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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 경험

실전 재난 체험

작성자BladeRunner(경북)|작성시간17.11.02|조회수798 목록 댓글 9

오전내내 늘어지게 자고 일어나서
할 일 없이 tv리모컨 밧데리만 고갈
시키던 중,
먹방으로 인한 공복감이 밀려와
밥솥을 열어보니 말라 붙은 밥풀떼기만
굴러 다닌다.

아침에 마누라가 끓여놓은 소고기 무국은
있으니 밥이랑 스팸 몇 조각만 있으면
족하리라.

경기도 이천에 사는 친척이 보내온 찰진
이천쌀을 밥솥에 3컵 부어준다.
3컵이면 우리 4인 가족이 한끼 적당히
먹을량이다.

쌀을 씻으려고 씽크대 수전을 틀었다.
그런데..

물은 안나오고 임종을 앞둔 노인네의
가래 끓는 소리 마냥 수도관이
가르렁거린다.

아뿔싸!
어제 저녘때 아파트 게시판에서 단수라는
글은 본것 같기도하다.
욕실의 수전에서도 물은 안 나오고
엎친데 덮친격으로 아랫배도 살살 아파온다.

잠시 대략낭패를 예감 하였으나... 
ㅎㅎㅎ

우린 코난족아닌가!!



( 맥가이버 bgm이 깔리며 )

" 할아버지는 말씀하셨지..  생존물품은
선입선출 이라고.. "
화이트 헤드 마운틴 워터는 유통기한이
2년이지만 지금 써야 할 때지..
미네랄 워터의 포장비닐은 질겨서 무심코
손으로 뜯었다가는 손톱이 뒤집어질 수 있어!
이럴땐 맥가이버 칼을 써야해..

그리고,
2리터 한병으로 쌀 씻기와 밥하기, 식사 후
입가심까지 끝낼 수 있도록 조절해주고..
그러기 위해서는 쌀을 두번만 씻어야되,
한번만 씻으니 뭔가.. 풀죽을 먹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

쌀이 좋은건지 밥솥이 좋은건지 물을
잘 맞춘건지.. 
암튼 밥하기는 성공이야!
게다가 물이 0.132 갤런(0.5ℓ) 이나
남아 있다구..
따라서 쌀3컵으로 밥을 할때는 0,396갤런
(1.5ℓ)이면 충분하다는 결론이 나오는군!

" 할아버지는 또 말씀하셨지..
들어간 것이 있으면, 나오는 것이 있는법 "

이런 낭패를 대비해 50ℓ 물통 2개를 욕실
한구석에 배치했지..
변기물 한번 내리는데 약12ℓ의 물이
필요하니 물통 한개로 4번의 물을 내릴
수 있다는 얘기..

물을 아끼려면 소변은 여러번 모아 놨다가
내리는 방법도 있으나, 신선한 소변은
H2O가 90%, 나머지는 요산과 아미노산
무기염류 등의 성분이니..
그냥 하수구에 방뇨하고 물 쪼금 붓고,
락스 한두번 칙칙 뿌리는 방법도 있겠지..

그리고 여담이지만,
한가지 고민해 봐야할게있어..
만약 모든 동력이 소실되고 치안이 붕괴된
심각한 재난 상황에서 우리집에서만
변기물 내리는 소리가 들린다면..
선량했던 준 약탈자들이 몹시 궁금해
할것 갔다는 말이지.. 
물론,
그 상황이 벌어질때 까지 그 많은 양의 물을
보관할 집은 그리 많지는 않겠지만..



오늘 하루 맛보기 재난을 당해보니
일시적이었지만 당황스럽기도 했었고
부족하거나 보완해야 할 부분도 보인다.

만약 아무것도 대비가 안된 상황이었다면
얼마나 불편했을까?
누가 뭐라해도 지금의 준비하는 자세를
더욱 굳건히 해야 할 의미있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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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데이라이트/(구미) | 작성시간 17.11.02 대비가철저하십니다~^^ㅎ
  • 작성자비미르 ㅡ 문승현 (숲에인) | 작성시간 17.11.02 재미있게 잘 배웠습니다.
  • 작성자코난.카페장(경기) | 작성시간 17.11.02 글 재밌게 잘봤습니다 ㅎ
  • 작성자음이온(경기) | 작성시간 17.11.03 새로지은밥을 가운데로 모아주는 센스는 프로주부보다
    월등하시네요^^며칠동안 부인이 아무걱정 없이 친구들과 여행 다녀와도 좋을듯해요^^
  • 작성자칸츄리꼬꼬(미국) | 작성시간 18.01.20 와~우!
    변기 물 한번 내리는데 12리터,
    제 집 변기보다 3배나 더 많은 물이 필요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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