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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밀리터리 매니아들이 빠지기 쉬운 함정

작성자에뜨랑제|작성시간08.11.25|조회수89 목록 댓글 0

대개 밀리터리라고 하는 건 무기에 관심이 집중되기 쉽다.
조금 더 나아가면 개별 전투나 전술전략들이 그 관심의 대상이 된다.
그렇다 보니 밀리터리 매니아들이 생각하는 전쟁이나 국가, 국제관계라는 건 힘의 - 그것도 군사력의 우열이기 쉽다.
물론 그 군사력의 우열은 보유하고 있는 무기의 질이나 양의 우열이고.

그러나 정작 전쟁에서 승패를 결정하는 건 그런 지엽말단적인 것들이 아니다.
지엽말단이다.
말 그대로. 더 중요한 건 항상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 경제력과 전쟁으로 인한 충격과 피해를 흡수할 수 있는 인구와 영토, 그리고 적을 고립시키고 보다 아군의 힘을 키우는 외교력일 테니까.
더불어 더 중요한 건 국내를 단결시키고 국민을 결집시키는 정치적인 역량이다.
군대는 그 다음에 이미 모든 힘의 우열이 드러난 상황에서 승리를 확인하러 보내는 것이다.

강대국과 약소국의 차이는 바로 여기서 드러난다.
강대국은 몇 번 패배해도 결국에는 승리할 수 있는 힘이 있다.
그러나 약소국은 몇 번을 승리해도 결정적인 한 번으로 패배의 나락으로 떨어진다.
수없이 깨지고도 끝내 승리한 소련이나, 기습공격으로 함대의 상당수를 잃고도 끝내 승리한 미국에 대해 몇 번의 결정적 패배를 수습하지 못하고 몰락해버린 일본과 독일이 그 예다.

그래서 결국 전쟁사라고 하는 것은 정치사일수밖에 없다.
전쟁을 앞두고 그 나라 정부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
전쟁에 임해서 그들은 어떻게 행동하고 있었고 그것은 어떤 의미를 갖는다.
그리고 난 다음에 군대가 어떻게 움직이고 어떻게 싸워 어떤 승리를 거두었는가가 나온다.
말하자면 그것은 결과일 뿐 중요한 핵심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워낙 밀리터리에 관심이 많다 보니 도리어 그것이 해가 되서 그러한 주변을 보지 못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티이거의 강함을 보면서도 말을 수송에 동원할 수밖에 없었던 한계를 보지 못하고, 352기를 격추한 에리히 하르트만에 열광하면서도 그렇게까지 혹사당할 수밖에 없었던 독일의 한계를 보지 못한다.
그래서 우리나라에 대해서도 요구한다.
더 많은 더 비싼 더 강한 무기를 보유하기를.
더 강력한 군대를 보유해서 주위를 압도하기를.
그에 들어가는 비용과 그를 위해 필요한 노력은 전혀 고려치 않는다.
참으로 짧은 소견이라 아니 할 수 없다.

싸움은 싸워서 이기는 것이 아니라 이기고 나서 싸우는 것이다. 싸워서 이기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싸우지 않고도 이길 수 있는가가 중요한 것이다.
그래서 정치가 있고 외교가 있다.
싸우기 전에 싸움을 결정짓는 전략이 있고 대전략이 있다.
제아무리 뛰어난 지휘관도 정치와 외교를 한 눈에 꿰뚫는 정치가에 미치지 못하는 건 그 때문이다.
문민통제란 군대의 위험함 때문만이 아니라 보다 효율적으로 승리하기 위한 수단인 셈이다.

물론 제대로 밀리터리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안다. 전쟁이란 무엇인지. 전쟁에서 승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꼭 어설프게 밀리터리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저런 소리를 한다. 더 강한 군대, 더 강한 무기, 더 강한 국가, 그러다가 망한 나라가 바로 위쪽에 있음에도. 결국 아마추어의 한계라 할 것이다. 더 깊이 다차원적으로 생각하지 못하는.

 

원문주소: http://gall.dcinside.com/list.php?id=worldwar2&no=41904&page=1&search_pos=-39882&k_type=1000&keyword=DevilFoc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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