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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 경험

발관리...

작성자travel|작성시간13.08.08|조회수740 목록 댓글 11

발관리 경험이라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할 것 같습니다.

졸업 전 잠간 여유가 생겨서 6개월간 동네 한바퀴 배낭여행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코스가 미국(그레이하운드 아메리패스 60일)-유럽-아프리카-아시아-귀국 순서였고요. 보통 장거리 대중교통이동이 아닌 이상은 이동시 (누적거리 평균 추산)하루 10-15km정도 도보이동을 했습니다. 지나가는 말로 하자면 서울 모 외곽역에서 학교까지 거의 10Km 될텐데 왕복 몇백원아낀다고 기차타고 와서 몇시간 걸어서 다녔더랬습니다. 이 시기 체지방 9%미만 유지했더랬습니다(모교의료원 건강검진시 알게됨). 도미 중에도 하루15마일 걸어다녔으니 걷는 것은 도통 터 있었네요. 직장 생활 중에는 서울 근교 철도통근을 했었는데 혹여 잘못 자다가 막차 종점에 도착해도 걸어서 집에 들어가곤 했습니다. 그냥 걷는 것 무지 좋아합니다. 부담감 없기 때문에 뭐 이런- 생각은 접어주십사 요청드립니다.

 백팩은 키슬링형 구형배낭으로 15에서 20킬로 정도는 항상 유지했었구요. 끼니는 빵에 피넛버터+오렌지+1갤런 우유통 또는 좀 큰 빵(유럽-중동)+슬라이스햄 비스무리+지역과일+물(대용량주머니) 사용했습니다. 옷은 두벌...혹 정식미팅시 착용고려한 셔츠 한 벌 빼고는 카고바지 같은 작업복 수준, 그리고 바람막이에 다크론침낭 하나 있었네요. 짐의 30%이상은 신발이었다고 하면 믿기실런지... 식스플래그란 곳에서 마음에 드는 똑같은 제품(보통 사막전투화 같은 사제신발) 3족 구입해서 끝까지 썼습니다.  그렇게 워커만 3개 해먹었네요. 이동시 교통편 실내에서는 슬리퍼(호텔실내화 같은 것 있죠 무게 줄이려) 신고있었죠

 

그럼 본론을 말씀 드리면...

1>매일 그렇게 걷고 쪼그려 자고-미국 여행시는 그레이하운드 버스내에서만 숙식해결, 한차례 샌프란시스코 그레이하운드 디포에서 자다가 MP5든 SWAT랑 총격전까지 벌어지는 살벌한 광경보고 버스디포내 숙식은 시도도 않함, 90년대 후반상황임-해서 거의 발 씻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유용하게 썼던 것이 알콜스왑과 건포마찰입니다. 알콜스왑 같은 것은 그레이하운드 버스내 화장실에 대량으로 있어서 초기에 몇파운드 무게가 될 정도로 대량 취득(절취임;;__)했는데, 후반부에는 이것이 힘들었네요. 특히 이란-파키스탄-신장공로 넘어가려다 빽도하고 카슈미르 가는 경로가 무척 힘들었습니다. 이때는 거의 건포마찰... 그냥 침 좀 뱉어서 손으로 문지르다가 조금 밀려나오면 죽죽... 그런데 나름 위생관리가 되더군요... 참고로 라자스탄에서 모래로 식기세척을 하는 것도 보았는데 모래로 발관리 하는 것은 불가했습니다.

 

2>양말... 2켤레 있었습니다. 이것 정말 단단히 마음먹었는데... 1켤레는 결국 끝까지 포장 않뜯었습니다. 혹여 이동 중 가정 방문이라도 하게 된다면 착용하려 했던 것인데, 중동은 오히려 맨발로 사는 경우도 많이 보았습니다(특히 시리아, 파키스탄) 이동 중에는 발싸게 썼었습니다. 이것이 이북 군인들한테서 아이디어 얻어온 것인데, 도미 전 탈북자 몇을 알고 있었고 이들과 교류하며 북한군은 발싸게 쓴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그래서 이동전 광목천 비슷한 재질의 사각포를 4장 A2용지 크기라고 할까요? 대략 잘라서 썼고 나름 유용하더군요. 그런데 발마찰이 좀 생겨서 발이 적응하기 전에는 물집이 많이 잡혔습니다.

참 그리고 깔창은 2족 준비해서 매일 번갈아 사용했습니다. 주안점으로 둔 것은 세척이 아니라 건조유지였구요. 생각보다 발냄새 심하지 않았습니다. 여기에는 알콜사용의 힘도 컸네요. 너무 많이 쓰면 피부손상 일으키지만 적절히 쓰면 효과 굿... 단 물집 부위 등 손상 부위에는 절대 금지...

 

3>속옷은 거의 안갈아입었어도 발관리는 매일 교체 및 청결작업 했었습니다. 그랬더니 신발은 3켤레나 바꾸었지만 발은 상대적으로 양호했습니다. 대도시간 이동만 교통편 이용하고 사방 10X10킬로는 도보이동했음에도 말입니다. 각자 나름의 장거리 이동시 주안점과 관리요령이 다를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발관리는 정말 필수라고 생각이 됩니다.

뭐 재난상황이 도피-회피를 강제한다고 할 수는 업으나 혹여 장거리 이동을 해야하는 상황이라면 위와 같은 내용이 조금 도움이 될까 싶어 올려봅니다.

 

정리-양말 필수품 아님. 여러가지 대용품있음

       건조 및 청결유지가 관건. 꼭 물을 이용하지 않아도 가능. 그러나 주기적 교환은 필수

       대안적 세척 방법에 대한 추가연구가 필요함

 

사족일- 한차례 발목을 접지르면서 중족골 부위 연부조직 손상이 있어 통증이 매우 심했던 사례가 있었는데요. 침술이 의외로 효용이 컸습니다. 좌우상대침법이란 것이 있는데 아시혈 부위를 찾아 대측 같은 신체부위에 염전보사를 시행해줍니다, 속된 말로 '아픈만큼 조진다'라고 하는데 모부대 의무주특기들이나 점혈법을 좀 아는 도장에서 애용하던 방법입니다. 몇번은 상하대침법도 써보았지만 이것만 못해요. 혹 사암침을 좀 아신다면 또 추천합니다. 저는 여행 중 침술 효용 정말 많이 봤습니다.

 

사족이- 정말 거지같이 하고 다니니 의외로 도움 많이 받게 되고 안전하더군요. 이란 자헤단과 카슈미르에서 정말 위험한 경우가 있었는데 한번은 이란, 한번은 파키스탄사람 도움 받아 생환했었습니다. 이 내용은 쓰기 좀 민감한 내용이라 언제 오프에서 기회되면 풀어볼게요.

 

추천일- 캠핑과 산행, 출조 같은 것도 나름 생존역량 배양에 도움이 되겠지만 낯선 곳에서 혼자든 일행이든 함께 여행을 해보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군에서도 많은 것을 배우게 되지만 혼자 여행하면서 정말 많이 배웠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혼자하는 것과 둘이상이서 같이 하는 것은 또 다를 것 같습니다. 군에서처럼 딱부러지는 집행체계가 있는 것도 아니기에 행동결정 이전에 협의를 구하는 것이 대단한 스트레스를 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와 같은 갈등과 경험을 많이 해보면 제한된 환경에서 의사결정이나 갈등관리에 있어 더 좋은 훈련이 없다 봅니다. 미군을 보며 생각했던 것이지만 소규모 제대의 임무별 상황에서 전장환경을 평가하고 작계를 구상할 때 모군보다 정말 잘 하더라 입니다(현역 때 보통 선임이나 간부가 전달하며 그대로 따라 하는 것이 전부라서 미숙했던 것에 비하면...)

 

 별 내용에 영양가는 없을 지 모르나 쉐어링 목적으로 올려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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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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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초보자(여수) | 작성시간 13.08.08 유용한 실전정보에 독특한 여행경험 잘 봤습니다..감사합니다..^^
  • 작성자도가도 비상도(서울) | 작성시간 13.08.08 걷는다는것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 작성자무사(서울) | 작성시간 13.08.08 잘보구 갑니다....& ....의지가 부럽습니다....
  • 작성자바보들의 행진(서울) | 작성시간 13.08.08 부럽군요...저두 여행 좋아했지만...지금은 외반증에 티눈에 사마귀에 양쪽 도가니가 장거리 걸음 하면 저를 괘롭힙니다. 다섯시간 이상의 산행도 못하게 되어버린 제가 좀 한심하군요.
  • 작성자공감 | 작성시간 13.10.17 긴 내용 감사드립니다. 배울점이 많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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