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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복음 묵상

2026년 6월 18일 연중 제11주간 목요일 <주님의 기도로 모든 것을 얻어내는 방법> ...

작성자모아|작성시간26.06.18|조회수29 목록 댓글 0

2026년 6월 18일 연중 제11주간 목요일 (마태 6,7-15)

 

복음

<그러므로 너희는 이렇게 기도하여라.>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6,7-15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7 “너희는 기도할 때에 다른 민족 사람들처럼 빈말을 되풀이하지 마라.
그들은 말을 많이 해야 들어 주시는 줄로 생각한다. 8 그러니 그들을 닮지 마라.
너희 아버지께서는 너희가 청하기도 전에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계신다.
9 그러므로 너희는 이렇게 기도하여라.
‘하늘에 계신 저희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을 거룩히 드러내시며
10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소서.
11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12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도 용서하였듯이 저희 잘못을 용서하시고
13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저희를 악에서 구하소서.’
14 너희가 다른 사람들의 허물을 용서하면,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도 너희를 용서하실 것이다.
15 그러나 너희가 다른 사람들을 용서하지 않으면,
아버지께서도 너희의 허물을 용서하지 않으실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전삼용 요셉 신부님]

<주님의 기도로 모든 것을 얻어내는 방법>
 
찬미 예수님! 하루도 또 잘 지내셨죠? 오늘 연중 제11주간 목요일 복음 묵상 함께 나누겠습니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아주 친숙한 주님의 기도를 가르쳐 주십니다. 그러시면서 아주 뼈 있는 경고를 덧붙이시죠. "너희는 기도할 때에 다른 민족 사람들처럼 빈말을 되풀이하지 마라. 그들은 말을 많이 해야 들으시는 줄로 생각한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의 기도 생활은 어떻습니까? 솔직히 말해, 우리는 하느님 앞에 끊임없이 청구서만 들이밀고 있습니다. "주님, 우리 애 대학 붙게 해주세요. 이번 사업 꼭 대박 나게 해주세요. 건강하게 해주세요." 내가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마치 자판기에 동전을 넣듯 기도를 기계적으로 돌리고, 주님의 기도를 주문 외우듯 수백 번 반복합니다. 이것은 기도가 아닙니다. 내 편의와 목적을 위해 기도의 본질을 교묘하게 조작하고 왜곡하는 행위입니다. 하느님을 내 소원을 들어주는 램프의 요정 지니로 전락시키는 무서운 교만이죠.

누군가에게서 내가 원하는 것을 얻어내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무엇입니까? 내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무엇을 원하는지 그 마음을 묵상하는 것입니다.

아주 오래된 『이솝 우화』 중에 여우와 두루미 이야기가 있습니다. 여우가 두루미를 초대해 놓고 자기가 먹기 편한 납작한 접시에 수프를 내옵니다. 두루미는 긴 부리 때문에 한 입도 먹지 못하죠. 여우는 속으로 '내가 이렇게 훌륭한 식사를 대접했는데 왜 안 먹지?' 하고 섭섭해합니다. 상대를 향한 묵상이 빠진 일방적인 베풂은 이토록 폭력적입니다.

이 우화가 현실로 나타난 것을 텔레비전 프로그램 '개는 훌륭하다' (2019)에서 본 적이 있습니다. 알래스칸 말라뮤트 샐리라는 덩치 큰 개의 이야기입니다. 이 샐리는 주인이 손만 대면 이빨을 드러내고 물어뜯으려 하며, 밤낮없이 늑대처럼 하울링을 해대서 이웃들의 원성이 자자했습니다. 주인 아저씨는 억울해 죽습니다. 자기는 샐리에게 사람이 살 만큼 훌륭한 집을 지어주고, 손수 고기를 입에 넣어주고, 매일 예쁘게 털을 빗겨주며 지극정성으로 사랑했다는 겁니다.

그런데 강형욱 훈련사가 와서 내린 진단은 충격적이었습니다. "개는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보호자님이 문제입니다." 샐리는 어릴 적 파양된 상처와 의지하던 동료 개를 잃은 극심한 외로움과 트라우마가 있었습니다. 샐리가 진짜 원했던 것은 주인이 그저 조용히 자기 곁에 머물러 주는 것 하나뿐이었습니다. 그런데 주인은 자기가 해주고 싶은 방식대로 털을 빗기고, 억지로 밥을 먹이려 들었습니다. 샐리에게 그것은 사랑이 아니라 끔찍한 괴롭힘이었던 겁니다. 내가 원하는 것을 상대방에게서 얻어내려면, 내 방식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마음이 어떤지 먼저 읽어야 합니다.

이철환 작가의 글 중에 눈만 오면 높은 나무 위로 올라가 며칠씩 내려오지 않는 판다 이야기가 있습니다. 숲속 동물들은 모두 판다가 미쳤다고 손가락질했습니다. 하지만 오직 토끼만이 그 이유를 알고 있었죠. "판다의 새끼들이 사냥꾼에게 잡혀갔어. 눈밭에 찍힌 자기 발자국을 사냥꾼이 따라왔기 때문이지. 판다는 눈 위에 자기 발자국이 찍히는 게 세상에서 제일 두려운 거야." 토끼는 어떻게 판다의 마음을 알았을까요? 섣불리 판단하지 않고, 판다의 입장이 되어 그 아픔을 깊이 묵상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주님의 기도를 바치는 이유도 바로 이것입니다. 주님의 기도는 내 소원을 뜯어내기 위한 주문이 아닙니다. 하느님 아버지의 마음이 지금 어디로 향해 있는지, 아버지께서 이 땅에서 무엇을 이루고 싶어 하시는지 묵상하는 시간입니다.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기를,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먼저 청하는 묵상입니다.

구약 성경 『사무엘기 상권』 13장을 보면, 기도의 순서를 거꾸로 뒤집었다가 파국을 맞은 사울 임금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필리스티아 대군이 쳐들어오자 이스라엘 백성들은 공포에 질려 흩어지기 시작합니다. 다급해진 사울 임금은 사무엘 예언자가 오기를 기다리지 못하고, 자기가 직접 나서서 하느님께 번제물을 바쳐버립니다.

사울은 하느님의 뜻이나 그분이 정하신 율법의 질서에는 관심이 없었습니다. 오직 당장 전쟁에서 이기게 해 줄 하느님의 권능이라는 결과물만 뜯어내고 싶었죠. 하느님의 뜻을 묻는 묵상은 생략한 채 자기 소원부터 들이민 결과가 어땠습니까? 사무엘은 사울에게 "임금님은 어리석은 짓을 하셨소. 주님의 명령을 지키지 않았으니, 이제 임금님의 왕권은 더 이상 지속되지 못할 것이오."라고 선언합니다. 하느님의 마음을 읽지 않고 내 뜻만 강요하는 기도는 사울의 번제물처럼 결국 하느님과의 단절을 가져올 뿐입니다.

반대로 하느님의 뜻에 내 마음을 완전히 맞추었을 때 어떤 놀라운 일이 벌어질까요? 13세기 독일의 위대한 신비가 대 제르트루다 성녀의 일화가 이를 잘 증명합니다. 어느 날 성녀가 예수님께 이렇게 여쭈었습니다. "주님, 어찌하여 제가 청하지 않은 것조차 이토록 넘치게 다 들어주십니까?" 그러자 예수님께서 대답하셨습니다. "네가 너의 뜻을 버리고 온전히 나의 뜻을 따르기로 결심한 그 순간부터, 나 역시 내 뜻을 버리고 온전히 너의 뜻을 따르기로 결심하였단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방법은 참으로 단순합니다. 내 청구서를 찢어버리고, 하느님 아버지께서 무엇을 원하시는지 먼저 여쭙는 것입니다. 주님의 기도를 앵무새처럼 되풀이하지 마십시오. 한 구절 한 구절 입에 올릴 때마다 그 안에 담긴 하느님의 애타는 마음을 깊이 묵상하십시오. 저는 성체조배 할 때 주님의 기도만 호흡으로 숫자를 세며 그것만 묵상합니다.

두 시간 동안 주님의 기도를 한 번만 바칠 때도 있습니다. 나의 마음을 그분 마음에 맞추는 것입니다. 그러면 모든 것을 알아서 다 해 주십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마음을 알아드리기 시작할 때, 하느님께서도 우리의 마음을 속속들이 알아주십니다. 우리가 청하기도 전에 우리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우리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완벽하게 채워주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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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가브리엘 신부님]

반가운 기사를 보았습니다. 문정현 신부님의 사제서품 60주년과 문규현 신부님의 사제서품 50주년에 관한 기사였습니다. 형제 사제인 두 분은 서로 다른 길을 걷기보다 오히려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살아오셨습니다. 한 분은 인혁당 사건의 피해자들과 함께하면서 옥살이하셨고, 다른 한 분은 임수경 양과 함께 군사분계선을 넘으면서 옥살이하셨습니다. 제주 강정마을의 해군기지 현장에도, 용산 철거민의 거리 성당에도, 세월호의 팽목항에도 두 분은 늘 약한 이들과 함께 있었습니다. 세상은 편안한 길을 선택할 수도 있었을 텐데 왜 그렇게 힘든 길을 가느냐고 묻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두 분은 말보다 삶으로 답하였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주님의 기도’를 가르쳐 주십니다. 예수님께서는 단순히 기도의 문장을 가르쳐 주신 것이 아닙니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가르쳐 주셨습니다.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이 기도는 단순한 암송이 아닙니다. 삶의 방향입니다. 하느님의 뜻이 이 땅에서 이루어지기를 바란다면, 우리는 아픈 사람들의 눈물을 외면할 수 없습니다. 억울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모른 척할 수 없습니다. 굶주린 사람의 배고픔과, 외로운 사람의 눈물과, 힘없는 사람의 절망을 함께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두 분, 노 사제는 바로 그런 삶을 살았습니다. 주님의 기도를 입으로만 바친 것이 아니라 몸으로 살아냈습니다.

오늘은 두 분 신부님의 ‘서품 기념’을 축하하면서 제가 2009년에 썼던 글의 일부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17년 전의 글입니다. “어제, 저녁에 안타까운 소식을 들었습니다. 문규현 신부님께서 단식 도중 쓰러지셔서 병원에 입원했지만, 중태에 빠졌다는 소식이었습니다. 문 신부님은 전주교구 신부님이십니다. 이제 나이가 60이 넘었습니다. 하느님의 도우심으로 쾌유하시어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하시기를 기도합니다. 문 신부님에 대한 첫 번째 기억은 임수경 양과 함께입니다. 남과 북이 분단된 이후, 군사분계선을 넘어서 온 최초의 민간인들이었습니다. 문 신부님은 혼자서 평양을 방문하고 돌아올 임수경 양을 생각하였고, 임수경 양이 받아야 할 수많은 고통과 고난을 생각하였고, 착한 목자의 심정으로 임수경 양과 함께 돌아오기로 결심하였습니다.”

그 글에서 저는 또 이렇게 썼습니다. “문 신부님은 성령의 관심사를 생각하였습니다. 생명과 평화를 사랑하였고, 불의와 폭력에 의해 희생당하는 이들도 하느님의 사랑받는 이들이라고 이야기하였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말합니다. “육의 관심사는 죽음이고, 성령의 관심사는 생명과 평화입니다.” 세상은 힘과 성공과 효율을 이야기합니다. 더 높이 올라가야 하고, 더 많이 가져야 하고, 더 강해져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성령께서는 생명과 평화를 말씀하십니다. 오늘날에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삶의 가장자리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전쟁과 폭력으로 가족을 잃은 사람들도 있고,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하루하루 버티며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민자의 삶도 그렇습니다. 낯선 땅에서 언어와 문화의 벽을 견디며 살아갑니다. 겉으로는 웃고 살아도 마음속에는 말 못 할 외로움과 두려움이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런 사람들을 외면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래서 주님의 기도는 단순한 종교적 문장이 아닙니다.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라고 기도한다면 굶주린 이를 외면하지 말아야 하고,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라고 기도한다면 미움과 원망을 조금씩 내려놓아야 합니다.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게 하소서.”라고 기도한다면 내 욕심보다 하느님의 뜻을 먼저 찾으려 해야 합니다. 오늘 독서에서 엘리야와 엘리사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스승의 길이 제자에게 이어집니다. 신앙은 책으로만 이어지지 않습니다. 삶으로 이어집니다. 부모의 믿음이 자녀에게 삶으로 전해지고, 사제의 믿음도 결국 삶으로 전해집니다. 그래서 우리는 노년의 두 사제를 보며 감동하게 됩니다. 높은 자리에 있었기 때문이 아니라, 낮은 자리로 내려갔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사제로 살아오면서 자주 부족함을 느낍니다. 강론은 할 수 있지만 삶으로 증언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것을 느낍니다. 때로는 외면하고 싶고, 침묵하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 복음은 다시 우리에게 묻습니다. “너는 주님의 기도를 어떻게 살고 있느냐?” 우리도 주님의 기도를 삶으로 살아가면 좋겠습니다. 말로만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소서.”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작은 사랑과 작은 희생으로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면 좋겠습니다. 그럴 때 우리의 삶도 누군가에게 위로와 희망이 될 것입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소서.”

 

 

 

 

 

출처: 복음말씀의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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