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녕 예언자도 사제도 어찌할 바를 모르고 나라 안을 헤매고 다닌다.(18)
본문 서두에는 '정녕', '진실로' 로 번역된 접속사 '키'(ki)가 나오는데, 이 의미로 보면, 예언자나 사제와 같은 종교 지도자들도 하느님의 심판으로 인한 전쟁과 기근으로 인하여 이리저리 옮겨다니는 비참한 지경에 처해진다는 의미가 된다.
그런데 접속사 '키'(ki)를 '오히려'로 번역하면, 백성들이 적의 칼에 죽고 기근으로 죽어가는 상황에, 그들의 고난에 동참하고 위로하며 하느님께 기도해야 할 종교 지도자들이 그 장소를 떠나 도망다닌다는 의미가 된다.
그러나 어떤 의미를 취하더라도, 종교 지도자들도 심판에서 예외가 될 수 없다는 의미만은 동일한다.
그리고 '헤매고 다닌다' 에 해당하는 '싸하루'(saharu)의 원형 '싸하르'(sahar)는 기본적으로 '배회하다'는 의미를 지닌다. 이것은 일차적으로 재앙의 땅 남부 유다를 떠나 방황한다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다. 보다 보편적인 해석은, 그들이 종교 지도자로서의 사명을 저버리며, 고통당하는 동족을 버리고 도피하여 이리저리 헤매는 것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는 것이다.
이것은 종교 지도자들이 비록 남부 유다 땅을 빠져나왔지만, 어디로 가며 어떻게 해야 자신의 목숨을 부지할지, 혹은 장래를 위해서 어떻게 해야할 지를 알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나타내는 것이다.
한편, 바빌론의 침공 때 주로 귀족 계층 사람들이 우선적으로 포로로 잡혀갔다는 점에서, 18절의 의미를, 그들에게 있어 익숙하지 않았던 바빌론에 포로로 잡혀간 것을 염두에 둔 표현이라고 보는 사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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