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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한 산 깊은 물

현대식 고려장

작성자이영균|작성시간26.06.17|조회수0 목록 댓글 0

현대식 고려장

 

이영균

 

 

땀을 흘려도 끈적거리며 더 달려드는

불볕더위, 겪고 나면 넘는 건

축 처진 몸 추스르려 안간힘 쓰는

탈진한 정신뿐

늙을수록 초라하게 변한 자신이 가여워

젊은 날의 욕망 그립다

 

저 늘어진 어깨와 허리

평생을 짊어지고 다니느라 휘고 가늘어진 다리

잠시 그늘에 앉은 채

그 평생의 무게 내려놓으면

눈감고, 귀 막고, 함께해온 세월의 근육들조차

이 몸 싫다고 다 달아나 빈집 같은 처지

내가 그 집에 쏟아부은 평생은

편해진 그때부터 부재를 선언한 것인가?

 

육신 앞세워 그나마 놀면

모두 오그라들까 봐

몸 깨어있게 하려고 이끌고

하루를 따라나서면

희망이 무엇일까 잊은 지 오랜 몸,

여전히 고단한 길 쓸어안아 간다.

젊은 측에도, 늙은 측에도 섞일 수 없는

칠십 대가 갈등의 하루를 삭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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