-in): 막대한 양의 물자를 비축하고, 이웃과 동네, 마을 사람들과 함께 손을 잡고 자경단을 꾸려 생활지역 자체를 지켜내고 몰려드는 약탈자를 공동격퇴하는 방식. 자급자족이 불가능한 대도시라면 이 방식이 거의 불가능하지만, 자급자족 가능한 농장이나 숲이 가까이 있는 시골 지역에서는 탈출하느니 이 방식이 훨씬 안정적인 생활을 보장한다. 시골일수록 집집마다 엽총, 소총 정도는 보유하고 있으니 화력도 의외로 있는 편이고. 

3 생존주의에서 상정하는 재해상황

안전사고
가장 빈도가 높고 현실적인 상황. 교통사고, 동물의 습격, 강도, 화재, 정전, 단수 등. 대개는 간단한 장비(화재경보기라던가)와 훈련(구급법, 호신술 등)으로 대처가능하다. 

 

야생생존
생존왕을 목표로 해야 하는 상황.(...) 무인도에 떨어지거나, 조난을 당하거나, 혹은 재해로 도시기반이 무너졌을 때 등을 말한다. 아웃도어, 캠핑, 하이커, 부시크래프트 계열과 교집합이 크다.  

 

경제대공황, 경제적 침체
신용화폐에 대해 불신의 시선을 보내는 책은 쌓이고 쌓였다. 특히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대처방법은 금괴나 탄약, 식량 등 물물교환이 용이한 안전자산을 비축하는데 중점을 둔다. 경기가 안 좋아지면 금값이 오르는 이유 중 하나. 사실 경제공황은 인류역사에 몇번이나 그 모습을 드러냈고, 1920년대 대공황 이후로도 최소한 몇 번은 등장할 뻔했기 때문에 마냥 헛소리로 취급할 수가 없다. 

심각한 불황에 직격하고 있는 미국의 생존주의자들은, 이미 우리가 느리지만 바닥이 없는 경제불황으로 빠져들었다고 보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2008년 9월 세계금융위기와, 그리스 국가 부도 직전의 사태가 전세계적 영향을 미쳐 서서히 가라앉고 있는 실정. 경제대공황처럼 한방에 푹 쓰러지지는 않아도 차후 십수년 동안 괴로울 것은 거의 확실시된 상황이다. 우리가 이미 겪었던 IMF 사태가 느리고 길게 지속될 지도 모를 판이다. 

 

식량/자원 고갈
멜서스 트랩이 유효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지만 석유는 언젠가 떨어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은근히 걱정되는 상황. 사실 석유문명이 붕괴하면 식량의 대량생산기술과 산업혁명의 모든 혜택이 사라질 것이기 때문에, 멜서스 트랩이 작동할 가능성도 없진 않다. 생각해보라. 비료농약기계도 전부 사라진다! 

식량 공급이 외국의 대규모 곡창지대 위주로 세계화되면서, 이러한 지역에 이상기후가 한번 찾아오면 그 여파가 전세계를 흔들게 된다. 2007~8년 세계 식량 위기가 한번 찾아온 적이 있으며 2012년도 미국 가뭄으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극단적인 생존주의자는 종자를 비축하고 전통농법을 숙지하여 석유시대 이전으로 회귀할 준비까지 한다고. 작정하고 농촌에서 살지 않는 이상 이 정도로 준비하긴 어렵고, 대개는 가드닝 정도만 배워놓는다고 한다. 자급자족, 자가 발전, 텃밭 가꾸기 같은 것을 하는 계열이 이쪽이다. 

 

판데믹
한국인 입장에서는 상당히 당황스러울지도 모르지만, 저 빌어먹을 윗동네 때문에 마냥 손 놓고 있을 순 없는 분야. 게다가 아직 인류는 핵미사일 더미 위에 앉아 있다. 민간인이 어떻게 핵, 가스, 세균을 막겠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걱정 마라. 방폭문을 갖춘 지하실과 청테이프, 방호복은 민간인도 충분히 갖출 수 있다. 미국에서는 생화학 위기가 발생하면 방송에서 '덕트 테이프 경보'라는 것을 날리는데, 문틈과 창문틈을 덕트테이프로 밀봉해서 생화학 위험요소가 실내로 들어오지 못하게 막으라는 뜻이다. 그래서 가끔 미국 드라마나 영화에서 핵전쟁 위기 드립이 나오면 꼭 나오는 대사가 "테이프로 창문을 막아야 하나요?"다. 아니 당장 핵전쟁이 아니라도, 원자력 발전소가 이 땅에 존재하는 한 어떤 방심도 해선 안된다. 

 

 이 상황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사람들은 특정국가만이 아니라 테러에도 중점을 두며, 누군가 생화학전을 시도하지 않더라도 사스, 조류독감, 신종플루 등의 판데믹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주장한다. 실수나 사고로 위험물질이 배출되는 사고 역시 이 항목에 들어간다.
2011년에 벌어진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 때문에, 많은 이들이 억지로라도 이쪽 분야에 관심을 가질 듯. 

 

EMP
탄도미사일을 이용한 광역 EMP 공격, 혹은 태양풍이나 태양 플레어 폭발에 의한 지자기 폭풍에 대비하는 부류.
단전, 전화와 인터넷을 포함한 통신망 마비, 그로 인한 전자금융 차단과 기타 2차적 재해, 또한 EMP가 심한 경우 컴퓨터 부품이나 자동차 전기 제어 장비 등이 타버리면서 교통사고와 교통 마비 등도 일어날 수 있다. 핵 공격에 맞먹을 정도로 인위적인 발생 가능성이 있으며, 자연재해적으로도 발생할 수 있으므로 가능성이 퍽 높은 시나리오 중 하나. 또한 단전으로 인한 기타 사회 인프라 마비까지 줄줄이 이어질 수 있으므로 파급력도 크다.
이에 대한 대피는 우선 평범하게 복구될 때까지 수개월을 가정한 생존주의적 비축 대비를 한다. 여분의 전자장비는 패러데이 상자에 넣어서 보관, 신용카드 대신에 현찰, 또는 은화나 금화 같은 실물 화폐, 그리고 탄약과 술, 휴지 등 물물교환에 용이한 대체 화폐를 준비한다. 차량이 마비되는 경우를 대비해 ECU 전자제어식 신형 차량이 아닌, 전자기기가 핵심 구동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카뷰레이터식 구식 차량을 장만하고, 여분의 비상 연료를 비축한다.  

 

자연재해
이 카테고리는 사태의 지속성에 따라 대처의 깊이가 다르다.
화산, 홍수, 허리케인, 토네이도 산불 같은 단발적이고 단기적인 사태는 단순히 대피와 구호가 올 때까지 1개월치 정도의 비축물자로 견뎌낸다.
역사적으로 흉작으로 인한 재해는 2~10년 정도 지속되는 자연재해에 속하는데, 막대한 양의 물자 비축과 최소한의 경작이 가능한 튼튼한 온실 같은 것으로 대처한다.
빙하기지구온난화, 초대형 화산폭발, 해류 온난화나 냉각 등에 의한 범지구적 기후변화는 인력으로 대처가 거의 불가능하고 그냥 많이 비축해서 버티는 수 밖에 없다. 

 

종교적 사유
종말론을 지껄이는 경우, 어떤 종교인지를 막론하고, 별로 거론할 가치는 없다. 한 예로 모 종교의 선교용 만화에서는 NORAD도 도저히 살아남기 힘들 것 같은 상황만 상정해주면서 "우리 종교 믿으면 영생!" 이 지랄을 떨고 계신다.(...)
메이저 종교에서도 간혹 대형 사건들을 들먹이며 말세 드립을 쳐왔다. 사실 요한묵시록 같은 걸 봐도 종교계의 종말론은 상당히 뿌리깊음을 알 수 있다. 차라리 좀비 사태에 대비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다.
다만 종말론까지 가지는 않아도, 종교적 사유로 생존주의에 관심이 깊은 경우는 꽤 존재하며 상당히 긍정적인 면도 있다. 대표적으로 모르몬교의 경우, 초창기부터 박해받아온 역사 때문에 자치적, 자생적 삶과 대비에 상당히 관심이 있으며 자체적인 생존술 교범[1]을 써내기도 하고, 모르몬 커뮤니티에서 생존 대비용 캔 식량 등도 판매하는데 저렴하고 품질 괜찮다고 비-모르몬교 계열에서도 애용한다.
보편적인 기독교 계열 집단에서도 난민 구호, 재해 구호 등을 이유로 생존주의와 물자 비축에 제법 관심을 보이곤 한다. 

 

좀비(...)
진지하게 믿는 사람은 없지만 재미 삼아 이를 대비하는 사람도 있다. 카테고리는 편의상 이쪽이나 취미생활에 가깝다.
사실 좀비 대비한다고 말하는 사람은 실제로는 유사한 다른 재난 상황을 준비하면서 덤으로 준비하는 편에 가깝고, 신종 질병의 폭발적인 전염과 그 감염자의 격리 및 대처, 폭동 문제로 치환해보면 제법 현실적일지도 모른다. 모든 좀비 사태는 도시문명과 공권력의 붕괴를 필수적으로 논하기 때문에, 이때도 생존주의자는 살아남을 확률이 매우 높다. 좀비 아포칼립스/행동지침 참고. 실제로 해당 항목에 쓰여진 기술은 상당수가 생존주의자 기술에서 빌려온 것이다.
미국에서는 이제 보안 업체 주도로 군경이 참여하는 좀비 아포칼립스 시나리오의 훈련도 한다고 한다.#,# 훈련의 일부로 좀비 아포칼립스 시나리오를 넣은 것일 뿐이지만, 판데믹과 대테러 훈련을 겸하는 것이기 때문에 효과적이라고. 

 

지구멸망(...)
소행성이 지구에 떨어지는 사태가 오지 않으리란 법도 없지만... 스타워즈, 은영전, 스타크래프트처럼 여러 행성으로 진출 가능한 시대가 오지 않는 한 대처는 무리. 일단 행성 단위의 재앙(태양 수명이 끝난다던가)이 오려면 인류 역사가 리셋을 몇 번 해도 모자라니 그냥 신경 끄자. 

이러한 생존주의도 나름의 시대적 유행이 있다. 1960~70년대에는 달러화 평가절하와 인플레이션, 70~80년대에는 미소간 냉전에 이은 군비경쟁과 핵전쟁의 공포, 90년대에는 Y2K가 큰 이슈였다.
2000년부터 현재까지는 9.11 테러와 04년 인도양 쓰나미, 조류 독감, 이상 기후, 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그에 이은 2008년 9월 세계금융위기, 2010년 아이티 지진, 2011년 토호쿠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등 종합세트. 2012년에는 미국 곡창지대의 가뭄으로 인해 전세계적 식량 부족 사태가 있을 것으로 보이고, 그리스 위기도 간당간당하다. 이러한 총체적 난국 때문에 2000년대 들어 생존주의가 다시금 부각되고 있을 지경.

4 TEOTWAWKI: The End of the World as We Know It

위에 언급된 거의 모든 상황이 복합적으로 일어나거나, 어떤 재해로 인해 인류문명이 깡그리 붕괴된 상황. 생존주의 최대의 떡밥. 말 그대로 포스트 아포칼립스 상황을 말한다. 진지한 생존주의자일수록 이런 일은 거의 안일어난다고 보고, 그냥 자신의 생활 환경에 걸맞는 보편적인 재난 재해 대비 생존준비를 하라고 말한다.
이와 유사한 생존주의 용어가 몇가지 있는데, 티오트워키가 가장 심각한 상황에 해당한다.

Crunch: 장기적 재난의 발발을 가리키는 표현. 

 

EOTW: End of the world. 세계 종말 상황. 

 

SHTF: Shit Hits the Fan. 그냥 좇된 상황을 통틀어 말하는 표현. 재난으로 치환해도 상관없다. 에스에이치티에프, 혹은 쉿 힛 더 팬으로 그대로 읽는다. 

 

TEOTWAWKI: The End of the World as We Know It. 말 그대로 세계가 끝장나버린 최악최흉의 상황. 티오트워키 정도로 발음하는 편. 

 

WROL: Without Rule of Law. 폭동, 전시 등등에 의한 무법 혼란 상황. 보통 롤이라고 부른다. 

생존주의자들은 보통 군사 용어를 흉내내서 많이 쓰는데, 예를 들어 OPSEC(작전보안)이니 OP(감시초소)니 하는 것들. 하지만 생존술 커뮤니티만의 독자적인 용어도 있다. 위의 티오트워키도 그렇고.

BOB: Bug-out Bag. 비상시 탈출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비와 식량을 담은 가방. 3일치 식량을 담는게 보통이라 72시간 가방으로 부르기도 한다. 반대로, 외지에 출타 중일때 자신의 집/대피처로 이동하기 위한 비상 장비를 담은 가방은 Bug-in Bag이라고 부른다. 

 

BOV: Bug-out Vehicle. BOB의 연장선상에서, 비상 탈출용 차량. 보통 튼튼하고 짐도 잘 싣고 야지 주행을 버티는 픽업트럭을 쓰곤 한다. 

 

BOL: Bug-out Location. BOB 들고 탈출했을때 목적지로 삼을 안전하고 외딴 지역. 사실 땅이 워낙 광활한 미국에서나 가능한 얘기긴 하다. 

 

Alpha Strategy: 인플레이션 등을 대비해서, 소모성이 있는 실물을 비축하여 이를 화폐처럼 거래에 쓴다는 개념. 

 

Ballistic Wampum: 발리스틱은 탄도학, 총탄을 말하고 왐펌은 인디언들이 화폐 대신에 쓰던 조가비 껍질을 말한다. 비상 상황에서 총탄은 곧 안전을 담보하는 귀중품이 되므로 총탄을 돈 대신에 거래용으로 쓴다는 의미. 

 

EDC: Every Day Carry. 평상시 항상 몸에 소지하고 다니는 물품. 평소에 갖고 다니는 거라면 뭐든지 EDC지만, 대체적으로 손꼽으라면 지갑, 열쇠고리, 휴대 전화, 폴딩 나이프나 스위스 아미 나이프 또는 멀티툴, 소형 플래시라이트(혹은 키체인 라이트), 미국의 경우에는 컨씰드 캐리가 가능한 소형 권총 정도가 EDC로 들어간다. 

 

G.O.O.D: Get Out of Dodge (City). 도시를 빠져나와야 한다는 뜻. 비상 상황에서 사람이 많이 몰린 도시는 가장 혼란스럽고 위험한 장소가 되기 때문이다. GOOD kit이라고 하면 BOB을 의미하게 된다. 

5 Bug-out Bag 꾸리기

BOB은 보통 재해 지역을 벗어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담는 가방이다. Go bag, G.O.O.D(Get Out of Dodge) kit, 72시간 가방, 생존 배낭 등등으로 다양하게 칭하지만 내용은 같다.
명칭이야 어쨌든, 전부 장기 생존이 아닌 단기간의 탈출을 위한 용품을 가방 하나에 담는 형식이며, 재해가 지나쳐 갈 시간, 혹은 구조가 도달할 시간을 고려해 최소 72시간(3일)을 버틸 수 있어야 한다. 3일이면 대부분의 위험지역을 탈출하기에 충분한 시간이고, 외부에서 도움이 도달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BOB의 구성품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대충 이런 형식.

72시간을 위한 식량과 식수.
휴대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MRE 같은 전투식량이나, 다트락스 등의 시판하는 비상식량 종류가 적합하다. 일상식도 괜찮지만, 1~2년 장기 보존까지는 바라지 않아도, 어쨌든 상온에서 내버려둬도 유통기한 몇 달 정도는 되며 되도록 불과 조리 없이, 혹은 간단한 조리로 먹을 수 있고, 무게도 되도록 가벼우면서 고칼로리인 것이 좋다. 

 

BOB에 들어가는 식량은 장기 대비 식량과는 달리 조금 특별하고 비싼 것을 고려해도 좋다. 어차피 대량으로 구매할 것이 아니니 약간의 편리를 위해 조금 사치해도 괜찮은 부분이다.
물론 백의 구성에 따라 꼭 조리 필요 없는 것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군용 전투식량이라 해도 동결건조식량이라면 최소한 끓인 물 정도는 필요하고, 라면을 끓일 수 있는 정도의 화력만 있으면 춥고 고단한 상황에서 뜨끈한 국물로 몸을 녹일 수 있다.

 

그 안도감은 포기하기 힘든 부분이다. 반대로 생각하면, 조리 필요 없는 식량을 챙기면 조리 기구의 무게만큼 무게를 줄이고 체력 안배를 할 수 있다. 잘 저울질해서 선택하자. 

BOB에 챙기는 조리용 화력은 작고 경량이어야 한다. 소형 경량이라면 고체연료, 알루미늄 음료수캔으로 만드는 소형 알콜 스토브라든지 하는 대체수단도 있으나, 이 분야에서 소형 등산용(백패킹용) 가스 버너를 따라올 제품이 없다. 백패킹용 경량 가스 버너는 연료 제외한 무게도 1백 그램대로 수준으로 무척 가볍고 크기도 작은데다 의외로 연료 구하기도 편하고(슈퍼마켓마다 반드시 있는 것이 부탄 가스) 화력은 고체연료나 알콜 따위에 비견되지 않는다.

 

가스가 기화되지 않을 정도로 차가운 한겨울이 아닌 이상, 한국에서 휴대용 조리 화력은 가스 버너가 갑이다. (그리고 겨울용 연료도 따로 있고.) 단, 등산용 버너는 고정부에 나사가 달린 EPI 가스통이므로, 제일 구하기 쉽고 가격도 싼 일반 부탄통을 쓸 수 있게 어댑터도 추가로 사둘 필요가 있다. (또는, EPI통에 일반 부탄통을 연결해서 충전시키는 킷도 있다.) 

 

식수는 하루 3~4리터가 표준이다. 1사람이 하루에 2리터 생수 2병으로 생각하면 딱 맞다. 이 물을 혼자 다 마신다는게 아니고, 2리터는 식수와 조리용, 2리터는 위생용으로 계산한다. 마실 물만 최소한으로 챙긴다면 1인당 하루 1리터 정도인데, 평상시에는 물을 적게 마셔도 지장 없지만 걷고 달리는 심한 신체활동을 할 때는 많은 수분보충을 해야 하므로 여분이 있는게 좋다.

 

여기에 씻고 조리하는데 쓸 물까지 포함하면 식수 2리터 + 위생 2리터 합계 4리터로 하루 1인을 잡으면 좋다는 것이 FEMA를 비롯한 전문가들의 조언. 이 기준은 지역과 기후에 따라 많이 달라진다.(한여름에는 당연히 물을 많이 켜니까) 

다만 BOB에서 제일 무겁기 십상인 것이 이 물이라서, 휴대용 BOB에는 절충이 필요하다. 물 1리터 = 1kg, 하루 4리터씩 3일이면 벌써 12kg이다. 도중에 물 보충이 가능한 상황이면 1인당 비상용 식수 하루 1리터씩만 준비하고 접어서 휴대 가능한 물주머니 등을 챙긴다. 도중 보충이 불가능하고 도움의 손길이 늦게 온다면 최대한 챙겨가자. 

 

중간에 물을 보충할 예정이라면, 그 물이 확실히 깨끗한지 장담할 수 없으므로 되도록 정수제나 정수필터 같은 정수 수단을 추가하면 좋다. 물을 끓이거나 정수제를 넣는 것은 살균정수 효과이므로 물 자체가 겉보기에 깨끗하고 오염되지 않은 정도에서만 쓸 수 있다. 정수 필터는 잔류물과 박테리아까지 거르기 때문에 단 하나로 대부분의 수인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권할만한 장비이다. 

 

휴대용 정수기는 가격 스펙트럼이 넓은데, 가격 = 성능으로 생각해도 무방하다. 저렴한 것은 라이프스트로우 같은 4만원대 정도의 최소한의 성능을 갖춘 개인용부터, 라이프세이버나 카타딘 등의 50만원 가량 하는 대단한 사치품까지 있다. 라이프세이버는 세균보다 훨씬 작은 바이러스까지 거를 수 있는 정수 성능의 극한을 추구해서 비싼 것이고,

 

카타딘 같은 브랜드도 스펙 성능이 라이프세이버만은 못해도 이모저모 편리한 고급형이라서 비싼 값어치를 한다. 이런 고급 제품은 하나 사면 수천리터를 정수할 수 있으므로 (한 사람이 매일 사용해도 5년 가까이 쓸 수 있다) 장기적이고 확실한 재난 상황을 고려한다면 시도해볼만하다. 

허나 가격이 좀 많이 세기 때문에, 이런 고급형은 대부분의 사람에게 상당한 지출을 각오해야 장만할 수 있는 장기 대비품에 가까울 것이다. 휴대용 정수기는 저가의 제품이라도 수인성 질병원의 99.9%를 걸러내므로 아주 극단적인 상황이 아니라면 저렴한 제품도 괜찮다. 수인성 질병은 보통 세균성 이질, 노로 바이러스, 기생충 등이 일반적인데 99% 거르는 제품이면 이질은 막을 수 있고, 노로 바이러스는 물을 끓여 마시면 된다. 애매하게 95%를 거른다거나 하는 숫자 장난을 치는 저가형만 피하면 대부분의 브랜드에서 나오는 휴대용 정수기는 다들 성능이 상향평준화된 상태라 쓸만하다. 정수기로 거른 물을 한번 끓여서 확실하게 하면 문제 없다. 

 

자신이 상정하는 재해에 고급스러운 물건이 필요한지, 아니면 생수병을 챙기는 것이 나은지는 스스로 판단하자.

 

구급약품. 자신의 상비약도 피난 시기 내내 사용할 수 있는 만큼 포함해야 한다. 질병을 갖고 있는 사람은 의료 기록이나 진단서 등도 첨부하라. 한국에서 일반적으로 구급가방이라고 판매하는 것은 내용물이 엄청나게 저열하다. 그딴거 사봤자 돈낭비. 물론 전문 약품을 약국도 아닌 일반 아웃도어샵에서 판매하기 쉽지 않다는 한계가 있긴 하지만, 그렇다 해도 크기 다른 밴드에이드로만 부피 때우는 그런 것은 살 가치가 전혀 없다. 스스로 필요한 의약품을 준비하는 것이 차라리 낫다. 구급약품은 유통기한 주의해서 교체할 것. 

 

기본 도구: 일회용 수술 장갑. 의료 가위. 핀셋. 손소독제. 비누. 알콜솜과 알콜 소독약. 의료용 마스크와 앞치마. 소독약. 일회용 메스. 

상처: 밴드에이드, 상처에 대는 습윤포(거즈, 드레싱) 종류, 드레싱 위에 감을 붕대, 베인 상처를 접합하는 구조의 일회용 밴드. 극심한 절상을 접합하기 위해, 수술바늘과 실, 지혈제. 화상에는 드레싱으로 대처, 화상용 냉각 겔류가 있으면 금상첨화. 골절 대비 부목과 붕대 여분. 

약품: 진통제[2], 아나필락시 쇼크(벌 쏘이는 등)에 대비한 주사제(에피펜 따위). 정로환이나 스멕타 등 지사제. 종합감기약. 해열제. 항생제(진통제 만큼이나, 혹은 그 이상으로 중요하다. 병원에 갈 수 없을때 작은 상처가 염증이 돼서 크게 위험할 수 있다), 소금 정제(콜레라 따위에 의한 설사, 심한 더위로 땀을 흘리는 등 탈수 상황에서 전해질 균형을 위해),

 

불 피울 도구. 라이터, 성냥, 파이어스틸 등. 방풍성냥이니 파이어스틸이니 하는 기믹은 신기하고 좋아보이지만, 정말 극한 상황에서나 필요한 것이고 상식적으로 값이 싼 1회용 라이터를 여러개 준비하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이다. 무겁지 않으므로 여러개를 준비하고, 침수에 대비해서 작은 비닐봉지에 넣어 밀폐해둔다.

 

가족을 포함한 비상연락망과 관할 경찰서, 소방서, 기타 재난 대비 관련 관계 부서 등의 직통 연락처. 119 등의 대표 번호는 우선 지역 상위 기관으로 가서 배분되기 때문에 긴급시에 여러 사람이 동시에 전화를 걸면 대기 시간이 생긴다. 현대인들은 연락처를 휴대전화에만 입력해놓는 일이 많은데, 휴대전화가 고장나거나 전력이 다 나가면 꼭 연락해야 하는 곳의 전화번호도 기억해내지 못하게 된다. 

비상 탈출 계획. BOB에서 재난은 태풍, 침수 피해, 정전, 한파, 화재 등 현실상에서 자신이 겪을 수 있는 상황을 상정한다. 고로 각 상황에 따른 대피 계획도 대략적으로 나온다. 태풍이나 홍수를 피해 멀리 피난하는 경우 주요 이동경로와 각종 도로 노선 등도 파악해두고, 중간 경로와 목적지, 이동거리 등을 산출해둔다. 그에 따라 지도, 교통지도 역시 계획에 포함시킨다. 이러한 계획에는 재난시 보통 사람들이 차량을 타고 몰리는 큰 도로는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다. 도로 지도는 적어도 2년에 한번은 갱신해야 한다. 

 

전쟁 등을 피해 가까운 대피시설로 향할 생각이라면, 미리 국가재난정보센터에서 비상시설의 위치를 검색해두자. 자기집 근처에 대피시설이 있는지 알아보고, 대피시설의 질과 성능을 점검해둔다. 한국의 비상시설은 아파트 지하실이나 지하 주차장 같은 명목만 걸어놓은 대피시설인 경우가 많으므로, 미리 잘 알아보고 좀 제대로 된 시설을 파악해둘 필요가 있다.
연락이 불가능한 상황(EMP로 통신 시설 마비 등)이라면, 가족과 미리 대피 계획에 대해 약정해둘 필요가 있다. 중간 집결 지점은 이곳, 여기서 합류하거나 일정 시간 이내에 합류하지 못한다면 각자 알아서 다음 지점까지 이동, 혹은 미리 정해둔 셸터로 이동이라는 식. 집을 떠나거나 중간 집결 지점을 떠날때는 미리 약정해놓은 신호를 표시해두어서 뒤따르는 사람들이 앞선 사람이 여기를 거쳐갔음을 짐작할 수 있게 하는 안심을 위한 조치 역시도 필요하다. 가장이 집에 돌아왓는데 집이 텅텅 비어있으면 길에서 죽었을지도 몰라 불안해지지만, 집의 대문에 A로 이동이라고 페인트 스프레이로 써갈겨놨으면 다들 짐 꾸려서 A지점으로 잘 탈출했구나 하고 안심할 것이다. 물론, 약탈자 등을 피하기 위해 저 A지점이라는 것은 직접 알려서는 안되고 준비된 약어를 사용해서 표기함이 좋겠다.

 

개인 위생. 수건, 비누, 칫솔, 손 소독제, 휴지, 키친 타월, 물티슈, 콘돔 등. 

 

기후에 따른 대비. 비에 대비한 비옷이나 판초우의, 추위에 대비한 두터운 의류나 장갑 등. 1회용 비닐 우비는 작고 가볍고 비닐 소재로 다용도로 쓸 수 있으므로 챙기면 좋다. 폭풍 속에서 우산은 쓸모 없고, 손이 비지 않을 때가 많으므로 우산은 지양한다. 

 

침낭, 담요 등의 침구. 비싼 침낭을 BOB에 넣기 위해 살 필요까지는 없고, 집에 남는 담요로도 충분하다. 담요는 보온성에서는 한수 아래지만 외투처럼 두를 수도 있으므로 다용도. 하지만, 침낭은 포기해도 바닥에 까는 등산용 발포 매트는 되도록 준비하는게 좋다. 부피는 좀 되지만 무게는 얼마 안나가고 보온에 크게 도움 된다. 은박 보온 담요(스페이스 블랭킷)는 작고 가볍고 싼데 보온 효과가 우수하지만, 내구성이 낮은 편이라 오래 쓰기 어렵다. BOB의 무게를 최소화하려는 경우에 고려해볼수는 있다. 

라디오. 재난 대비 방송에 귀기울이기 위해, 배터리로 작동하는 소형, 혹은 크랭크를 돌려 자가충전 가능한 제품. 재난 주관 방송은 KBS 제1라디오다. 서울 기준 주파수 AM 711 KHz, FM 97.3 MHz, 단파 3930 KHz.[3]

 

휴대전화. 전시 등의 전국적 비상 상황에서는 전화가 폭주해서 연락이 어려울 가능성이 높지만, 일단 가족의 안전을 확인할 수 있는 수단을 갖추는 것이 좋겠다. 휴대폰 충전기도 잊지 말자. 집과 직장의 거리가 멀지 않다면, 무전기를 대체수단으로 사용해도 나쁘지 않다.

 

손전등, 케미라이트, 양초 등의 조명 용구. 상당수의 재해가 정전을 동반하고, 외부로 피난가야 하는 경우에는 조명이 간절할 때가 많다. 요즘에는 5만원 이내로 100 루멘 대의 훌륭한 성능을 발휘하는 브랜드 손전등이 많으므로 하나쯤 구해두자. 짐을 옮겨야 하는 일이 많으므로, 헤드램프로 가도 좋다. 당연 건전지도 필수. 케미라이트는 휘도가 낮지만 젖어도 문제없으며, 양초는 실내에서만 쓸 수 있고 빛이 약해서 이동중일 경우가 많은 BOB에는 그다지 적합하지 않다.

 

신분증, 운전면허증 등의 신분 증명 수단. 

 

현금. 재난 상황 초기에는 카드를 쓸 수 없는 경우가 자주 있다. 정전되면 상점에서 카드로 긋지도 못한다. 저지대 침수를 피해 높은 동네로 대피해서 운 좋게 여관방 하나 잡았는데, 돈을 낼 수 없다면 막상 잡아놓은 여관방이 쓸모없어지지 않겠는가. 비상식량을 준비해왔어도 일단 돈 주고 여분의 식량을 살 수 있다면 그것도 좋은 일이니, 여분을 생각해서 몇십 만원 정도는 넉넉히 준비하라. 큰 금액은 고액권을 준비하지만, 재난 속에서 상점에 사람이 많이 몰리면 도중에 잔돈 거슬러주기 힘든 경우도 많으니 적당히 쪼갠 소액권과 동전도 충분히 마련할 것. 

 

나이프. 급한 상황 속에서는 도구로서 칼 쓸 일이 많아진다. 

 

호신용품. 재난 상황은 강도나 도둑들이 설치기 좋은 때다. 길 막고 칼 들이대면서 돈 내놓으라는 강도는 드물어도, 짐가방에서 잠깐만 눈을 떼면 사라져있다든지 길가에 차 세워놓고 자는데 기름을 빼간다든지 하는 일은 쉽게 일어날 수 있다. 휴대성을 고려해야 하므로 대단한 무기나 호신용품을 챙길 수는 없으나, 강도와 맞짱뜰 정도는 아니라도 좀도둑을 쫓아낼 정도는 필요하다. 한국에서는 미국처럼 총을 준비할 수는 없겠지만, 손 놓고 당할 수는 없으므로 분사기나 경적 같은 최소한의 것이라도 준비하자. 

 

덕트 테이프, 파라코드, 플라스틱 케이블 타이 등의 응급 수리 용품. 덕트 테이프는 모든 것을 고친다.  순정 덕트 테이프가 아니라 국내에 흔한 청테이프, 누런 박스 테이프 등등도 상관없다. 우비나 비닐 봉지 등 비닐 제품을 붙이고 조립하는데 요긴하다.

 

크고 작은 비닐 봉투, 다량. 작은 것은 장볼때 쓰는 그런 정도로 많이 준비하고, 큰 것은 김장 비닐이나 비닐하우스용 비닐 같은 것이 좋다. 방수인데다 사물을 담을 수도 있고, 급하면 둘러써서 우비로 쓰거나 덕트 테이프를 발라 잘 연결하면 임시방편 비박 텐트가 된다. 깨진 창문 막는데도 용이하다. 작은 비닐 봉투는 급할때 대소변을 담아서 잘 묶어서 모아두는 식으로 급조 화장실로도 쓸 수 있다. 

아동, 애완동물을 위한 식량과 준비물 등. 혼자만 달아난다면 필요 없겠지만, 아이를 대동하고 있다면 아동 물품과 대피하는 도중에 애들 달랠 장난감 같은 것도 의외로 중요하다. 태풍에 번개에 사방팔방 난리인데 애들까지 울고불고 난리치면 정신이 혼미해진다. 

 

배낭, 혹은 가방. 목적지까지 걸어서 가야 하고, 도중에 험지를 돌파해야 한다면 가벼운 등산용 50리터급 배낭 정도가 적당하다. 하지만 도시에서 도시로 이동하는 상황, 탈것을 타고 대피하는 상황이면 바퀴 달린 끌낭(캐리어)이 체력 보존에 오히려 적합할 수 있다. 장 볼때 사용하는 소형 손수레를 사용하는 것도 좋다.[4]

 

의류, 신발. 비바람이 몰아치고 연기와 그을음이 휘날리는 재난 상황 속에서 옷 한 벌로 버틸 수는 없다. 갈아입을 가볍고 세탁이 용이한 의류(체육복) 한 벌 정도는 필요하다. 겨울의 경우 두터운 옷 한 벌이 아닌, 가벼운 옷 여러벌을 겹쳐입는 것이 체온 조절과 여러모로 편리하다. 신발은 발이 편한 운동화, 러닝화, 트레킹화나 경등산화 종류로. 겉옷보다는 속옷과 양말을 많이 챙기는 것이 요령이다. 

지역에 따라, 사냥/낚시 도구. 간단한 올무를 만들 수 있는 와이어나, 낚시줄과 바늘, 추 정도의 물건으로 급할때 작은 동물을 사냥해 식량 보급을 할 수 있다. 사실 사냥이 적합하지 않고, 대피하면 금방 다른 동네로 이동할 수 있는 한국에서는 별로 어울리는 내용은 아니다. 미국이라면 .22LR탄 쓰는 소구경 총을 사냥용으로 추가시키는 편인데, 국내에서는 새총이 대충 비슷한 역할을 대신할 수 있다. 

텐트 등의 일반적인 캠핑 물품은 가볍고 휴대에 용이하기 때문에, 재난 대피 상황에서도 쓰기 용이하다. 

 

생존술 교범 한 권 정도. 평소에 읽어두고, 시간 여유가 있을때 복습해둔다. 

 

기타, 자신의 환경에 맞춘 물품. 5층 아파트에 산다면 활강기와 로프를 준비한다든가, 잠긴 문을 따기 위한 빠루나 소방도끼를 추가하거나, 화재를 대비해 화재 대피용 방연 마스크를 준비하거나, 외딴 시골이라면 시티100 같은 유지비 작고 경량에 용이한 오토바이를 이동수단으로 사용하는 등.

 
이런 물품 일체는 평소에 미리 꾸려두어서 재난 시에 즉시 가방만 들고 나서면 되도록 준비해야 한다. 불이 났는데 그때부터 가방 꾸릴 수는 없지 않는가. 생필품이라서 어쩔수 없이 물품을 흩어놔야 하는 경우, 짐을 꾸릴 때를 대비해서 미리 체크리스트를 만들어서 비상시 뭐뭐 가져가야 하는가 잽싸게 꾸릴 수 있게 준비해두면 좋다.
또한 미리 가방을 꾸려서 가방의 무게를 감 잡고, 잘 절충하는 것이 좋다. 장비야 많을 수록 좋지만, 무게가 무거울 수록 활동이 불편해진다. 특히 짊어지고 먼 거리를 걸어야 하는 경우라면 더욱. 전통적으로 등산 시에 배낭 무게는 체중의 1/5~1/4를 넘기지 말라고 권한다. 그걸 넘기면 무거워서 체력을 갉아먹는 짐더미다.
차량 탈출을 하는 경우라면 BOB이 좀 무거워도 상관없고, 차량을 항상 이용하는 사람은 휴대용과는 다른 차량 내에 별도의 BOB을 꾸려두는 경우도 있다. 이런 차량보관용 BOB은 차량 내 기온이 높아지는 일이 많으므로(땡볕에 내버려둔 차 안에 들어가보면 느낄 수 있다) 보관에 특별히 신경쓴 종류여야 한다.

5.1 Get-home bag 꾸리기

BOB의 일종인 Get-home bag(GHB)은 외출시에(예를 들어 직장에 출근한 상태) 재난을 접해서 집으로 안전하게 귀환하기 위한 가방이다.
 
사람에 따라서는 차량에 BOB을 싣고 다니는 경우도 있지만, 20kg 풀 장비를 갖춘 BOB을 회사 나갈때마다 갖고 갈 수는 없지 않은가! GHB은 BOB이 손에 닿지 않는 상황에서 평상시 휴대하는, BOB을 간소화하여 휴대성을 높인 형태를 목표로 한다. 집에만 도착하면 식량, 식수와 각종 장비가 잔뜩 있으니까.
도호쿠 대지진정전이 발생해서 직접적인 지진 피해를 입지 않은 지역에서도 전철이 중단되어서 집까지 걸어가고, 노숙을 할 수 밖에 없었다는 사람이 많이 나왔다. 이런 경우에 필요한 것이 바로 GHB이다.
필연적으로, GHB은 직장 등의 멀지 않은 외출 지역에서 집으로 걸어서 귀환하는데 필요한 최소 장비만을 담게 된다. 고로 BOB과는 달리 GHB은 외출시에 항상 휴대하기 때문에 무게와 부피가 작아야 한다
.
대충 이런 식이다.

가방: 3일치 풀 장비를 담기 위해 배낭을 주로 사용하는 BOB과는 달리, GHB은 일상적인 휴대를 상정하므로 다른 사람이 봐도 이상해보이지 않는, 위압감이 없는 일상적인 형태를 지닌 가방이어야 한다. 더불어 아무리 커도 사이드백이나 손가방 정도의 부피로 최소화해서 휴대성을 높여야 한다. 

의류: 당연히 평소 입고 있는 옷 한벌로 끝. 오래 걸어야 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평소 입는 옷과 신발은 되도록 편하고 운동성이 좋은 것을 택하자. 땀내면서 오래 걸을 테니 손수건, 버프 등을 추가하면 좋다.

 

식량: 보통 사람이 집까지 도달하는데 며칠이나 걸리지는 않으므로 3일치가 아닌 1일치만을 준비해도 충분하다. 그것도 세 끼니를 풀로 꽉 채울 필요조차 없다. 보통 사람조차도 안먹어도 3주 정도는 버틴다. 하지만 집까지 걸어가는 것을 상정해서, 힘없이 터덜터덜 걷는 것보다는 에너지바라도 까먹으면서 힘을 내는 것이 좋지 않은가. 에너지바, 초콜릿 바, 견과류, 건포도, 양갱 같은 행동식을 몇개 준비한다.

 

식수: 식량보다 급하기 쉬운 것이 식수다. 밤새 걸어야 할 가능성이 높아서 목이 타기 쉽다. 식수는 500ml 생수 한 병이면 된다. 더 많으면 좋지만, 평소 소지하기에는 부담되는 무게와 부피이므로 타협하자. 만약의 경우를 대비하고 싶다면, 아쿠아텝스 등의 정수제 몇 알과 면으로 된 촘촘한 손수건이나 반다나를 추가해서 비상시 물을 정수한다. 

피난처: 노숙할 때를 대비해서 은박 보온 담요(스페이스 블랭킷) 하나만 준비한다. 이걸로 보온도 되고, 부피와 무게도 극도로 최소화할 수 있고, 비가 올때 우비 대용으로 둘러쓸 수도 있다. 

 

안전: 호신을 위한 호신용품(페퍼 스프레이, 경적, 삼단봉) 등. 

 

의료: 대단한 의료용품을 챙길 수는 없다. 출혈을 막을 수 있는 가아제와 붕대(둘을 합쳐놓은 이스라엘식 붕대면 더 좋다), 알콜 스왑, 진통제 정도. 이걸로 어떻게 할 수 없는 부상은 거창한 의료설비가 필요하며, 의사를 찾아가야 한다. 

 

나이프: 크고 튼튼한 나이프가 아닌, 휴대성을 고려한 소형 폴딩 나이프, 스위스 아미 나이프나 멀티툴이 좋다. 나이프는 자르고 끊는 도구일 뿐만 아니라 각종 상황에서 사람의 손톱을 대신하는 물건이므로 위기 상황에서 여러모로 요긴하다. 

 

조명: 늦은 시간까지 걸어야 할 경우도 있고, 정전시 주변을 밝혀야 할 수도 있으므로 소형 후레쉬가 있으면 유리하다. AA 배터리 한발, AAA 두세발 정도 들어가는 소형 EDC용 LED 손전등이나 헤드램프를 택하자. 

 

불: 도심에서 불장난 할 일은 드물겠지만, 그래도 불피우는 수단은 기본 중의 기본이므로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서 챙기자. 라이터나 성냥, 파이어스틸 정도. 라이터와 성냥은 방수가 되도록 지퍼백에 넣어둔다. 성냥은 얄팍하고 휴대성 좋은 종이성냥을 추천. 파이어스틸은 솔직히 사용도 불편하고 GHB이 상정하는 시간을 벗어나는 극한 아이템이지만, 굳이 챙기고 싶다면 엑소텍 나노 스트라이커 같은 소형 모델을 택한다. 참고로 의료품의 알콜스왑은 불씨를 키우기 위한 부싯깃으로도 유용하다. 

 

지도와 버튼 컴파스: 의외겠지만, 보통 도시민은 직장과 집 사이의 길은 곧 대중교통수단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복잡한 도심지에서 집까지 걸어가라면 길을 잃는 일이 분명히 있다. 지도상에서 대조하여 방향을 잡을 지형지물이 확실하다면 나침반까지는 필요 없지만, 만약을 대비해서 시계줄에 끼우는 그런 소형 나침반이 있으면 좋긴 하다. 지형지물을 잘 안다면 생략해도 무방하고, 스마트폰 지도 등을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 

 

그 외 유용하다고 생각하는 것. 휴대용 휴지나 물티슈. 화재 대비용 방연 마스크. 파라코드. 덕테이프 약간. 예비 현금. 

6 장기 생존 대비

BOB은 단 3일의 이동과 탈출을 위한 준비일 뿐이다. 본격적인 생존주의자의 길에 접어들기 위한 대비는 필연적으로 장기 생존 준비에 닿게 된다.
한편으로는 본격적인 생존주의자들의 어마어마한 보유 목록을 보고 쫄기 십상인 것이 또 장기 생존 대비.
하지만 걱정마라. 보통 사람에게 있어 재해가 1개월 이상 길어지면 그건 세계멸망급 이벤트라는 뜻이다. 대부분의 상황은 그 전에 정리가 끝난다! 1개월 내에 끝나지 않는 사태라면, 밖으로 나가보면 그 1개월 동안 이미 수많은 인간들이 걸러진 상황일 것이다.
고로 처음부터 몇년치 식량, 평생 먹을 물 같은 것을 준비할 필요는 없다. 우선 1개월치 비상식량과 식수만 준비해두는 것만으로 당신은 이미 10%의 생존자 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사실 태풍 침수나 정전 정도의 단기적이고 복구의 손길도 확실하게 오는 현실적 재해를 걱정한다면, 1개월이 아닌 1주일 정도치만 준비해도 충분하기도 하다.
장기 생존 대비는 BOB과는 달리 자신의 주거지나 안전한 대피장소에서 오래 머무르는 것을 전제로 한다. 고로 장비의 부피나 기동성은 떨어져도 괜찮다. 일단 BOB에 포함된 장비 정도는 가진 상태라면 다음을 고려하자.

6.1

혹자는 '한국인 가정에는 대부분 쌀 20kg 한두포는 있으니, 1개월 정도는 버티지 않느냐?'고 생각하지만, 천만의 말씀. 보통 사람들은 물이 없다. 장기 생존 대비에서 가장 먼저 준비해야 하는 것은 식량이 아니라 물이다. 인간은 공기 없이 3분, 물 없이 3일, 식량 없이 3주를 버틴다고 한다. 식량 대비는 생각해도 식수 대비는 하는 사람이 드물고, 이것이 생존의 열쇠가 된다. <del>공기 대비는?</del>
 
1인 하루 4리터 기준으로 1개월 30일이면 120리터다. 200리터 PE물탱크가 5~6만원 선. 이것을 사람 머릿수만큼 사서 미리 수돗물을 담아두고 평상시에 한 통씩 돌려 쓰다가, 수도가 차단되는 긴급시 나머지 통을 비상용으로 쓰면 된다. 한번에 대량의 수도를 받으면 수도세 크리 나므로 평상시 서서히 충전량을 늘리자. 그리고 수돗물이 안전하지 않았을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서 아쿠아텝스 같은 정수제, 혹은 락스를 따로 준비해두자.
 
혹은 평소에 생수를 조금 많이 사서, 일부를 비축해두면서 서서히 비축량을 늘려나가는 방식도 좋다. 한개씩 꺼내서 들고다니는 기동성이나, 친구나 이웃에게 분할해서 나눠주는 용도로 생각하면 생수가 더 편리한 방식이며, 안전성도 높다. 도시민과 혼자 사는 사람에게는 물탱크보다는 2리터 생수병이 편할 것이다.
 
6.2 식량
물 다음으로 식량을 준비한다. 비상시에는 전력이 끊겨 냉장고가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실온에서 장기 보존 가능한 종류로, 스팸 캔이나 참치 통조림이나 레토르트 식량 등 평상시 흔히 먹던 것을 준비한다. 되도록 일상식에 가깝게 준비해서, 평소 식사때 비축량을 꺼내먹고 먹은 량보다 조금 많게 신제품을 새로 사서 보충하면 차근차근 경제적으로 비축 가능하다. 조리가 필요 없는 것일수록 좋지만, 준비를 충분히 했다면 조리수단이 있을 것이므로 조리 필요 없는 제품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그보다는 보존 기간이 긴 것을 택하는 것이 좋다.
보통 사람의 쌀밥 비축은 그냥 쌀을 한 포 더 재어두는 것이 낫다. 여분의 물과 조리 화력만 준비하면 이게 가장 속편하다. 어차피 평소에 먹으면서 채워나갈 것이니 쓸데없는 특수 식량을 비축한다는 부담감도 적고.

만약 쌀을 좀 더 많이, 대량으로 장기 비축하고 싶다면 무엇보다 벌레 먹지 않게 하는게 골치아픈데, 가정용 진공포장기를 사서 진공포장을 하면 쉽게 해결 가능. 혹은, 깨끗하게 잘 마른 PET병에 쌀을 넣고 산소흡수제를 집어넣은 다음 뚜껑을 덕테이프 등으로 밀봉하면 된다. 직접 하기 귀찮다면, 종종 인터넷에 쌀바구미로 곤란을 겪는 사람을 위한 진공포장 소포장 쌀 판매하는 사람이 있으니 그런 곳도 알아보라.
 
밥 짓기. 냄비에 밥 짓는 법을 알아둔다. 사실 냄비밥 짓는 법 어렵지 않고, 집에 있는 냄비를 그대로 쓸 수 있으므로 특별한 지출이 필요하지도 않은 가장 좋은 방법이다. 냄비에 쌀 씻어서 물기 빼고 30분 가량 불린 후, 물 부어서 센 불에 올려 달각거리면서 거품이 넘을 때까지 기다린다.(5분 가량) 거품이 넘으면 중불로 낮추어서 살짝 탄내가 날 때까지(10분) 기다린 후, 뚜껑 열고 10초 가량 센 불로 가열하면서 주걱으로 밥을 휘저어 수분을 날려주면 조리 완료.
하지만, 대인원의 식사를 준비한다면 냄비밥은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냄비로 밥을 짓는 경우 쌀의 양이 많을 수록 삼층밥이 되기 십상이기 때문.[5] 이 경우에는, 전기밥솥이 작동하지 않을 거라고 전제하면, 가스렌지에 쓰는 압력밥솥을 대체품으로 고려할 수 있다. 요새는 등산용 휴대용 압력밥솥이라는 대단한 것도 있는데, 크기도 적절하고 가볍고 휴대용 버너로 조리하는데 적합하게 만들어져있다. (용량은 작지만 작은 닭 백숙 할 정도는 된다.)
 
라면은 사실 별로 좋은 장기 비축식량은 아니지만, 우리가 전제하는 1개월의 준비에서는 의외로 괜찮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어차피 평소에 라면 먹으면서 선입선출해서 신제품을 꾸준히 채워갈 것이므로, 유통기한 문제는 크게 걱정 없다. 식수 또한 기본으로 준비했으므로 괜찮고, 조리 화력도 크게 요구하지 않는다. 고로 식량의 일부를 라면으로 채우는 것을 너무 걱정하지 마라. 6개월 후에 먹을 식량으로 라면을 준비하면 바보지만, 1개월 식량 내에 일부 포함시키는 것은 경제적이고 현명한 선택이다.
MRE, 다트락스 같은 특수한 식량은 여러모로 편리하고 좋기는 하지만, 비싸고 보통 사람의 입맛에 안맞기 때문에 일반인이 장기 비축하기에는 조금 안어울린다. 굳이 한다면, 국군 전투식량 같은 동결건조밥 종류를 사두면 편리하다. (하지만 역시 맛은 영 아니다...) 한국인은 밥심으로 사는데, 동결건조밥 종류는 약간의 끓인 물로도 그럭저럭 밥 흉내를 내기 때문에 레토르트 식량 등과 곁들이기 좋다.
쌀밥을 얘기하자면, 일본산 동결건조미(알파미. 뜨거운 물 부어서 기다리면 쌀밥이 됨. 유통기한 5년)도 시중에 있지만 1끼 1봉에 1만원 꼴로 완전히 미친 가격이다. 천원~천오백원 정도 하는 햇반이 차라리 낫다. (유통기한 6개월) 햇반 데우는데 끓인 물은 위생 등의 다른 용도로 쓸 수 있다. 다행히 라면에 말아먹는 용도의 동결건조미 국내 제품도 나오고 있는데, '동결건조 쌀밥'으로 검색하면 나온다. 일제보다 싸고 유통기한은 2년. 이러한 햇반이나 동결건조미는 보존기간이 길고 조리가 간편하다는 것이 장점이고, 가격이 비싼 것이 단점이다. 고로 대량으로 비축하기보다는 휴대 식량으로 소량 비축하는 용도로 적합하다.

6.3

보온, 조리를 말한다. LPG 가스통을 하나 마련해두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편리하지만, 요새 도시가스가 주류라서 없는 가정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집에 등산용/야외용 소형 부탄가스버너(부루스타) 하나 없는 사람은 없으리라! 부탄가스 쓰는 소형 가스버너가 차선책으로 가장 좋다. 

비축 가능한 소형 화력이라면 등산용 화이트가솔린 버너라든지, 비상용 알콜버너나 고체연료 같은 수단도 있지만, 사실 부탄가스만큼 편리한 화력이 없다. 화력 좋고 일정하지, 조용하지, 점화하기 편리하지, 싸지, 구하기 쉽지... 등산용 기름 버너는 화력은 좋으나 시끄러우며 예열 등의 절차가 귀찮고, 고체연료나 알콜버너는 라면 하나 끓이는데도 한세월이 걸릴 정도로 화력이 낮다. 스위치만 돌리면 불 붙는 가스 버너를 택해라. 부탄가스만 평소에 조금씩 더 모아두면 된다. 부탄가스통은 유통기한이 2년인데, 안 쓴 부탄가스는 구매점에서 교환해달라고 하면 된다.

부탄가스 병 하나로 보통 한시간 남짓 사용한다. 이틀에서 아껴쓰면 사흘 정도 식사를 준비할 수 있는 양이다. (밥 짓는데 15분. 10분은 중불로 하기 때문에 소모량은 더 줄어들고, 하루에 한 번만 밥 지으면 된다.)
부루스타도 그렇지만, 휴대용 소형 조리기구는 장기간의 사용을 전제로 하지 않았기 때문에 관리를 잘 하지 않으면 터지거나 고장나기 쉽다. 부루스타는 가열되고 있는 용기가 가스통 위로 올라가지 않게 조심해야 하고, 결속부가 단단하게 되었는지, 새거나 삭은 곳은 없는지 잘 살피자. 이렇게 주의를 잘 기울이면 비상시에 든든하게 쓸 수 있을 것이다.
 
정말 상황이 막장으로 돌아가서 몇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에는, 모든 대체 연료가 바닥났을 경우 최후의 수단인 나무를 때어야 한다. 베란다에서 쓸 수 있는 화목난로 작은 것을 마련하는 것도 고려하라. 로켓 스토브 형태가 가장 효율이 좋다. 크고 작은 깡통으로 자작할 수 있는 수준이므로 미리 구조나 제조법을 봐두자. 라이터와 성냥 등도 충분히 마련해둘 것.
실내 보온은, 우풍이 드는 구역을 비닐과 신문지로 잘 틀어막고 이불을 겹치고 옷을 껴입는 것으로 상당부분 해결 가능하다. 실내에 텐트를 쳐도 좋다. 텐트가 만드는 공기층이 극적인 기온 차이를 가져다준다. 여기에 촛불 하나만 켜주면 완벽. 촛불은 실내 조명이기도 하지만 밀폐된 실내에서라면 기온을 몇 도나 올려준다.

6.4 조명수단

집 안에서 쓸 양초 한다발만 준비해둔다. 가격도 싸고, 보온에도 도움 된다. 보통 양초 하나에 5시간, 굵은 양초 하나 12시간 정도 쓴다. 밤새 내내 켜 놓을 것은 아니므로 많이 살 필요는 없다. 책 읽을 정도 광도는 안나오지만, 실내 조명으로 쓸만은 하다. 야외에 잠깐 나갈때, 집중 조명이 필요할 때는 EDC에 포함된 손전등을 사용하자.
촛불보다 좀 더 나은 조명수단을 찾는다면 LED 랜턴, 가스 랜턴, 가솔린 랜턴 중 택일하게 된다. 점등이 즉각적인 LED가 제일 사용하기 편리하지만 배터리 소모가 만만찮고 보충이 어렵다. 가스 랜턴은 LED 만큼은 아닐지라도 비교적 점화가 쉽고 꽤 밝은 빛을 내지만, 조리용으로 아껴야 할 부탄가스를 소모한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있고 또한 한겨울에 기화율이 낮아지면 켜기 힘들다. 그래서 겨울철에는 휘발유 랜턴을 사용하는데, 예열, 점화가 어렵다. 아울러 LED를 제외한 조명들은 빛과 열을 내지만, 동시에 실내 환기에 유의해야 한다. (대부분 실외 사용을 전제로 만들어진 제품들이다.) 이런 조명수단들은 책을 읽어도 될 정도로 밝은 빛을 내지만, 대재난 상황에서 항상 그런 강한 빛이 필요하지는 않으므로 양초와 겸용하면 좋다.

6.5 위생

화장실 문제와, 몸을 씻고 세탁하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우선 화장실. 수도 끊겨서 화장실도 쓸 수 없는 경우가 많다. BOB에서 설명했듯, 비닐봉지가 여기서 대활약한다. 고로 비닐봉지 크고 작은 것으로 왕창 챙겨두면 된다. 5갤런 버켓(커다란 플라스틱 바께스)에 큰 비닐을 깔고, 작은 비닐을 입구에 쓰레기봉지 씌우듯 덮고, 바께스 위에 양변기의 U자형 깔개를 놓은 다음 볼일 보고 작은 봉지만 묶어서 버리거나 따로 보관해둔다. 소변은 빈 생수병 등에 받는다. 휴지도 충분히 마련해둘 것.
몸을 씻는 문제. 당신이 비축한 하루 4리터의 식수에 여기에 필요한 물도 포함된다! 고로 충분하지는 않지만, 더럽게 지내지 않을 정도의 물은 이미 갖고 있는 것이다. 물이 부족하므로 최소한의 물로 몸을 씻는 법을 한번쯤 연습해두자. 군대 가면 물 한바가지만으로 샤워하기도 한다. 또한, 물수건으로 몸을 닦는 것으로 샤워를 대신하여서 물을 아낀다.
의류의 세탁. 되도록 집에서 머무르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최대한 옷을 깨끗하게 아껴입으면서 버틴다. 정 세탁해야 할 경우는 아낀 식수로 최소한의 물을 사용하여 손세탁한다. 물이 부족하다면, 인근에 깨끗한 수원이 있는 것이 제일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상태가 조금 좋지 않은 물이라도 정수해서 쓸 수 밖에 없다.
락스(염소계 표백제)는 화장실과 주방 청소에 쓸 뿐만 아니라 식수의 살균 소독에도 쓸 수 있다. 1리터에 4방울 비율로 물에 넣어주면, 기생충을 죽여준다. 아쿠아텝스 등이 이와 같은 효과. 다만 요즘에 나오는 첨가물 많은 락스는 곤란하고, 순수하게 치아염소산나트륨만 든 업소용 락스를 써야 한다. 세탁에도 쓸 수 있지만 탈색력이 너무 강해서 흰색 의류에만 써야 한다.

6.6 보안

보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후 대처가 아니라 예방이다. 대재해 상황에서 예방은 있어보이지 않는 것이다. 삐까뻔쩍한 장비를 자랑하듯 드러내놓고 다닐수록 약탈자와 도둑의 눈에 잘 띈다. 생존주의에 입문한 사람은 택티컬 장비나 고급 등산용품을 자랑스레 보유하고 드러내 사용하기를 즐기는데, 장기 생존 상황에서는 그런 것은 되도록 감추는 것이 좋다.
군용 장비를 꺼리는 이유 또한 여기에 들어간다. 몰리 웨빙 가득 박아넣어 눈에 확 띄는 사막위장색 어택백보다 등산용 배낭이 눈길을 끌지 않아 적합하다. 사태가 아주 급박한 경우, 겉에 허름한 포장이라도 해서 더더욱 감출 필요가 있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가난하고 비루한, 별로 건드려봤자 재미 없는 보통 사람 행세를 해서 시선을 끌지 않는 것(Low profile)이 생존의 열쇠다. 집의 창문은 커튼을 쳐서 방 안의 불빛이 밖으로 새지 않게 하고, 소란스럽게 행동하지 말고, 외출 시에는 문을 꼭꼭 잘 단속하고, 허름한 옷차림을 하고 빠르게 움직이고 남의 눈에 띄지 마라.
 
하지만 치안부재의 장기적 재난 시에는 도둑과 강도가 횡행하기 쉽다. 반드시 싸워야만 하는 경우가 언젠가 올 터이고, 고로 개인의 호신수단은 필요하다. 당신이 무술의 고수라면 몰라도 맨손으로 강도와 싸울 생각은 하지 말라. 그렇다고 일본도 같은 거창한 무기는 비싼데다, 다루기도 어려운 일반인의 능력 밖이므로 부적합하다.
 
일반인이 평상시 준비해두기에는 야구방망이나 한손으로 휘두를 수 있는 장도리 같은, 가정집에 놔둬도 아무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 무장이 좋다. (물론 이는 평화로운 시기에 저렴하게 준비하기 위한 것이고, 치안부재 상황이 되면 최대한 강력하고 좋은 무장을 구해야 한다. 무술에 흥미가 있다면 더 좋은 무기를 도검소지허가 받고 수집해도 된다.)
당신이 무술을 닦지 않은 일반인이라면, 흉기를 든 강도와는 싸워서 이길 생각 말고, 나한테 덤비면 재미없다!라고 보여줘서 쫓아내는 것에 주력해야 한다.
참고로 실내에서 쓸 거라면, 실내의 벽이나 문, 천장에 닿아서 휘두르지도 못하는 일이 많으니 길이가 긴 야구방망이보다는 장도리가 차라리 낫다! 야구방망이는, 성인용 사이즈 말고 청소년용 가볍고 짧은 배트가 무기로 휘두르기에는 더 적합하다. 목검이 있다면, 실내에서는 일반적 검 휘두릇이 잡기보다는 봉 쥐듯이 칼날 부분을 왼손으로 잡고 짧게 휘두르거나 찌르거나 가로막는 식으로 운용하는게 차라리 편하다.
 
또한, 강도가 도검 류의 큰 무기를 들고 있을 경우를 대비해서 마대자루 길이 정도의 장봉 같은 것도 하나 마련해두면 좋다. 어설프게 휘두르려고 하지 마라. 상대를 때려잡으려는게 아닌, 무기 가진 적을 콱콱 밀어내서 제압하기 위한 것이다. 역사적으로 이런 장봉이 대부분의 무기에 대해 우세함을 보였다. 현대 경찰도 냉병기 들고 휘두르는 사람을 제압할때 긴 막대를 이용한다.[6] 어쨌든, 싸움에서는 리치가 긴 것이 최고다. 아울러, 재난 상황이 왔을때 칼날을 작대기 끝에 부착하면 단창으로 변한다.
장봉은 무술 용품점에서 파는데, 잘 휘는 등나무나 백낙곤 같은거 말고 참나무나 박달나무 종류의 단단하고 휘지 않는 재질로 입수하자. 비교적 가볍고 싼 박달나무 봉이 2만원 미만, 고급 참나무봉은 8만원대 정도.
방패도 한번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현대인이 방패를 상대한 경험이 없다보니 작정하고 들어온 강도도 방패를 마주하면 당황하기 십상이다. 또한 방어력도 막강하다. 보통 사람은 주먹만 날아와도 반사적으로 눈을 감아버리는데, 방패가 있으면 주먹 아니라 무기라도 쉽게 받아낼 수 있어서 싸움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사람을 용감한 전사로 만들어준다.
이런 식의 물건#도 있지만 판매하는 것은 아니므로, 구조만 참고해서 재난 상황시에 방패를 자작하는 것도 방법이다. 보안용품을 판매하는 업체에서는 진압복과 진압 방패도 판매하는데, 소형 원형 방패가 8만, 투명 플라스틱 방패가 12만, 경찰에서 쓰는 평화방패는 20만원대까지 나간다.
 
한국에서 보안을 위해 원거리 무기까지 마련해야 할 정도면 완전히 포스트 아포칼립스 상황일 것이다. 그런 때라면 그냥 밖에서 눈치 잘 보다가 죽은 경찰 군인 시체에서 총을 훔치는게 나으리라. 그래도 평소에 어떻게든 원거리 무기를 하나 마련하여  마음의 위안을 얻고 싶다면, 아니면 새총을 택해라.

국내에서 활은 스포츠 용품이기 때문에 살상력을 가졌음에도 도검소지허가 같은 골치아픈 절차 없이 손쉽게 구할 수 있다. 30파운드 이하의 입문자용/청소년용 저가 리커브 보우와 연습용 FRP 화살 약간 합해서, 신품을 25~30만원 선에서 장만할 수 있다. 보우피싱이나 활 동호회 카페의 중고장터를 잘 눈팅하면 20만원 정도에서 한 세트 구할 수도 있다. 
괜히 높은 파운드 구하지 마라. 자신이 쉽게 쑥쑥 당길 수 있는 조금 약한 활을 이용해서 정확하게 쏘는 것이 위력을 높이는 지름길이다. 그래서 보통 사람에게는 30파운드만 해도 충분하다. 진짜 살상력은 브로드헤드 화살촉에서 나오니까, 활의 파운드수에 욕심내지 말고 좋은 화살과 화살촉에 신경쓰고 평소에 연습을 좀 해두어라.

새총은 시시해보이겠지만, 이것도 잘 다루면 사람 잡기 충분한 위력을 발휘한다. 작은 새나 쥐 같은 동물 사냥에도 좋고, 저렴하고 쉬운 무기이다. 슬링보우로도 개조할 수 있다. 상세는 새총 항목을 참고.
사실 활이나 새총, 석궁 따위보다 저렴하면서 실용적인 원거리 무기는 돌팔매질이다. 슬링은 오랜 연습이 필요하니 어렵고, 활도 연습이 필요하며, 새총은 탄환의 위력에 한계가, 석궁은 총포도검류 소지허가가 필요하다. 하지만 돌멩이 던지기는 허가도 필요 없고 보통 사람이라도 10여미터 이내에서 돌멩이 던져 맞추는 것 정도는 쉬우며, 의외로 대인 상대로 위력도 잘 나온다. 여러명이 모일수록 기하급수적으로 위력이 강해지니, 비상시 수성전용으로는 이쪽도 괜찮은 선택.
 
개인의 보안 다음으로 주거지의 보안이 문제인데, 한국의 현대 가옥은 건물이 견고한 편이라서 창문과 출입구만 잘 막으면 꽤 보안이 잘 된다. 하지만 문제는 통으로 열리는 유리창. 장기 재난시에 창문 깨트리고 난입하는 강도가 있을 것은 뻔한 일, 고로 미리 창문에 쇠창살을 부착하고, 알루미늄 샷시로 된 뒷문 같은 약한 문이 있다면 미리 튼튼한 것으로 교체한다. 다만 창문의 쇠창살은 화재시 내부에서 열고 나갈수 있는 구조의 것이 좋다.
약탈자가 생길 정도의 상황이라면, 이웃과 연대하여 숫자의 힘을 키우는 방법과 요새화해서 막는 방법이 있다. 이웃이 동료의식이 있고 연대의 의지를 보인다면, 같이 손잡고 공동방위체계를 결성하자. 아니면, 집의 문을 걸어잠그고 출입구나 계단을 막아버려서 농성한다. 아예 들어올 생각을 못하게 막는 것이다. 고층이면 계단과 창문을 막으면 되니까 편리. (대신 로프로 탈출한다든지 하는 비상수단은 마련해둔다.) 집집마다 털리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상황, 다들 피난가거나 뿔뿔이 흩어진 전쟁 상황 같은 경우라면 이미 털리고 아무것도 없는 집처럼 위장해서 숨는 방법도 있지만 이것은 좀 극단적인 경우.

6.7 의료

소독용 알콜, 진통제, 그리고 출혈을 멈출 붕대(각종 천이나 수건도 급한대로 쓸 수 있다)만 최우선적으로 준비한다. 이보다 더 심한 경우는 당신 혼자서 어떻게 할 수 없고 의사를 찾아나서야 한다! 고로 휘황찬란하고 비싼 기성품 고급 구급낭보다는, 간단한 가정 구급낭으로 시작해서 꼭 필요하고 건실한 용품을 채워나가는 식으로 꾸려라.

6.8 기타

이정도면 1개월 생존을 위한 비축을 저렴하게 할 수 있다.

식수: 생수 좀 더 사놓는다 

식량: 쌀 한 포 더 사놓는다. 반찬 살 때 스팸이나 레토르트 조금 더 사놓는다. 

조리화력: 집에 있는 야외용 가스버너 활용. 부탄가스 조금 더 사놓는다. 

조명: 양초 좀 더 사놓는다. 

위생: 비닐 봉지 크고 작은 것으로 몇 다발. 

보안: 야구 방망이 하나. 혹은 장도리 재활용. 

의료: 구급약품 약간. 

보다시피 대단한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 평소에는 집에 쌀 10kg 한 포만 사놓고 떨어지면 마트 가서 사던 것을, 한 포만 더 사놓고 한 포 떨어졌을때 미리 채워놓아 항상 집에 한 포의 여유는 있게 만드는 식이다. 고로 생수나 쌀, 반찬 사놓는 것은 일시적으로 소비가 더 이루어지긴 하지만 결국 일상에서 사용하는 것이므로 전혀 낭비가 아니다! 다른 용품도 놔두면 평소에 쓸 일이 있는 것들을 조금 더 비축해둘 뿐이다. 장기 준비에 큰 돈이 들어가고 결과적으로 실사용되지 않는 비싸고 특별한 물품으로만 채워진다면, 그것은 낭비이며 생존주의는 졸부의 취미 영역을 벗어나기 힘들 것이다. 최대한 실용적으로, 낭비하지 않는 관점으로 접근해야 준비가 오래간다.
 
이것을 갖추고 나서도 계속 불안하다 싶으면, 여기서 비축양을 늘려가거나, 조금 특별하고 편리한 럭셔리에 해당하는 물건을 구매하는 식으로 비축의 질과 양을 늘려나가면 훌륭한 장기 생존 비축이 완성된다. 또한 차량이 있다면 이정도는 실을 수 있으므로 피난을 가야하는 상황에도 이 물자는 요긴하게 쓰일 수 있다.
다음으로 장기 생존에 필요한 것은, 다름아닌 기술과 훈련이다. 제아무리 포스트 아포칼립스 상황이라도 의사 같은 훌륭한 기술을 지닌 사람이 굶을 이유는 없다. 기술을 지닌 사람은 그만큼 대접받기 마련, 포스트 아포칼립스 상황에서 쓸 수 있는 기술이나, 물자 조달 재주를 배워두면 좋다.
예를 들어 주말농장 등으로 농사를 배워두면 좋다. 5파운드 버켓에 흙 담고 감자를 좀 기르는 등 베란다에서 홈 가든을 해보거나. 육용 토끼를 기르거나[7] 자동차 정비라든지, 아웃도어 기술, 낚시사냥도 배워둘만하다. 응급처치 강좌를 듣는 것, 관련 자격증을 따는 것도 좋다. 물론, 호신과 무술, 전투기술도 당연히 장기 생존에 도움되는 훌륭한 기술이다.

7 생존주의 관련 프로그램 및 동영상,영화 

생존주의 TV 프로그램 

Survivorman. 레스 스트라우드가 찍은 Off the Grid with Les Stroud, Surviving UrbanDisasters 같은 다른 작품들도 생존주의자들에게는 바이블.

 

Man vs Wild. 생존왕 폐하의 인기 프로그램

 

.Worst-case scenario. 베어 그릴스의 도심생존을 주제로 한 프로그램.

 

Dual Survival

 

Man,Woman,WilD

 

레이 미어스(Ray Mears)의 프로그램들. 영국을 대표하는 생존술 전문가 중 한사람. 같은 영국인인 베어 그릴스가 일부러 진창에 몸을 던지는 엽기적인 익스트림 계열이라면, 레이 미어스는 푸근한 삼촌같은 인상에 모든 테크닉을 쉽게 성공시키며 설명하고 가르치는 인상. 기술의 기반은 극한 상황에서의 생존술이라기보다는 아웃도어 부쉬크래프트에 가까운 편이지만, 그렇다 해도 베어 그릴스 못지 않게 다양한 극한 환경을 취급하는 전문가이다.
출연작: Extreme Survival, Bushcraft, World of Survival, Wild Food, Ray Mears Goes Walkabout, Northern Wilderness, Survival With Ray Mears, Wild Britain with Ray Mears. 워낙 많이도 찍었다보니, 예전 프로그램에서 만났던 아프리카인을 다른 프로그램으로 다시 만나 과거를 추억하는 일도 있을 정도다.

 

론 후드(Ron Hood)의 DVD 다수. 부시크래프트와 생존술 계열에서 상당히 이름있는 양반으로, Survival.com 운영자이기도 하다. 웹사이트 URL을 선점한 것을 보면 알다시피, 인터넷 초창기부터 웹상에서 생존술 지식을 활발히 알려온 선구자이다. 직접 찍은 DVD 시리즈인 우즈마스터 시리즈가 유명하고, Mythbuster나 Ultimade Survival 같은 프로그램 다수에서 협조한 경력도 있는 전문가. 2011년 별세. 

Doomsday Preppers. 여러 타입의 생존주의자들을 찾아가서 그들의 준비 상황과 비축물자등을 살피는 프로그램. 2012년 시점에서 최신 방영 프로그램이며, 유튜브에서 생존술 채널을 운영하는 유명 유튜버 서던프레퍼원 같은 인물이 출연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EBS 리얼실험 프로젝트 X. 이 프로그램에서 사람들 섬에 가둬놓는 짓을 몇 차례 찍은 적이 있다. 

무인도에서 1달 살기: 민간인 지원자를 무인도에 가둬놨는데, 하필이면 섬이 뭐가 나올게 별로 없는 사막형 섬이었고, 민간인 지원자들도 생존술 기술은 영 없는 사람들이라 생존술이 아니라 촬영진 식량 훔쳐먹거나, 촬영진한테 협상해서 이거해달라 저거해달라 땡깡부리는 구걸 프로그램이 돼버렸다. 결국 시시하게 도중하차.

예비역 8인의 무인도 표류기: 특전사, 육군, 공군, 해병대, 공익(...) 출신의 비교가 코믹하다. 특히 100kg이 넘는 거구의 공익 아저씨는 실패 몸개그 담당.

 

김병만의 정글의 법칙. 위 작품들에 비해 리얼리티나 생존 테크닉 교훈성으로는 부족하지만, 한국에서 연예인들 모아놓고 이정도면 대단한 거다. 다만 해당 방송은 많은 부분이 조작으로 드러났다. 절대 이분들을 놀라게 하면 안돼 항목 참조.

 

생존주의 작품(영화) 

1초 후

 

The Road

 

그 외 포스트 아포칼립스 항목의 작품들. 

좀비 아포칼립스/행동지침. 사실 이 항목의 초기에 기고된 주요 아이디어가 바로 생존주의자가 쓴 내용이라, 준 교범에 가까울 정도로 참고할만한 구석이 있다.

 

뉴클리어 아포칼립스/행동지침. 2012년 6월 시점에서, 좀비 아포칼립스/행동지침에 비해 아직 내용이 부족한 편이고 오류도 제법 있다. 예를 들어 폭발 직후에 폭심지 반대편으로 달아나라든지...[8] 차차 고치겠지만, 일단은 민방위 매뉴얼이나 핵폭발로부터 살아남기 같은 것을 참고하자

 

자연재해 아포칼립스/행동지침. 이건 아직 참고할 내용이 없다. 생존주의자들의 가필을 기다리자.

 

판타지를 여행하는 현대인을 위한 안내서. 논리적 유희에 가깝지만...

 

생존주의 도서

공개돼어있는 미군 서바이벌 FM들을 참고하면 매우 도움이 될것이다. 다만 당연히 전부 영어로 쓰여있고, 내용이 매우 방대해서 하루 이틀에 읽을 양이 아니다(...) 일단 서바이벌 매뉴얼로는 두개가 있는데미군 서바이벌 FM 21-76와미군 서바이벌 FM 3-05-70가 있다.이 중 3-05-70는 FM 21-76이 포함돼어있어 대체할수도 있지만 700p에 달하는 미친(...) 장수로 인해 간소하게 보거나 프린트해서 들고 다닐것을 생각한다면 21-76이 더 나을수도 있다.

 

SAS 서바이벌 백과사전 야생편. 국내에 정발된 생존주의 서바이벌 매뉴얼 중 최고로 불리는 책이다.[9] 630페이지라는 방대한 분량에 생존주의 정보들이 빼곡히 들어찬 책으로서 구할 수만 있다면 최고의 교과서 중 하나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한 가지 큰 단점은 구할 수 있어야 읽어 볼 것 아닌가. 그렇다. 절판되었다. 아는 사람은 다 소중히 보관하는 책이라 중고조차 구하기 쉽지 않다. 

(요즘 재 출판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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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풍경 | 작성시간 13.07.08 끝부분은~시간상 못 읽엏지만^^
    너무 상세함~감사히 읽었답니다^▽^
  • 작성자공말 | 작성시간 13.07.08 너무 잘 읽었습니다~
  • 작성자애정(경기) | 작성시간 13.07.29 와....대단하네요...
  • 작성자besto(경북) | 작성시간 13.09.27 잘봤습니다 감사합니다~
  • 작성자KJ(인천) | 작성시간 13.11.07 GHB에 관한 내용과 야구방망이는 서바이벌리스트 개호주랑 님 것인데.. 더 찾아봐야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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