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심(氷心)
이영균
미운 사람도, 그리운 사람도
그저 차갑고 투명하게만 보며
서운한 일도, 즐거운 일도
구분 없이 냉철하게만 읽어 내리라
흑백의 선도, 선 없는 판도
투명하고 차갑게만 간직하고
넘치는 사람도, 모자란 사람도
시퍼렇게 날 선 잣대로만 재며
기뻐 웃거나 슬픔에 겨운 때도
얼음 같이만 하리라
바람과 햇볕을 좋아하는 꽃들도
갈대에 쓸려 흩날리는 햇살의 냄새도
홀로 서러움에 겨운 밤벌레 울음도
홀로 밤비에 흠뻑 젖음도
바람에 마음 날려 보내듯 말라감도
이 모두를 품어내기를 얼음같이 하리라
그렇게 한세상 다하도록
투명하고 차가움 다 녹이며 살리라
* 황산(黃山) 김유근의 괴석을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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