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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포의 창작 시

**** 광산골의 어린 대통령

작성자이영균|작성시간26.06.16|조회수7 목록 댓글 2

광산골의 어린 대통령

 

이영균

 

 

내가 그린 빨간 사람은

아직도 내 안에 살고 있다

붉은 이념이 무엇인지도 모르던 나이

월남하신 부모님의 낯빛이 하얗다는 게 의아했다

 

빨간 그림 덕에 상으로 받은 '자유의 벗'

그 잡지는 아직도 내 기억 속에서

누런 교과서를 덮어주던 표지 싸개다

스스로는 허옇게 바랠지언정

분신 같은 내 꿈은

헤지도록 버려두지 않았다

 

1963년 여름 광산골 초가, 희미한 호롱불 밑

속지 누런 교과서를 펴놓고

상상 속 도회지를 꿈꾼다

스스로 대통령이 되어

이 깊은 골짜기까지 버스 길을 낸다

책에서만 보았던, 곧은 아스팔트 신작로로

검은 자가용이 윤기를 발하며 나를 데려다준다

 

기사에게 수고의 인사를 남기고

부엌으로 가 어머니께 큰절을 올린 다음

무쇠솥 뚜껑을 열고 찐 감자를 꺼내어

한입 베어 물며 어머니를 쳐다보고 웃는 나는

행복한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다

 

밤이 깊어 호롱불이 꺼져도

상상의 불빛은 밤을 새워 번진다

그것은 새로운 나라의 건설,

이윽고 나를 맞아 아침을 여는 여명(黎明)

가슴을 뜨겁게 데우며 밀려온다

잠들지 않아도 지치지 않는 영혼,

 

계곡물에 세수하면 샛별처럼 총명해지고

초가 사리문 밖에는 나를 태울

검은 자가용이 기다린다. 

 

 

* 1963년 10세 때 산골에 살던 나의 어린시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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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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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오영록 | 작성시간 26.06.16 별네개입니다. 여름입니다. ~
  • 답댓글 작성자이영균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16 네! 감사합니다. 오 샘.
    어제부터 에어컨 틀었습니다.
    가만히 있음면 숨이 막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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