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식 고려장
이영균
땀을 흘려도 끈적거리며 더 달려드는
불볕더위, 겪고 나면 넘는 건
축 처진 몸 추스르려 안간힘 쓰는
탈진한 정신뿐
늙을수록 초라하게 변한 자신이 가여워
젊은 날의 욕망 그립다
저 늘어진 어깨와 허리
평생을 짊어지고 다니느라 휘고 가늘어진 다리
잠시 그늘에 앉은 채
그 평생의 무게 내려놓으면
눈감고, 귀 막고, 함께해온 세월의 근육들조차
이 몸 싫다고 다 달아나 빈집 같은 처지
내가 그 집에 쏟아부은 평생은
편해진 그때부터 부재를 선언한 것인가?
육신 앞세워 그나마 놀면
모두 오그라들까 봐
몸 깨어있게 하려고 이끌고
하루를 따라나서면
희망이 무엇일까 잊은 지 오랜 몸,
여전히 고단한 길 쓸어안아 간다.
젊은 측에도, 늙은 측에도 섞일 수 없는
칠십 대가 갈등의 하루를 삭힌다.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