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0월 일 평화목22일 교회 주일예배 설교
신다슬 전도사
죽음과 생명 : 그 아름다운 신비
요한복음 12:24-26
고은 시인의 무제시편이라는 시집 중에 무제시편 4라는 시가 있습니다. 이 시는 저에게 깊은 감동을 주었습니다. 그래서 여러분과 나누고 싶어서 제가 읽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불꽃 우르르 피우려고, 땅속의 뿌리네들, 땅 위의 줄기 가지 우듬지네들, 온몸의 힘 다 쓴 나머지, 마침내 눈부신 벚꽃 세상이러라, 바람 와, 그 벚꽃 아쉽게 진 뒤, 할 일 다 한, 벚나무 시름시름 앓으면서, 가지들 삭아가면서, 뿌리들 썩어가면서, 여름, 가을, 겨울을 견디어내는 벅찬 삶이러라, 연어 귀향, 그 몇천 킬로미터의 거친 바다 건너, 살점 너덜너덜, 물속 돌더미에 부딪고, 나뭇가지에 걸리고, 벼랑 끝, 목숨 걸고 뛰어오르고 오르는 동안, 1헐 미만으로 살아남는 동안, 다 망가진 몸으로, 잊지 못하는 고향에 와, 알 낳아버리고, 허깨비 목숨 놓아버리는 처절위 삶이러라, 하기사, 채마밭 쑥갓 상추 한포기도, 다 그런, 전심전력의 삶이러라 , 이런 숙연한 삶 가녘에, 내 삶은 송구스러운 더부살이의 삶이러라, 가을이여, 바로 이어지는 굶주리는 내년의 봄이여”
이 시를 읽으면서 지혜를 얻게 되는 것 같습니다. 우리의 삶에 대한 지혜입니다. 그런데 이 시를 읽으면서 저는 성경의 전도서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성경의 전도서 또한 저희들에게 삶에 대한 지혜를 알려주는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전도서 12장 말씀을 살펴보면, 흔히 젊은이에게 주는 지혜라고 불리는 장인데요, 12장 1~8절을 살펴보겠습니다.
“젊을 때에 너는 너의 창조주를 기억하여라 고생스러운 날들이오고, 사는 것이 즐겁지 않다고 할 나이가 되기 전에, 해와 빛과 달과 별들이 어두워지기 전에, 먹구름이 곧 비를 몰고, 오기 전에, 그렇게 하여라. 그때가 되면, 너를 보호하는 팔이 떨리고, 정정하던 두 다리가 약해지고, 이는 빠져서 씹지도 못하고, 눈은 침침해져서 보는 것마저 힘겹고, 귀는 먹어 바깥에서 나는 소리도 못 듣고, 맷돌질 소리도 희미해지고, 새들이 지저귀는 노랫소리도 하나도 들리지 않을 것이다. 높은 곳에는 무서워서 올라가지도 못하고 넘어질세라 걷는 것마저도 무서워질 것이다. 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되고, 원기가 떨어져서 보약을 먹어도 효력이 없을 것이다. 사람이 영원히 쉴 곳으로 가는 날, 길거리에는 조객들이 오간다. 은사슬이 끊어지고 금그릇이 부서지고, 샘에서 물 뜨는 물동이가 깨지고, 우물에서 도르래가 부숴지기 전에, 네 창조주를 기억하여라. 육체가 원래 왔던 흙으로 돌아가고, 숨이 그것을 주신 하나님께로 돌아가기 전에, 네 창조주를 기억하여라. 전도자가 말한다. 헛되고 헛되다. 모든 것이 헛되다.”
전도서의 이 말씀은 저에게 깊은 감동을 줍니다. 사람의 인생은 꽃이 필 때가 있으면, 꽃이 질 때가 있음을 알려주는 것 같기 때문입니다. 또한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창조세계를 살펴보면, 비슷한 감동을 받습니다. 다양한 존재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역할과 자연의 순리에 따라 아름답게 피고, 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 피조물들은 자신들에게 주어진 그 하나님의 순리를 받아드리며, 자신이 꽃 피울 때에는 정말 열심히 꽃을 피우고, 꽃이 져야 할 때에는 자기 자신에게서 그 꽃을 떨어뜨려야 하는 고통을 받아드리는 그들을 통해 사람인 우리는 우리의 인생에 있어서 어떤 마음을 가지며,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지를 고민하게 됩니다.
오늘의 말씀의 본문은 요한복음 12장 24-26절입니다. 이 말씀은 여러분도 너무나 잘 아시는 한 알의 밀알이 땅에 떨어져 죽어야 많은 열매를 맺을 것이라는 말씀을 예수님께서 전하고 있는 말씀입니다. 이 말씀의 상황적 배경은 저희가 읽지는 않았지만, 앞에서 살펴 보면,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을 올라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유대인들이 예수님을 잡아 죽이려는 상황이 계속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있었습니다.
20절에 보시면 그리스 사람들이 빌립과 안드레이를 찾아와서 예수님을 만나고 싶다고 청하고 있는 장면이 나옵니다. 여기서 그리스사람은 유대인이 아니라, 다른 나라 사람인데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리스 사람이 예수님을 만나고 싶다는 말을 들은 빌립과 안드레는 예수님에게 이 말을 전했습니다. 이 말을 전해 받은 예수님은 그리스 사람들의 요청에 대해 대답하시지 않고, 23절에 자신의 때가 왔음을 이야기하며, 24절에 밀알에 비유하며 이야기하고 계십니다. 이 구절은 32-33절의 구절과 병행적으로 읽어야 합니다. 곧 밀알이 땅에 떨어져 썩어 새로운 열매를 맺는 것이라는 이야기는 자신이 십자가에 죽으심으로 새로운 생명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비유하여 이야기 하신 것입니다. 그러면서 25절에 “자기의 목숨을 사랑하는 사람은 잃을 것이요. 이 세상에서 자기의 목숨을 미워하는 사람은, 영생에 이르도록 그 목숨을 보존할 것이다. 나를 섬기려고 하는 사람은,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너라. 내가 있는 곳에는 나를 섬기는 사람도 나와 함께 있을 것이다. 누구든지 나를 섬기면, 내 아버지께서 그를 높여주실 것이다.”라고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이는 자신을 따르는 자들 또한 많은 고난과 어려움과 죽임을 당할 수도 있을 것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길을 따라와야 함을 이야기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는 하나님 나라의 법칙에 대해 예수님이 말씀하고 있는 것입니다. 성경에는 예수님을 따라가는 삶을 화려한 삶이라고 이야기 하고 있지 않습니다. 마냥 큰 축복을 받으며, 삶의 안전만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예수님을 따라 살아가는 삶은 삶 속에서 손해도 보고, 어려움도 겪으며, 고통도 따를 수 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삶이 끝이 아니며, 새로운 시작이며, 새로운 생명을 낳는 것임을 들려주고 있습니다. 바로 생명은 죽음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어쩌면 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는 죽음을 통해 생명을 얻을 수 있다는 말은 너무나 받아드리기 어려운 말일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자신의 십자가에서 죽으심을 통해 다시 살아나는 즉, 새로운 생명을 얻게 되심을 우리에게 보여줍니다. 뿐만 아니라 예수님 한 사람의 죽음을 통해 모든 사람들을 죄에서 해방시킴으로 새로운 생명을 주셨음을 선포하십니다. 예수님을 통해 우리는 새로운 생명을 얻게 된 것입니다.
이 새로운 생명을 얻게 되었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바울은 이에 대해 예수님과 함께 십자가에 우리는 죽었으며, 새로운 피조물이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살아계신 예수님을 통해서 살아가는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예수님을 통해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예수님을 통해 새롭게 된 우리는 성경을 읽으며 성령님을 통해 하나님의 말씀을 깨닫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알게 되었지만, 그 말씀과 약간 엇나가고자 하는 생각들이 있습니다. 그 생각이 우리 안에서 끊임없이 부딪칩니다. 이렇게 새로운 피조물이 된 우리는 우리 안에 하나님의 말씀과는 다르게 어긋난 생각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며, 우리의 연약함을 고백하고, 성령님의 도우심을 구하며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살아가고자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예수님을 통해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바울도 자기 자신이 날마다 죽는다고 고백한 이유가 이것이 아니겠습니까? 하나님의 생각과 자신의 생각이 끊임없이 자신 안에 충돌함을 느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연약함을 인정하며, 자신을 하나님의 생각으로 돌이킬 수 있는 것이 진정한 그리스도인이 아니겠습니까. 하나님도 사람의 연약함을 너무나 잘 아십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희에게 성령님을 저희 곁에 보내시어, 저희가 깨닫게 도와주시며, 저희를 위해 저희가 듣지 못하는 탄식으로 하나님께 아뢰고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평화목 성도여러분 진정한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의 말씀으로 자신의 마음을 드려다 볼 수 있어야 합니다. 혹시 자신의 마음을 잘 드려다 보기 힘드시다면, 여러분의 옆에 있는 이웃에게 여러분이 어떻게 하고 있는지를 잘 살펴보십시오. 그리고 어떤 마음이 여러분 안에 올라오고 있는지 보십시오. 이 이웃은 옆에 가까이 있는 존재에서부터 넓게는 하나님이 창조하신 자연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 이웃에게 하고 있는 자신의 행동과 마음이, 하나님에게 어떻게 반응하고 있는지를 보여 줄 것입니다. 이는 여러분에게 하나님이 보내시는 사랑의 신호입니다. “너의 연약함이 있음을 인정하라. 그리고 나를 바라보고, 나를 찾으라. 내가 너에게 평안을 주며, 사랑으로 채워 줄 것이다.”라고 하나님께서 말씀하고 계십니다.
우리 인생의 여정은 끊임없이 죽고, 살아남을 반복하며 걸어가는 것 같습니다. 흔히 죽음은 어둠, 생명은 빛이라고 우리는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어둠보다는 빛을 더욱 좋아하고 선호 합니다. 화려한 꽃을 좋아하지, 꽃이 시들어 지는 것은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성경은 빛만 좋은 것이라고 이야기 하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의 인생에는 빛도 있지만, 어둠도 있고, 화려한 꽃을 피울 때가 있으며, 질 때도 있고, 생명을 얻을 때가 있으면 생명을 잃을 때가 있다고 알려줍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화려한 꽃이 피기 위해서는 꽃이 지는 것도 필요하며, 보이지 않지만 많은 노력과 희생이 있어야 함을 알려줍니다.
하나님께서 이 세상을 창조하실 때 흑암가운데서 빛이 있으라고 명령하셨습니다. 어둠이 먼저 있었으며, 그 후 빛을 창조하셨습니다. 농사를 짓기 위해서는 햇빛만 있어서는 안 됩니다. 밤이 있어야 식물들이 자라 갈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죽음과 생명은 때어 놓을 수 없는 동전의 양면 같은 것입니다.
여러분 인생의 꽃이 지고 있다면 여러분 스스로에게 축하해 주십시오. 그리고 또 다른 새로운 자신을 발견 할 수 있는 때가 되었음을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마음 가운데 어두운 마음이 있으십니까? 그 어두운 마음도 환영해주십시오. 그 마음을 통해 하나님께 더욱 가까이 갈 수 있는 빛을 발견 할 수 있습니다. 인생의 꽃이 짐을 통해, 마음의 어둠을 통해 여러분은 하나님 앞에 나아가 자기 자신의 연약함을 인정하고 자기 자신을 죽임으로 예수님을 통해 여러분은 새로운 생명을 얻게 되실 것입니다.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여러분과 하나님께서 언제나 함께 하실 것이며, 여러분의 삶을 인도해 주실 것입니다. 기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