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병은 <안부를 묻다>

작성자김연희|작성시간26.06.14|조회수9 목록 댓글 0

 -신병은 <안부를 묻다>

 

 

나 이제 가만히 있을래요

보지도 듣지도 않을래요

아무것도 아닐래요

그간에 참 용케도 잘 살았어요

아니 잘 견뎠어요

옥상 빨랫줄에 매달려 펄럭였거나

혹은, 키 큰 나무처럼 무성하게 살랑거렸어요

한낱, 그깟, 이란 부사어는 쓰지 않을래요

누가 뭐래도 열심히 살았거든요

, 이제 고요한 바람소리로 돌아갈래요

고요하게 떨릴래요

, 이제 나를 지워갈래요

아무도 모르게 그늘 속 그늘 되어 살랑거릴래요

바람 속 바람 되어 펄럭일래요

어둠 속 어둠 되어 스며들래요

가만히 가만히 내 안부를 물을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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