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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운글과 詩 ♧

못 걷는 슬픔을 지날 때 / 신진 詩

작성자길을걷는다|작성시간26.06.22|조회수25 목록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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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걷는 슬픔을 지날 때 / 신진 ​ 걷지 못하고 나앉아 있는 슬픔을 지날 때에는 걷는 슬픔이여 너도 잠시 멈추었다 가라 너도 슬픔이고 못 걷는 슬픔이었지 않느냐? ​못 걷는 슬픔에게 예를 갖춘다 해서 금세 일어나 걷기야 하겠냐마는 지나가던 슬픔이 걸음 멈추고 다독이는 동안 그도 매무새 추스를 수 있을 것이니 ​이이나 저이나 슬픔은 슬픔끼리 영판 닮지 않았더냐 같은 체온 같은 맥박 한통속 사연 ​언제 비 오지 않는 날 있더냐 아침결에 한 식구 서로 얼굴 살핀 후에 제가끔 길을 나서듯 걷는 슬픔이여 못 걷는 슬픔을 지날 때에는 잠시 등짝 다독이며 얼굴 살피다 가라 ​비 맞지 않는 자 어디 있더냐 슬픔이 슬픔을 잊지 않고 우산그늘 나눌 때 못 걷는 슬픔도 멈춤 그 다음 동작을 기억하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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