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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포의 창작 시

**** 부끄러움을 꼬집는 벼락

작성자이영균|작성시간26.06.12|조회수2 목록 댓글 2

부끄러움을 꼬집는 벼락

 

이영균

 

 

공휴일 한낮의 시내버스 안은

빨랫줄 휭하니 걸린 뒤뜰 같다

 

앞쪽 두 번째 자리에 앉은 내 앞으로

새파란 빨래 한 쌍이

바람에 날리듯 날아와 앉는다

가슴만 가린 웃옷에 엉덩이만 가린

치마를 걸친 여자라는 옷걸이가

바지랑대 같은 남자의 팔에 찰싹 들러붙어

운전석 뒤, 내 시선 정면에 걸린다

 

빨래를 놓친 한산한 버스 안 손잡이가

강풍을 만난 듯 흔들거리나 싶더니

앞 좌석 두 남녀의 콧소리와 함께

엉겨 붙은 끈적한 소음, 배배 꼬인 한 벌의 세탁물

태풍에 쫓기듯 조급한 몸짓들이다

잠시 후, 참다못한 버스 기사

느닷없이 뇌성벽력을 친다

 

"! 차를 확 박아버려야 정신 차릴래?

이것들, 꼼짝 말고 있어! 지금 바로 신고할 거니까."

단맛에 초를 친 듯, 잠시 후

고요한 버스 안에 내림 벨이 울린다

 

뒤쪽에 몇 안 남은 손님들이

다음 정류장에 내린다는 신호인데

그 소리에 놀란 빨래들, 구정물에 씻겨 가듯

쏜살같이 버스 밖으로 빠져나간다

대낮의 눈꼴신 신체접촉에

세탁기 속처럼 뒤집어지던 내 속이

탈수기 돌린 듯, 땟물 빠진 듯

하얗게 헹궈져 시원하다

 

막걸리같이 탁하던 기사의 뇌성벽력도

오늘만큼은 청량한 계곡물처럼 시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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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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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오영록 | 작성시간 26.06.12 별네개 입니다.
  • 답댓글 작성자이영균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12 네! 감사합니다. 오 샘.
    눈꼴셔서 확 줘박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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